문어(文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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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과의 연체동물.

개설

대팔초어(大八梢魚)라고도 한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원명(原名)이 장어(章魚), 속명이 문어(文魚)라고 기록되어 있다. 주로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생산되었으며, 필요에 따라 건문어와 생문어로 유통되었다. 문어는 제사나 잔치를 할 때 꼭 필요한 어물(魚物)로서 회나 구이로 먹거나 말려 먹었으며, 어육장을 담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원산지 및 유통

『세종실록』 「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문어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조정에 바칠 문어를 건문어와 생문어의 두 가지 형태로 공납하였다.

건문어는 잘 말린 다음에 간을 해서 진상하였는데, 이는 대개 중국 황제에게 진헌하였다(『세종실록』 6년 7월 8일)[『단종실록』 즉위 11월 17일 1번째기사]. 생문어는 궁궐의 주요 행사에서 사용되었는데,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얼음을 채워 운송하였다. 생문어의 경우, 때를 잘못 맞춰 진상하는 바람에 문어의 빛깔과 맛이 변하여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럴 때면 이를 진상한 봉진관은 어김없이 추고를 당하곤 했다. 그리하여 날씨가 더워지는 3월에서 8월까지는 생물(生物)을 진상하는 것을 면제해 주기도 하였다(『중종실록』 10년 2월 8일).

연원 및 용도

문어는 연체동물의 일종으로 8개의 다리를 갖고 있으며 다리에는 빨판이 있다. 보통은 몸무게가 약 15㎏ 정도 되지만, 큰 것은 몸길이만 3m에 달하고 몸무게가 40㎏이 넘는 경우도 있다. 위급할 때에는 검은 먹물을 쏘고 도망감으로써 위기에서 탈출하기도 한다.

문어를 부르는 여러 이름은 문어가 가진 이러한 특징들을 잘 살리고 있다. 문어라는 이름은 위험할 때 뿜어대는 먹물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문어가 먹물을 뿜는 모습이 마치 글깨나 읽은 선비들을 닮았다 하여, 글월 문(文) 자를 써서 문어라고 하였다. 혹은 수염(다리)이 8개 있다 하여, 대팔초어, 팔초어(八稍魚) 혹은 팔대어(八大魚)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한자어로 장어(章魚), 장거어(章擧魚) 또는 희어(僖魚)라고도 불렀다.

건문어는 황제에게 진헌하거나 사신에게 주는 선물로 주로 사용하였다. 허균(許筠)은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중국인들이 문어를 매우 좋아한다고 하였는데, 실제로도 매번 조공으로 바쳐지는 문어의 양이 결코 적지 않았다. 어느 해에는 조공으로 1,000여 마리의 문어를 바치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중국 황제가 문어를 직접 언급하며 진헌 품목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세조실록』 7년 11월 20일)(『성종실록』 9년 12월 21일). 생일을 맞거나 병에 걸린 신하를 위로하고자 할 때에 왕이 특별히 건문어를 하사하기도 했다. 이럴 경우 문어가 몸집이 너무 크면 반으로 잘라서 한 번에 반 마리만 내려주기도 했다.

문어는 맛이 깨끗하고 담백하면서 달다. 정약전(丁若銓)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문어를 회로 먹어도 좋고 말려서 먹어도 좋다고 평하였다. 홍만선(洪萬選)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굽거나 말려서 문어를 먹는 법, 그리고 문어와 각종 어패류를 넣고 어육장을 만들어 먹는 법 등을 소개하였다. 어육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콩을 깨끗이 씻어 말장을 만든다. 좋은 소금을 준비해 두고, 항아리는 땅에 묻는다. 육류로는 소고기·닭고기·꿩고기를 쓰고, 어류는 숭어·도미·광어·민어·조기·준치, 그리고 반쯤 익힌 문어·생전복·생홍합을 사용한다. 먼저 소고기를 장독 제일 밑에 깐 다음, 그 위에 생선류를 넣고, 맨 위에 꿩과 닭고기를 넣는다. 사이사이에 메주를 넣고 소금물을 부은 다음, 항아리 입구를 밀봉하여 1년 동안 숙성시킨 후 꺼내 먹는다.

한편, 문어는 약재로도 사용되었는데, 문어 알은 토하고 설사하는 것을 멈추게 하는데 효과가 있고, 문어를 가루로 만들어서 콩잎국[藿羹]에 타 먹으면 산후에 열이 나는 증상의 산후병에도 좋다고 하였다.

참고문헌

  • 『산림경제(山林經濟)』
  •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자산어보(玆山魚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