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騸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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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에서 좋은 말을 기르기 위해 거세하여 생식 기능을 없앤 말.

개설

선마(騸馬)는 전투마 등으로 적합하였으므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신중히 거세하였다. 거세는 사복시(司僕寺)에 소속된 종6품 양마(養馬)가 거행하였다. 거세한 말이 죽게 되면 거세를 행한 양마가 법에 따라 처벌되었다.

내용 및 특징

조선시대에는 사복시에 종6품 양마를 배치하여 말의 관리와 사육을 담당하게 하였다(『세종실록』 18년 윤6월 13일). 『경국대전』구목(廐牧) 조에 따르면, 선마가 37일 이내에 죽으면 거세를 행한 자를 논죄했다. 그밖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여 소나 말이 죽었을 경우에는 3필당 1필을 추징한다는 규정을 마련하여 가축을 돌보는 데 진력하도록 하였다.

한편 제주도의 제주(濟州)·정의(旌義)·대정(大靜)의 각 목장에서는 재주와 용모가 빼어난 좋은 말을 골라 거세하고 조련시킨 뒤 귀경하는 관원을 통해 진상하였다. 이때 그 말이 왕이 타기에 부적합한 경우에는 『속대전(續大典)』 「병전」 구목 조에 따라 진상한 관원을 벌하였다. 따라서 각 목장에서는 말을 거세하고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하였다.

선마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은 이서(李曙)가 엮은 『마경언해(馬經諺解)』 중 ‘수화이선법(水火二騸法)’에 자세하다. 그에 따르면 거세는 말의 모진 성질을 순하게 하기 위해 행하는데, 힘줄을 불로 지지는 것은 화선(火騸)이라 하고, 힘줄을 지지지 않는 것은 수선(水騸)이라고 한다. 기운과 몸이 센 말은 수선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화선으로 한다. 거세를 행하는 날은 맑은 날을 가려서 고르는데,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날, 흐리고 추운 날은 피하고, 혈지일(血支日)과 혈기일(血忌日), 본명일(本命日)과 도침일(刀砧日)도 피해야 한다.

거세 당일에는 새벽에 풀을 먹이지 않은 채 말을 평평한 땅에다 뒤집어 누인다. 오른손으로 칼날을 잡고 왼손으로 혈(穴)을 누른 뒤 천금혈(千金穴)에 손을 가만히 댄다. 그런 다음 말의 고환을 급히 쪼개어 불알을 꺼내고 피막(皮膜)을 밀어 일으키고, 손으로 그 불알을 잡고 널을 끼워서 힘줄을 동이고 쇠를 불에 달구어 지진다. 그 후 새 물로 피를 깨끗이 씻고 기름과 소금을 조금만 혈 안에 기울여 넣은 뒤, 곧 일으켜서 천천히 이끌어 다니게 하며, 깨끗한 곳에서 삼칠일을 매어 먹이면 낫는데, 이것이 화선이다. 수선은 백근(白筋)을 2촌(寸) 끊고 혈근(血筋)을 5촌(寸) 갈라서 새 물로 그 창구(瘡口)를 씻고 기름과 소금을 조금 넣은 다음 아침저녁으로 끌고 다니며 전처럼 먹이는 것이다. 화선은 말의 요과(腰胯) 즉 허리와 사타구니를 상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고, 수선은 말이 열(熱)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병을 앓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참고문헌

  • 남도영, 『韓國馬政史』, 한국마사회 마사박물관, 1997.
  • 남도영 역, 『마경언해』, 한국마사회 마사박물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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