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향:향료:소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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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소합향(蘇合香)
이시진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환우지(寰宇志)[1]》에 ‘소합유(蘇合油)[2]는 안남(安南, 베트남)과 삼불제(三佛齊)[3] 등 여러 번국(番國)[4]에서 난다. 나무의 생 진액은 약으로 만들 수 있는데, 짙으면서도 찌꺼기가 없는 진액을 상등품으로 친다.’라 했다.”[5]
심괄(沈括)[6]의 《몽계필담(夢溪筆談)[7]》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의 소합향은 적색이며 단단한 나무와 같다. 또 이교(黐膠)[8] 같은 소합유가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또 유우석(劉禹錫)[9]의 《전신방(傳信方)[10]》에 소합향에 대해 많이 언급했는데, ‘엷은 잎은 금색 같고, 만지면 곧 작아졌다가 놓아두면 곧 원래대로 돌아오고, 한참 동안 마치 벌레가 꿈틀거리듯 가만히 있지 않고, 향기가 강렬한 것이 좋다.’라 했는데, 이와 같다면 이는 지금 사용하는 것들이 전부 아니니, 정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11] 【가만히 유우석이 말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 또한 소합유라서 굳이 의심할 필요는 없다.】
[12]


각주

  1. 환우지(寰宇志):중국 명나라의 지리서 《환우통지(寰宇通志)》의 이명. 영락(永樂) 16년(1418) 관부의 명으로 중국 각 지역의 물산 및 풍속, 지명, 연혁 등을 조사하는 작업을 시작하였고, 경태(景泰) 7년(1456) 《환우통지》의 편찬이 완료되었다.
  2. 소합유(蘇合油):소합향나무의 줄기에서 나오는 수지(樹脂)를 가공 정제한 향료. 소합향(蘇合香)이라고도 한다.
  3. 삼불제(三佛齊):인도네시아 앞바다 수마트라(Sumatra) 일대 지역을 7~13세기 동안 지배하던 스리비자야(Sri Vijaya) 왕국. 중국에서는 삼불제 또는 실리불서(室利佛逝)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4. 번국(番國):일반적으로는 중국의 지배 아래에 있는 나라를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중국 변경의 국가를 의미한다.
  5. 환우지(寰宇志)에……했다:《本草綱目》 卷34 〈木部〉 “蘇合香”, 1962쪽.
  6. 심괄(沈括):1031~1095. 중국 송나라의 관료이자 학자. 자는 존중(存中). 1054년 지방관으로 임명되었으며, 1061년 음악서 《악론(樂論 )》을 편찬했다. 교서랑(校書郎)의 관직을 맡아 서적의 교감(校勘)을 담당하기도 했고, 천지(天地)를 모시는 의식 절차를 정리한 《남교식(南郊式)》을 편찬했다. 왕안석(王安石)의 정치 개혁이 시작되자 수리와 관개 등의 정책을 담당하였고, 제거사천감(提擧司天監, 국립천문대의 책임자)을 겸하여 천체관측에 종사했다. 1074년에는 판군기감(判軍器監, 병기담당관)도 겸하여 전차제도(戰車制度)를 연구했다. 1075년 삼사사(三司使)에 취임하였으나 왕안석이 실각한 이후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저서로 《몽계필담(夢溪筆談)》이 있다.
  7. 몽계필담(夢溪筆談):심괄의 저서. 강소성(江蘇省) 진강(鎭江)에 있는 몽계원(夢溪園)이라는 정원에서 손님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고 해서 책 제목을 ‘몽계필담’이라 했다. 이 책에는 나침반과 역법(曆法) 및 화석의 기원 등에 대한 학설이 있다. 또한, 천문·산학(算學)·지도제작법·광학(光學)·의학 등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학설과 견해가 수록되어 있다.
  8. 이교(黐膠):새나 벌레를 잡을 때 쓰는 끈끈한 물질. 동청(冬青, 감탕나무) 속껍질을 빻아서 만든다.
  9. 유우석(劉禹錫):772~842. 중국 당나라의 관료이자 시인. 자는 몽득(夢得). 유종원(柳宗元)과 함께 793년에 진사가 되었고, 혁신파인 왕숙문당(王叔文黨)에 가담했다. 검교예부상서(檢校禮部尙書)와 태자빈객(太子賓客) 등의 관직을 역임했다. 말년에는 백거이(白居易)와 시를 주고받았으며 그의 대표작 《죽지사(竹枝詞)》는 중국 문학사에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저서로 《유빈객문집(劉賓客文集)》·《외집(外集)》이 있다.
  10. 전신방(傳信方):유우석이 저술한 의서. 원서는 남아있지 않으나 《의심방(醫心方)》과 《본초강목》등에 그 내용이 전한다.
  11. 지금의……한다:《夢溪筆談》 卷26 〈藥議〉(《夢溪筆談校證》, 869쪽).
  12.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359~3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