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071
열사가: 현대 창작 판소리의 효시
이야기
현대 창작 판소리의 효시로 불리는 《열사가》는 명창 박동실이 빚어낸 작품이다. 그는 서편제 전통을 잇는 소리꾼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의 격동 속에서 새로운 판소리 형식을 개척했다. 《열사가》는 권율,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이순신, 이준, 전봉준 등 항일과 민족 자주를 위해 헌신한 인물들의 생애를 한 대목씩 엮어, 한 편의 장대한 역사 서사로 만들어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권율 장군은 광주공원 선정비군의 권율 창의비로, 안중근 의사는 중외공원의 안중근 의사 동상과 안중근 의사 숭모비로 기념된다. 숭모비는 한때 사라졌다가 2019년 나주에서 발견되어 제자리를 찾았다. 이런 기념물들은 소리 속 영웅들의 이야기가 현실 속 기억으로 이어지는 매개가 된다.
《열사가》는 단순한 인물 찬가가 아니라, 각 시대의 투쟁과 희생을 하나의 서사로 꿰어내어 관객에게 역사적 연대감을 일깨운다. 전통 판소리의 창법에 시대적 메시지를 담아낸 박동실의 시도는, 판소리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살아 있는 예술임을 증명했다.
오늘날 《열사가》는 항일정신과 예술혼이 만난 결정체로, 광주의 공간과 인물, 그리고 노래가 함께 호흡하며 이어가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스토리 그래프
이야기 지도
- 광주가 지켜온 전통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