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향:향료: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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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유향(乳香)
《광지(廣志)[1]》에서는 “곧 남쪽 바다 파사국(波斯國)[2]의 소나무 송진 중에 앵두 같은 자적(紫赤)색의 진액이 있는데, 이를 ‘유향’이라 한다. 대개 훈륙(薰陸)[3]의 일종이다.”라 했다.
섭정규의 《향록(香錄)[4]》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향은 일명 ‘훈륙향(薰陸香)’이며, 대식국(大食國)[5]의 남쪽에서 나온다. 그 나무는 소나무와 비슷한데, 도끼로 나무를 쪼개면 나무의 진액이 밖으로 넘쳐 나오다 굳어지면서 향이 되니, 이를 모아서 향 덩어리로 만든다. 상등품은 ‘간향(揀香)’으로, 둥글면서 크기는 젖꼭지만 하고 투명하다. 민간에서는 이를 ‘적유(滴乳)’라 하고, 또 ‘명유(明乳)’라고도 한다. 그다음 등급은 ‘병유(甁乳)’로, 병에 거두어 보관하는 것이다. 그다음 등급은 ‘유탑(乳塌)’으로, 모래와 돌이 뒤섞인 것이다. 그다음은 ‘흑탑(黑塌)’으로, 색깔이 검다. 그다음 등급은 ‘수습탑(水濕塌)’으로, 물에 담그면 색깔이 손상되고 향기가 변하는 것이다. 그다음 등급은 ‘작삭(斫削)’으로, 뒤섞이고 부숴져서 향으로 쓰기에 적당하지 않다. 그다음 등급은 ‘전말(纒末)’로, 향을 들거나 옮기면 먼지가 나는 것이다.[6]
진승(陳承)[7]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향은 서쪽으로는 천축(天竺)[8]에서 나오고, 남쪽으로는 파사 등의 나라에서 나온다. 서쪽에서 나는 유향은 황백색이고, 남쪽에서 나는 유향은 자적색이다. 시간이 오래 지나 여러 겹으로 쌓인 것은 젖꼭지 모양을 이루지 못하고 모래와 돌이 뒤섞여 있다. 그 젖꼭지 모양을 이룬 것은 곧 새로 나온 것이라 모래와 돌이 뒤섞이지 않았다. 훈륙이란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고, 유향이란 훈륙 중에 젖꼭지 모양의 향이다.”[9]
[10]

각주

  1. 광지(廣志):중국 진(晉)나라의 문인 곽의공(郭義恭, ?~?)이 편찬한 역사서. 원서는 전하지 않으나, 청나라의 문인 황석(黃奭, 1809~1853)이 남아 있는 글을 편집하여 1책으로 간행했다.
  2. 파사국(波斯國):중국에서 고대에 페르시아(Persia) 국가를 부르던 명칭.
  3. 훈륙(薰陸):인도나 페르시아 등지에서 생산되는 향나무의 진액. 돌처럼 굳어 있고, 쓴맛이 있으며, 약재나 향료로 쓰인다.
  4. 향록(香錄):섭정규의 저서 《향보(香譜)》의 이칭.
  5. 대식국(大食國):중국에서 고대에 사라센(Saracen) 국가를 부르던 명칭.
  6. 유향은……것이다:출전 확인 안 됨;《陳氏香譜》 卷1 〈乳香〉;《御定佩文齋廣群芳譜》 卷100 〈藥譜〉 “乳香”.
  7. 진승(陳承):?~?. 중국 송나라의 의학자. 여러 약초 관련 서적을 정리하여 《본초별설(本草別說)》을 편찬했다.
  8. 천축(天竺):중국에서 고대에 인도(印度, India)를 부르던 명칭. 천독(天篤)·천독(天督)·천두(天豆)·천정(天定) 등의 이칭이 있다. 어원은 산스크리트어 신두(Sindhu, 인더스강 유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9. 유향은……향이다:《香乘》 卷2 〈香品〉 “薰陸香卽乳香”(《文淵閣四庫全書》844, 366쪽).
  10.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364~3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