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제(上帝)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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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상제 |
한글표제 | 상제 |
한자표제 | 上帝 |
관련어 | 황천상제(皇天上帝), 유제사(類祭祀), 천주(天主), 교사(郊祀) |
분야 | 문화/인문학/유학 |
유형 | 개념용어 |
집필자 | 김봉곤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상제(上帝)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태조실록』 1년 7월 20일, 『태조실록』 2년 7월 26일, 『정종실록』 2년 8월 1일, 『중종실록』 13년 8월 1일, 『선조실록』 36년 1월 6일, 『숙종실록』 21년 8월 19일, 『헌종실록』 5년 10월 18일 |
유교 문화권에서 세상을 창조하고 이를 주재한다고 믿어지는 초자연적인 절대자.
개설
상제(上帝)라는 말은 『서경(書經)』『우서(虞書)』「순전(舜典)」의 "드디어 상제에게 유(類) 제사를 지냈다[肆類于上帝]"는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유제사(類祭祀)는 하늘에 제사하는 교사(郊祀)의 의식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순이 요에게 제위를 물려받고 상제에게 지낸 제사가 유제사였다.
상제는 비, 바람, 번개 등을 지배하는 자연신이면서 동시에 하늘에서 지상을 감독하고 길흉화복을 내리는 인격신이기도 하였다. 즉 만물의 위에서 만물을 주재하고 공평무사한 마음으로 백성의 행위를 살펴서 그들에게 화복(禍福)을 내리는 신이었다. 이에 비해 송대에 이르러서는 주희가 "제(帝)란 바로 리(理)를 위주로 한다."고 하여, 상제의 개념이 리의 주재 작용을 가리켜 말한 것으로 변화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상제의 개념을 인격천이나 자연천으로 이해하였으나, 성리학이 보급되어감에 따라 마음속에 공경하는 마음을 부여하는 내면화된 존재로 받들었다. 이황은 상제를 매사에 도리를 실천하는 것을 굽어 살피는 존재로서 받들었다. 서학을 수용하였던 정약용의 경우는 자기완결적인 리(理)의 개념 대신 초월적인 상제께서 늘 살펴보고 계심을 생각하며 자기 마음속에 신독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내용 및 특징
상제는 조선 건국 초기에는 하늘에 실재하면서 모든 일을 주재하고 굽어보는 존재로 여기었다. 먼저 상제는 건국의 정당성을 부여하였다. 건국 직후 사헌부에서는 태조가 하늘의 뜻에 순응하여 혁명을 일으켜 처음으로 왕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항상 상제가 굽어보고 계심을 생각하여 매사에 공경하라고 하였다(『태조실록』 1년 7월 20일). 당시 조선 건국에 참여한 정도전도 상제께서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서 천명을 받게 하고 그 길한 조짐이 아들과 손자 대대손손 천억년까지 길이 미치게 한다고 하였다(『태조실록』 2년 7월 26일).
상제는 또한 국왕이 자신의 존엄을 드러내고 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였다. 후일 태종이 되는 이방원은 조준의 죄에 대해 국문해야 한다고 하였던 대간(臺諫)의 주장에 대해 "조준의 공을 잊고 실상을 따지지 않은 채 국문한다면 황천 상제(皇天上帝)가 심히 두렵다."고 하여 대간의 주장을 일축하였다(『정종실록』 2년 8월 1일).
조광조는 소격서 설치가 삿된 도(道)를 백성에게 전파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며, 소격서 설치는 상제가 기뻐하는 일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치기도 하였다(『중종실록』 13년 8월 1일).
성리학적 질서가 확립된 16세기 후반 이후에는 상제를 마음을 주재하는 근본 원리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올바른 삶이나 정치를 행하기 위해서는 상제에 부합되는 삶을 실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천리가 유행되고 잡된 마음이 없어야 상제와 통할 수 있다고 하였다(『선조실록』 36년 1월 6일). 조선후기에는 상제를 공경하는 마음을 부여하는 존재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예컨대 숙종대의 이조(吏曹) 참판(參判)이여(李畬)는 왕의 판단과 분별이 한 생각에 근원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러한 마음으로써 상제께 대하여야 상서로운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하였다(『숙종실록』 21년 8월 19일). 또한 서학이 성행함에 따라 서학의 천주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1839년 서학을 탄압하고 조인영이 기해윤음을 작성하였는데, 여기에서 조인영은 상제는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는 존재이며, 사단과 오륜의 질서를 실현시켜주는 존재라고 이해하고 있다. 즉 서학에서는 천주가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하늘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은 몸도 있고 껍질도 있어서 상제와 섞일 수 없는 것인데도 속이는 것이고, 자신을 낳은 부모는 육신(肉身)의 부모(父母), 천주(天主)는 영혼(靈魂)의 부모가 된다고 하여, 죽은 뒤에 부모와 절연하고 제사를 지내지 않은데, 이는 결과적으로 상제께서 부여한 인륜 질서를 크게 해치는 것이라는 것이다(『헌종실록』 5년 10월 18일).
참고문헌
- 김형찬, 「완결된 질서로서의 리(理)와 미완성 세계의 상제(上帝)-기정진과 정약용을 중심으로」, 『철학연구』30집,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2005.
- 유교사전편찬위원회 편, 『유교대사전』, 박영사,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