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024-C104
화가 오지호: 예술로 실천한 저항
이야기
오지호는 1905년 태어나 근대 한국 화단에 서양화의 숨결을 불어넣은 화가였다. 1935년부터 해방 전까지 개성에 거주하며 그린 《남향집》(1939)은 남향으로 난 집의 따뜻한 풍경 속에 그의 시선과 생활이 녹아 있다. 그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녹향회 활동에 참여하며 예술인으로서 사회적 연대를 실천했다.
해방 이후 그는 광주로 돌아와 오지호가에서 살았다. 이 집은 지호로에 자리하며, 지금은 광주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그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호남한문학원을 세우며 지역 예술 교육의 기반을 닦았다. 이는 단순한 개인 창작을 넘어, 후학을 양성하고 예술 공동체를 확장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삶과 예술을 기리는 오지호기념관이 세워졌다. 이 기념관은 운림동 미술관거리에 자리해, 방문객들에게 그의 작품 세계와 예술 철학을 전한다. '지호로'라는 거리 이름 또한 그를 기려 붙여졌다.
오지호가 걸어간 길은 예술과 저항이 교차한 길이었다. 시대의 억압 속에서도 붓을 들었고, 공동체와 교육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힘을 실현했다. 그의 화폭 속 풍경과 제자들의 눈빛 속에는 여전히 그가 꿈꾼 자유와 빛이 살아 있다.
스토리 그래프
이야기 지도
- 광주의 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