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芥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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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과에 딸린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의 씨앗[芥子]을 빻아 만든 가루에 양념을 넣고 만든 장.

개설

겨자가 가진 황갈색이 나면서 맵고 향기로운 맛을 살려 만든 장이다. 겨자장[芥醬]이라고도 한다.

만드는 법

홍만선(洪萬選)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생선회에 쓰는 겨자장 만드는 법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새로 나온 겨자를 물에 담근다. 4~5일 동안 따뜻한 곳에 두면 수면에 자연히 물방울이 생긴다. 이때 겨자를 건져서 말려 두고 쓰는데 이것은 종자로는 쓰지 못한다. 또 한 가지 법은 겨자를 씻어 건져서 낮에는 햇볕에 말리고 밤에는 이슬 맞히기를 4~5일 계속한다. 이렇게 하면 쓴맛이 없어진다. 붉은 겨자[赤芥]는 좋지 못하다. 반드시 노란 겨자[黃芥] 1홉에 백미 1/2수저를 넣고 함께 찧어서 체로 거른다. 찌꺼기[무거리]는 버리고 가루는 사기그릇에 담아 냉수를 넣고 진흙처럼 되게 갠다.

이번에는 숟가락으로 세게 저어 주면서 입김을 불어 넣는다. 매운 내가 날 때 그릇을 습한 땅 위에 엎어 놓았다가 잠시 후에 초장(醋醬)으로 조미해서 맛을 적절하게 한 후 꿀을 조금 넣는다. 참깨즙을 넣으면 독한 맛이 조금 감해진다. 겨자를 개서 더운 김을 잠시 쏘이면 더 매운 맛이 생긴다. 개서 쓰다 남은 겨자는 병에 담아 밀봉해 두면 10여 일을 두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연원 및 용도

겨자장에 대한 기록은 중국 주대(周代)의 예법을 기록한 『의례(儀禮)』에서 처음 확인된다. 공(公)이 대부(大夫)에게 베푸는 식사 예법을 기록한 「공식대부례(公食大夫禮)」에는 정찬(正饌)과 가찬(加饌)으로 나누어 올리는 음식 차림법이 나와 있다. 정찬이 반드시 차려야만 하는 음식이라면, 가찬은 손님에게 주인이 보이는 공경과 존경의 마음을 나타내기 위하여 차리는 음식이다. 가찬에는 생선회[魚膾]와 함께 겨자장이 배선되었다.

조선시대에는 겨자장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였다. 1609년(광해군 1) 명(明)나라에서 온 사신 일행을 위해 일상 식에 올린 찬품에 돼지머리 편육인 저두편육(猪頭片肉)이 있었는데, 이것에 곁들여 겨자장을 자기(磁器) 종지[鍾子]에 담아 올렸다.

1643년(인조 21)에는 청(淸)나라에서 온 사신 일행을 위한 연회식에서 산삼채(山蔘菜)를 술안주로 올렸다. 생산삼에 겨자장을 합해서 버무린 것이 산삼채이다.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의하면 1795년(정조 19)에는 사도세자(思悼世子)와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가 회갑이 되고, 정조대왕의 즉위 20년 등 경사가 겹쳐 화성(華城: 현 수원)의 사도세자의 묘인 현륭원(顯隆園)에서 혜경궁 홍씨에게 환갑연을 올려 드렸다. 이때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수라상에 일상식 찬품의 하나로 양만두(羘饅頭)·육채(肉菜)·길경잡채(桔梗雜菜), 그리고 쏘가리회인 금린어회(錦鱗魚膾)를 올렸는데, 이들 각각에 겨자장을 곁들였다.

1800년대 말에 나온 필사본 『시의전서(是議全書)』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음식 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쓴 반가의 조리서로 보이는 책인데, 이 책에는 어회(魚膾)에 겨자와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하였다. 생선회에 겨자장을 곁들이는 것은 문헌적으로 볼 때 3000년의 역사를 가지나 『시의전서』 시절에는 겨자장 외에 고추장도 생선회에 곁들이는 것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생활 민속적 관련사항

조선시대에는 나물에 겨자장을 넣어서 무쳐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나물과 1조가 되는 겨자장은 제사상에 반드시 올라가는 찬품이 되었다. 1871년(고종 8) 현륭원의 제물에 관한 규정을 정할 때 왕이 전교하기를, “각 능침(陵寢)의 제물(祭物)은 건원릉(健元陵)의 규례대로 마련하라. 현륭원의 고유제(告由祭) 제품(祭品)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은 미처 겨를이 없어서였다. 나물과 개장 외에는 한결같이 능의 고유제 도식(圖式)대로 하도록 분부하라.” 하였다(『고종실록』8년 7월 18일).

참고문헌

  • 『산림경제(山林經濟)』
  • 『시의전서(是議全書)』
  • 『영접도감의궤(迎接都監儀軌)』
  •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 『의례(儀禮)』
  • 김상보, 『조선왕조 궁중의궤 음식문화』, 수학사, 1995.
  • 김상보, 『한국의 음식생활문화사』, 광문각,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