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별단(使臣別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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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대중국 사행이 사행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왕에게 보고한 공적 사행기록.

개설

조선시대 대중국 외교 기록은 외교문서, 사행 기록, 사행 문서 등이 있으며, 사행 기록은 공적 사행 기록인 사신별단(使臣別單)과 사적 사행 기록인 조천기, 연행록으로 구분된다. 공적 사행 기록으로서 사신별단은 사행의 종합 보고서로 정사와 부사가 제출하는 별단, 서장관의 문견사건(聞見事件), 수역(首譯)수본(手本) 등으로 구성된다. 『조선왕조실록』에 산별적으로 기재된 사신별단은 정조대 『동문휘고』로 총정리되어 대중국 외교에 활용되었다. 조선시대 대중국 외교정책의 흐름 및 정보 수집의 기조를 보여준다.

내용과 변천

1) 작성절차와 구성

정사와 부사가 작성한 사신별단은 문견사건과 역관 수본과 함께 서장관이 종합하여 승정원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다. 제출 기한을 어기거나 미제출 시에는 처벌을 받았다. 정사와 부사의 별단은 왕에게 복명 시 구두로 보고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도 하였지만, 서장관이 작성한 문견사건과 통사의 보고서인 수본은 반드시 제출되어야 했다. 제출된 사신별단은 승정원에서 왕에게 아뢰어 어람한 뒤 승문원에 내려져 『승문원등록』으로 보존되었다.

2) 형식과 내용

첫째, 특정 사안이나 항목별로 정리하였다. 각 노정별 산천도로(山川道路)의 특이 사항, 산해관, 황성, 각 건물의 규모, 몽고인의 제도 및 풍속, 명나라나 청나라의 관습, 화폐제도, 조복(朝服), 군제, 관직 제도 등을 상세히 서술하였다.

둘째, 내용을 날짜별로 정리하였다. 일기체의 형식으로 매일 기재한 경우는 드물고 중국의 황실 관련 사건, 정치, 군사, 경제 사건 등이 일어난 것을 날짜별로 정리하였는데, 오삼계(吳三桂)의 반란 사건과 같이 중요한 사건은 상세히 내용을 서술하였다.

셋째, 문견한 내용을 사안별로 정리하였다. 항목별 정리와 달리 특정 사안에 대해 날짜별, 사건 전개 과정별로 상세히 서술한 것으로 주로 황제의 동향과 북경에서 외교문서의 전달 과정에 대한 내용이 많다.

넷째, 특정 사건과 상관없이 사행 목적인 문서 전달의 과정만을 면밀하게 살펴 원활한 사행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한 점을 자세히 언급하였다. 책봉주청, 변무 등과 같이 주로 특정 외교 목적을 부여받고 사행한 경우에 해당되며, 외교문서를 어떻게 전달하고, 전달된 문서가 어떠한 절차에 의해 보고되고 결재되는지 상세히 적어 사행의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다섯째, 실질적인 외교 협상 과정을 상세히 서술하였다. 이러한 형식은 주로 통사들의 수본에 해당되며, 통사들의 외교 활동을 보여준다.

3) 명·청 교체로 인한 인식 변화

사신별단의 형식은 명·청시대에 큰 차이점이 없으나 사신별단의 대명 인식과 대청 인식은 기본적인 구조에서 차이를 가진다. 대명 인식의 경우, 전통적인 중화주의에 입각하여 사대 인식의 측면에서 접근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내각에 의한 정치, 황제의 정치적 무관심, 타성적으로 부패적인 모습을 보이는 관료 체계 등 명나라 내부의 모순을 비판하는 구조이다. 이에 비하여 대청 인식의 경우, 동일한 전통적인 중화주의에 입각하여 만주족의 중국 통치를 비판하면서 선진화된 문물과 각종 제도의 우수함을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구조이다.

의의

조선시대 사신별단은 조중 관계에서 조선의 대중국 외교정책 기조와 조선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외교 현안 및 정보 수집 대상을 잘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연행록으로 지칭되는 사적 사행 기록은 개인적인 관심사를 중심으로 다소 서정적으로 서술한 것에 비하여 공적 사행 기록으로 왕에게 보고되는 사신별단은 직접적으로 문견하거나 명확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정치·외교사적 의미가 높다. 대중국 외교 정보의 수집은 정보의 신뢰도에 있어 중국에서 조선에 전달되는 외교문서와 조선사행의 사신별단이 가장 정확하였기 때문에 조선의 대중국 외교정책 형성에 기본 자료로 활용되었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동문휘고(同文彙考)』
  • 김경록, 「조선시대 사행과 사행기록」, 『한국문화』 38, 2006.
  • 김경록, 「조선시대 대중국 외교문서의 접수·보존체계」, 『한국사연구』 136, 2007.
  • 김경록, 「조선시대 대중국 외교문서와 외교정보의 수집·보존체계」, 『동북아역사논총』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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