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유혜정

red

이름

유혜정

성별

여자

학력

2020년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예정

고향

서울

이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매체를 활용하여 수업이 이루어지는 만큼, 학생들에게 흥미롭고 매력적인 수업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 수업을 시작하며 처음 적은 내용은 위와 같았다. '학생들에게 흥미롭고 매력적인 수업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가 목표였다면, 이번 수업을 통해 이를 달성한 것 같다. 과목이 달라 수업에 대한 정보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친 언니에게 학생들을 위한 재미있고 특별한 활동이 가능한 수업이 없을 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이양하의 <나무>에 대한 교수-학습 수업지도안을 구성하지 못하였을 것 같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스스로 노력하여 찾아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말 보고서- 어려움에서 느낀 즐거움

첫 발표를 준비하며 접한 위키페이지는 낯설음 그 자체였다. 수업시간에 배워서 내가 직접할 수 있는 것은 텍스트나 네트워크 그래프를 만들어 동영상 링크를 거는 것 정도였는데,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배운 방법대로 한다고 생각했지만 링크는 차단되거나 연결되지 않았고, 영상도 틀어지지 않았다. 중간과제 때는 심지어 위키를 사용했음에도, 링크가 연결되지 않는 것이 걱정되어 따로 이메일 주소에 그 날 발표 때 들어갈 홈페이지들의 목록을 복사해서 보내놓기까지 하였다. 마치 라이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성냥을 챙겨간 격이었다.

이 때문인지 위키를 이용한 수업에 대한 첫 인상은 ‘비효율’이었다. 기존에 사용해왔던 PPT와 차이가 무엇인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과제물을 만들어 내는데 들인 시간에 비해 그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느낌이 너무 크게 마음을 흔들었다. 많은 시간을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내용을 구성해도 이를 눈앞에 위키페이지에 나타내는 것이 힘들었다. 대학교 때도 그랬지만 대학원에서도 나는 어느 한 과제도 ‘간단히’, 혹은 ‘대충’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객관적인 완벽함은 아닐지라도 나의 기준 내에서 어느 정도 완벽함을 갖추어야만 했다. 항상 그렇게 준비를 하였고, 발표를 하고난 후 후회가 남는 과제는 많지 않았다. 그 결과도 역시 나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성현의 <조용>을 발표했던 중간과제는 너무 큰 아쉬움이 남는 발표였다. 발표를 하기 전까지도 위키페이지를 수정해보았고, 다시 구성을 해보아도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피드백을 받고 수정을 하는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이를 만족스럽게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지 않았다는 것을. 낯설음을, 위키를 거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배운 것 이상으로 배우려고 하지 않았고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오류가 났음에도 이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이런 복잡하기만 한 걸 왜 해야 하나’ 생각하며 위키를 저평가하고 하려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가장 닮기 싫은 교사가 되어갔던 것을 기말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느낀다. 4학년 교생을 갔던 학교는 혁신학교였다. 혁신학교로 지정됨에 따라 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활용한 다양한 수업이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몇몇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할 때는 마치 내가 초등학교 때의 수업방법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10년간은 아무 변화를 주지 않고 정체되어있는 것 같은 수업방법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활용하는 ’요즘‘ 선생님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교수매체인 위키 앞에서 나는 내가 부정적으로 본 선생님과 다를 바 없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 싫어했고 이를 배우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피하고만 싶어했다.

두 번째 발표만큼은 첫 발표에서 느꼈던 허탈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더 제대로 준비해보고 더 파고들어보자 생각했다. 이러한 마음에 불씨를 만들어 준 것은 임용문제에서 위키를 본 후 인 것 같다. 임용 시험 교육학 문제에서는 ‘위키의 단점을 2가지 작성’하는 것이 문제로 나왔다. 행운인 것 같았다. 이런 걸 정말 학교에서 사용할까, 다양성과 화려함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에게 이러한 단순함이 정말 유용한 교수매체일까, 이미 지난 트렌드가 아닐까, 의심만 하던 나의 머리에 ‘아, 이건, 국가가 인정한 트렌드 이구나’를 느끼게 했다. 마치 왜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냐는 성경구절과 같이, 나는 위키에 대한 무한 신뢰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해야 할 수 있는 매체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 지에 집중하여 두 번째 과제 발표를 준비해보니, 모든 것이 완벽하진 못했지만, 나의 기준을 어느정도 충족하는 발표가 나오게 되었다.

임용시험문제를 풀기 까지는 위키의 단점만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장점을 더 알아가게 되었다. 텍스트에 구절에 맞는 감상을 나타낼 수 있는 이미지나 영상 삽입의 기능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위키페이지로 수업을 구성할 경우, 학습자들이 언제든 자신의 문제집이나 교과서를 보듯 복습과 예습이 가능하고, 수업 중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였거나, 한 번 더 깊은 감상을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느꼈다. 수준별 학습, 스스로학습, 자발적 학습이 주를 이루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적합한 교수매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부정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볼 때 사이트 링크를 거는 것이 꼭 필요한가 의구심이 들었는데, 실제 수업을 진행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한정된 수업시간 안에서 교사의 수업진행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위키, 더 큰 범주로 새로운 것,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까지는 많은 고민의 시간과 배움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지나면 또 하나의 능력을 갖게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거부하기만 한다면 기존의 수준에 머물러야만 한다. 한 가지 얻게 된 능력은 결코 ‘단 한 가지’에 불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학기에 ‘위키’를 이용한 것은 내게 교육학점수를 몇 점 올려준 만큼의 이점만 있지 않을 것이다. 위키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양하의 <나무>에 모두가 하는 천편일률적인 교수-학습 방법을 사용하고, 눈에 보기만 좋은 피피티를 구성하고, 슬라이드 순서에 따라 모두가 예측 가능한 발표를 진행하게 되었을 것이다. 객관적인 기준에 맞춘 평가에서 완벽할 순 있지만 나 자신에 만족스러운 발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석사 마지막 학기에, 어쩌면 공식적인 과제에 대한 발표는 마지막 일 수 있는 이 순간의 시간에, 쉽지 않은 것, 고민해야하는 것.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어떠한 수업 보다 어려움에 재미를 느낀 수업이 된 것 같다. 그저 임용에 집중한다는 핑계 하에, 최소한의 과제만이 있는 수업을 골라 듣고, 간단한 과제를 하며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던 안일한 5기의 대학원생에게 오랜만에 정말 학생을 위한 수업, 문학의 진정한 감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수업을 구성하고 만들어 보게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을 준 이 수업과 이를 위한 고민을 갖게 해주신 교수님과 국어교육선생님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올 해 수필교육론 수업을 선택하여 위키를 직접 경험해보고 다루어 볼 시간을 갖게 된 것, 이를 통해 2020 중등 교육학 임용시험에서 위키관련 문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가장.. 감사하다!

나의 데이터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