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임원에서 즐기는 청아한 즐길거리(상):향:만드는 법:공불 습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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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공불(供佛) 습향(濕香)[1]
단향 2냥, 영릉향(零陵香)[2]·전향·곽향(藿香)[3]·백지·정향피·첨삼(甜蔘)[4] 각 1냥, 감송·유향 각 0.5냥, 초석 1푼을 일반적인 제법에 따라 부수고 썰고 불에 쬐어 말리는 식으로 수치한 다음 찧어서 곱게 가루 낸다. 별도로 백모향(白茅香)[5] 8냥을 부수고 쪼개어 진흙을 제거하고, 불을 피워 불에 쬐어 말린다. 불꽃을 살펴보아 불이 꺼지려 하면, 급히 동이의 뚜껑과 수건으로 동이의 입구를 막고 둘러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서 식도록 둔다. 식은 뒤 백모향의 재를 꺼내 찧어서 가루 내고, 앞의 향들과 한 곳에 두고 졸이는 과정을 거친 좋은 꿀을 그때그때 넣어 서로 섞는다. 다시 약 절구에 넣고 찧어 굳기가 적절하도록 만든 다음 부진기(不津器, 김이 새지 않는 그릇) 속에 밀봉하여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피운다. [6]

각주

  1. 공불(供佛) 습향(濕香):부처에게 공양하는 습향(濕香). 일반적인 건향(乾香) 종류와 달리 습기를 포함하고 있다.
  2. 영릉향(零陵香):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영릉향의 잎·줄기·뿌리로 만든 향. 영향초(靈香草)·훈초(薰草)·혜초(蕙草) 등의 이칭이 있다.
  3. 곽향(藿香):꿀풀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인 배초향(排草香)의 잎·줄기·뿌리로 만든 향. 천곽향(川藿香)·광곽향(廣藿香) 등의 이칭이 있다. 열을 내려주고 구토를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어 약재로도 쓰인다.
  4. 첨삼(甜蔘):단맛이 나는 현삼(玄蔘)으로 추정된다.
  5. 백모향(白茅香):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백모의 뿌리나 꽃으로 만든 향. 일반적으로 모향(茅香)이라 하며 사모(絲茅)·만근초(萬根草) 등의 이칭이 있다.
  6. 《임원경제지 이운지(林園經濟志 怡雲志)》 1, 풍석 서유구 지음, 추담 서우보 교정,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2019), 332~3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