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제13회 황순원 문학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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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제13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카레 온 더 보더> 및 중앙일보 지면에 수록된 심사평과, 중앙일보에 실린 지상중계 기사들 일부를 발췌해 종합한 내용이다.

수상작

『카레 온 더 보더』


"올 황순원문학상 후보작 ‘카레 온 더 보더’에도 휘청대는 젊음과 꺼져가는 늙음이 작가의 오롯한 감정으로 되살아난다. 예심위원들은 “하성란은 사물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탐구로 출발한 작가인데 이제는 자신의 현실과 경험을 질료로 삼고 과거의 기억과 조우하면서 집중적으로 분투하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중략) 어찌 보면 카레의 강렬한 향과 삶을 꿰뚫는 날것의 언어는 일맥상통한다. 그녀의 현실을 환기시키는 강력한 자극제가 되는 것이다. 예심위원인 백지연 문학평론가는 “과거나 현재나 부조리한 삶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날카로운 기억을 냉엄하게 들여다보면서 현실을 딛고 서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효은(기자)[1]


"하성란의 ‘카레 온 더 보더’가 결국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얻게 된 것은 삶의 세목에 대한 꼼꼼한 관심 탓이 크다. 하성란은 퓨전 카레 식당의 ‘카레’향을 매개로 과거의 친구 ‘영은’을 회상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속한 세계가 어디인지 그 ‘경계선 긋기’에 돌입하게 되는 한 여자의 정체성 탐색 과정을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재현한다. 이로써 우리는 카레향과 더불어 ‘영은이들’로 대변되는 그 주변인의 세계, 그들의 언어, 그 가난, 그 비루함, 그 신산한 청춘을 영원히 기억하게 됐다. 그것은 신대륙의 발견에 버금간다. 그 행운을 축하한다." - 신수정(대표집필 심사위원)[2]


후보작

『봄밤』


"황순원문학상 본심에 오른 ‘봄밤’은 ‘병리학적 인물열전’이란 평을 들었던 두 번째 소설집 『분홍 리본의 시절』이나 풍자와 유머가 묻어났던 최근의 소설집 『비자나무숲』 속 작품과도 빛깔이 다르다. “풍자와 유머를 넘어서 다른 돌파를 보여준다”는 심사평대로다. 죽음을 향한 외줄 위에 선 남녀의 사랑이야기인 이 작품은 “삶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사랑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 하현옥(기자)[3]


"권여선의 ‘봄밤’은 끝까지 수상작을 놓고 경합을 벌였다.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죽어가는 수환과 알코올중독자 영경의 사랑을 가슴 절절하게 그리고 있는 ‘봄밤’은 그 자체 엄청난 몰입력을 자랑한다. 권여선은 이를 통해 계급으로 해명되지 않는 인간 실존의 또 다른 영역을 탐사하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나 이 운명애가 삶의 구체성을 획득하고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 신수정(대표집필 심사위원)[4]

『빛의 호위』


"빛의 호위’를 읽고 있으면 “단편소설은 이렇게 쓰는 거야”라는 낮은 탄식이 번져 나온다. 이야기는 한 톨도 버릴 것 없이 꽉 짜여 내달리는데, 깊고 섬세한 문장 때문에 읽는 내내 숨을 고르게 만든다. 예심위원들은 이 소설을 본심에 만장일치로 올리면서 “밀도와 균형이 돋보인다. 상당히 공들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 김효은(기자)[5]



"조해진의 ‘빛의 호위’는 신진작가로서는 드물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형식적 완성도로나 주제의 보편성으로나 놀라운 작품임에 틀림 없다. 이 작가의 다음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고국을 떠나 이국에서 정착하지 않으면 안 됐던 모자의 외로운 생존기를 그리고 있는 은희경의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역시 은희경 특유의 삶에 대한 우수가 매력적이었다. 다만 그녀[6]의 쌓아온 성취를 넘어서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을 할 수 없었다.” - 신수정(대표집필 심사위원)[7]

  1. 어느 날 카레향의 자극 … 잃었던 나를 찾다
  2. 카레향과 함께 다가온 신산한 청춘 … 이것은 신대륙이다
  3. 본심 후보작 지상중계 ①
  4. 2번 각주와 출처 동일
  5. 시대·지역을 관통하는 고통 우리를 숨쉬게 하는 순간 …
  6. 하성란
  7. 2번 각주와 출처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