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례횡간(式例橫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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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관서별로 마련한 1년 동안의 지출 기준안.

개설

식례횡간은 ‘경비식례횡간’을 줄여 부른 명칭이었다. 본래 횡간이란, 가로로 길게 이어진 표에 내용을 넣어 만든 문서의 형태를 가리켰다. 그러나 보통 횡간이라고 하면 식례횡간을 뜻하였다. 식례횡간은 국가의 세입을 기록한 공안(貢案)과 짝하는 것으로서, 각 관서별로 1년 동안 사용하는 재정 지출의 기준안을 마련한 것이었다. 공안이 조선건국 초부터 정비되어 사용된 반면, 식례횡간은 세조대에 이르러서야 그 형식이 완성되었다. 그러나 식례횡간에 기록된 것은 지출의 모범적 사례이고 꼭 실제의 지출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경국대전』「호전(戶典)」에는 ‘국가 경비는 공안과 횡간을 쓴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이로써 15세기 후반부터는 국가 재정 운영에서 횡간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제정 경위 및 목적

식례횡간을 제정하여 각 관서별로 1년 지출의 양을 가늠하는 작업은 세종 집권기 후반부터 추진되었다. 1440년(세종 22) 4월 21일에는 경비식례를 상정하기 위한 식례색(式例色)을 설치하였고(『세종실록』 22년 4월 21일), 1446년(세종 28)에는 그동안 상정한 식례경비의 내용을 검토하였다(『세종실록』 28년 1월 19일).

세종은 공법(貢法)의 도입과 더불어 국용전제(國用田制)의 시행을 모색하고 있었다. 조선건국 초에는 각사위전제(各司位田制)에 의거하여 각 관서별로 재정이 운영되었다. 즉, 각 관서는 위전(位田)에서 개별적인 수조권(收租權)을 행사하여 거기서 나온 세입으로 운영되었다. 국용전제의 핵심은 이러한 개별 위전을 전체적으로 통합하여 세입을 호조(戶曹)에서 일괄 관리하고, 호조가 각 관서에 경비를 지급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관서의 1년 경비를 파악해야만 했다.

이러한 작업은 세종대에 추진되었으나 세종대에는 아직 모든 관서의 경비를 파악하지 못하였다. 이에 세종대부터 추진된 식례횡간의 제정은 세조 집권기에 완성되었다. 그리고 공안과 식례횡간을 근거로 한 재정 운영의 방식이 『경국대전』에 수록되었다. 세종대 기획된 국용전제 역시 식례횡간이 완성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내용

횡간은 1464년(세조 10)에 완성되었다(『세조실록』 10년 1월 27일). 세조는 횡간 작성에 큰 관심을 기울였으며, 일차적으로 완성된 이후에도 계속적인 교정 작업을 지시할 정도로 만전을 기하였다. 현존하는 횡간은 조선후기의 것이 일부 남아 있어 그 형태를 짐작할 수 있으나, 이것이 조선건국 초에도 같은 형태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횡간에는 각사별로 1년 재정 운영에 필요한 세출 항목들이 열거되어 있고, 해당 항목들에는 적절한 지출의 양이 기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조 당시에는 이러한 지출의 양이 기존의 관례에 비해 매우 적게 책정되었다면서 일선 관리들이 그 부당성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조는 줄어든 식례경비의 적용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여 국가의 세출 규모를 줄였다. 그에 따라 국가의 세입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다.

변천

조선후기 재정 운영의 방식은 많은 변화를 보였다. 우선 대동법이 시행되면서 각사의 공물 상납 방식이 변하였고, 그에 따라 공안과 횡간이 중심이 되었던 중앙의 세입-세출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속대전』에는 『경국대전』에 기재된 ‘공안과 횡간을 쓴다.’는 내용 외에 ‘대동사목(大同事目)을 참용(參用)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고, 『대전회통』에는 다시 ‘탁지정례(度支定例)를 참용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공안과 횡간, 대동사목과 탁지정례 등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연구 결과가 없다. 그러나 재정 운영에서 횡간의 파급력이 조선 전기에 비해 많이 축소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속대전(續大典)』
  • 『대전회통(大典會通)』
  • 강제훈, 『조선 초기 전세 제도 연구: 답험법에서 공법 세제로의 전환』,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2.
  • 김옥근, 『조선 왕조 재정사 연구 Ⅰ』, 일조각, 1984.
  • 이재룡, 『조선 전기 경제 구조 연구』, 숭실대학교 출판부,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