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藥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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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에 꿀을 넣고 반죽하여 사각형으로 빚어서 기름에 튀겨 낸 조과류로 유밀과(油蜜果)의 하나.

개설

일명 과즐이라고도 한다. 조선왕실은 물론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각종 연회나 제사에서 가장 널리 상차림에 올랐던 유밀과이다. 크기와 모양에 따라 대약과·소약과·약과·다식과·대다식과·소다식과로 나뉜다.

만드는 법

밀가루 1말에 꿀 2되, 참기름 5홉, 술 3홉, 끓인 물 3홉을 합하여 대략 반죽해서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져 낸다. 꿀 1되에 물 1과 1/2홉을 타서 즙청(汁淸)꿀로 만든다. 이것을 지져 낸 약과에 묻힌다.

연약과는 불에 볶아 낸 밀가루 1말에 꿀 1되 5홉, 참기름 5홉, 청주 3홉을 합하여 반죽해서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져 낸다. 식기 전에 즙청꿀에 넣었다 쓴다.

밀가루 1말에 참기름 7홉을 넣고 꿀을 섞어 반죽하여 판에 박아 낸다. 목판에 담아 젖은 수건으로 덮어 둔다. 번철에 기름 5~6되를 붓고 고부지게 끓인다. 약과를 넣고 나무젓가락으로 자주 저어 빛깔이 검고 누르스름하게 되면 철망으로 건져 뜨거울 때 꿀이 담긴 그릇에 넣는다. 꿀이 흠뻑 배면 건져서 그릇에 세워 담아 꿀물이 빠지게 한다.

연원 및 용도

530~550년에 중국 산동성(山東省) 고평현(高平縣)의 태수가사협(賈思勰)이 지은 『제민요술(齊民要術)』에는 약과의 전신인 듯한 조과류가 등장한다. 한구(寒具) 또는 세환병(細環餠)이라고 부르는 것과 부유(餢俞)가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물을 탄 꿀로 밀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튀겨 내는 조과류이다. 다만 부유가 반죽을 10일 이상 숙성시켜 튀겨 내는 것만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교가 융성한 통일신라에 이어 고려시대가 되자 유밀과는 사찰의 대표 찬품이 되었다. 밀가루·참기름·꿀을 재료로 하여 만드는 유밀과는 가장 사치스러운 소선(素膳) 중 하나이다. 고려시대에는 재정 형편이 어려워지면 각종 연회에 유밀과를 올리지 못하게 하였고, 재정 형편이 좋아지면 격(格)이 높은 연회에는 반드시 올렸다.

조선시대에는 능침(陵寢) 제례, 영희전(永禧殿) 제례, 영소묘(永昭廟) 제례, 문희묘(文禧廟) 제례, 칠궁(七宮) 제례, 현륭원(顯隆園) 제례, 각 원(園) 제례 등에서 약과가 제물로 쓰였다. 일반 백성들도 이를 받아들여 각종 제사에 약과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명나라나 청나라 사신을 맞이할 때의 영접식, 왕이나 왕세자의 가례식, 생일잔치 등의 진찬식과 진연식에서 약과는 빠질 수 없는 찬품이 되었다. 1609년(광해군 1) 명나라 사신에게 제공한 별다담(別茶啖)을 보면, 미수행과(味數行果) 1상과 5미수(味數)가 차려졌는데, 미수행과에 7치[寸]로 높게 고인 약과 4기가실과 5기, 회전복·건치·문어·편포·달걀·전어육·채 2기, 건남 2기와 함께 차려져 가장 핵심적인 찬품이 되었다.

약과는 사신 접대뿐 아니라, 왕을 접대하는 식품으로도 대접받았다. 1424년(세종 6) 세종이 철원(鐵原)풍천(風泉) 벌과 평강(平康)노벌(盧伐)에서 사냥을 하고 낮참에 을어을전(乙於乙田)에서 머물렀는데, 이조 판서허조(許稠)가 와서 문안하고 약과와 술 80병을 바쳤다(『세종실록』 6년 10월 2일).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약과는 각종 제사나 연회 때에 궁중은 물론이고 민가에서 반드시 올라가는 찬품이었기 때문에 감당하기 어렵지 않은 일을 “그건 약과야.”라고 했다. 약과는 반드시 제물로 올랐기 때문에 명(命)의 길고 짧음은 알 수 없다는 말로 ‘약과는 누가 먼저 먹을는지’라는 속담이 생겼다. 또 하기에 쉽고 즐겁다는 뜻을 ‘약과 먹기’라 하였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
  • 『규합총서(閨閤叢書)』
  • 『영접도감의궤(迎接都監儀軌)』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제민요술(齊民要術)』
  • 『태상지(太常誌)』
  • 김상보, 『음양오행사상으로 본 조선왕조의 제사음식문화』, 수학사, 1996.
  • 김상보, 『조선왕조 궁중의궤 음식문화』, 수학사, 1995.
  • 김상보, 『한국의 음식생활 문화사』, 광문각,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