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밤
광주문화예술인문스토리플랫폼
Definition
박홍원 「밤」 평범한 이웃들 잠들기를 기다려 새로이 열리는 하늘을 위해 눈 감을 때다. 어쩌면 소롯이 눈 뜰 때다. 문득 펼치이는 광야에는 온갖 교향하는 바람 소리 티끌을 몰아간 뒤 정지한 시간의 벽을 치고…… 내가 지녔던 것 잃은 슬픔보다 종요로운, 지금은 흘러버린 빛그늘을 불러 들일 때, 황량한 지구의 난간에 야브롯이, 밑모를 심연을 굽어 내 섰던 자리 거기, 이윽고 향기로운 풀꽃이 난다는 경이의 문이 열린다. 우리가 잃는다는 것 그것은 다른 하나를 얻는다는 게다, 무성했던 어젯날의 통곡도 명징한 이 하늘도 남의 것일 수는 없는 이제는 사소한 일에 울거나 가슴 뜯지 않으려니-- 어둠, 찹찹한 이 질서 안에 온갖 생성을 보는 때다. 회한보다는 더 출발이 여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