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2-R2-18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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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집복헌과 경술대경(庚戌大慶) 》 창경궁 집복헌에서 순조가 태어나던 날

Story

문효세자와 의빈 성씨가 갑자기 죽자 또 다시 원자를 얻기 위해 1787년(정조 11) 세 번째로 간택한 후궁이 유빈 박씨이다. 정조와 유빈 박씨의 가례를 행한 해는 정미년이었다. 그리고 유빈 박씨가 입궁한 지 4년째 되는 해인 1790년(정조 14) ‘경술년’에 드디어 원자를 낳았으니, 왕실과 국가 차원에서 특별히 기억할 만한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었다. 『정조실록』에는 순조가 태어나던 날 새벽부터 한낮까지 펼쳐졌던 ‘특이한 상서(祥瑞)’ 속에서 순조가 정조의 왕위를 계승할 원자(元子)로 탄생했음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기도 하였다.

“신시(申時:오후 3시~5시)에 창경궁 집복헌(集福軒)에서 원자가 태어났으니, 유빈(綏嬪) 박씨(朴氏)가 낳았다. 이날 새벽에 금림(禁林)에는 붉은 광채가 있어 땅에 내리비쳤고, 해가 한낮이 되자 무지개가 태묘(太廟)의 우물 속에서 일어나 오색광채를 이루었다. 백성들은 앞을 다투어 구경하면서 이는 특이한 상서라 하였고 모두들 뛰면서 기뻐하였다”

왕실에서는 순조의 탄생을 특별히 태어난 해의 간지(干支)를 넣어 ‘경술대경(庚戌大慶)’이라고 일컬었다. 원자의 탄생은 분명 국가의 큰 경사 가운데 하나였다. 그럼에도 왕실에서 유빈 박씨가 창경궁 집복헌에서 순조를 낳은 사건을 ‘경술대경’이라고 일컬을 만큼 순조의 탄생은 특별했다. 순조가 태어난 날은 또한 할머니 혜경궁 홍씨의 탄신일이기도 했다. 1년 후 1791년(정조 15) 6월 18일 혜경궁의 탄신일에 순조의 돌잔치[初度]도 함께 열렸으니 기쁨은 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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