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전총통(八箭銃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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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사용된, 여덟 발의 세전(細箭)을 동시에 발사하는 유통식(有筒式) 화포(火砲).

개설

조선시대의 총통(銃筒)은 주로 긴 관 형태의 구조를 지닌 화약 병기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 가운데 팔전총통은 세전 여덟 발을 장전하여 동시에 발사하는 화포를 말한다. 세종대부터 조선중기까지 제작 및 사용되었다. 군례(軍禮)에 참여한 군사들이 의장용 또는 신호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연원 및 변천

세종 연간에는 화포는 물론이고, 그 운용 방법의 개량 또한 활발히 이루어졌다. 먼저 1445년(세종 27) 7월에는 화포 발사를 전담하도록 하기 위해 총병력 수 2,400명 규모의 총통위(銃筒衛)를 창설하였다. 이듬해 1월에는 의정부(議政府)의 건의에 따라, 매 번(番)을 서는 총통위 800명 가운데 300명에게 삼총통(三銃筒)을, 각 250명에게 팔전총통과 사전총통(四箭銃筒)을 나누어 분담시켜 항상 발사 연습을 하도록 하였다(『세종실록』 28년 1월 22일). 또 1447년(세종 29) 11월에는 평안도와 함길도(현 함경도) 도절제사(都節制使)에게 명하여, 이총통(二銃筒)·삼총통·팔전총통·사전총통·세총통(細銃筒)을 5명 규모의 소부대 내의 1명에게 전담하여 운용하도록 하였다(『세종실록』 29년 11월 15일). 그뿐 아니라 군사적으로 중시되던 양계(兩界) 지역에서는 팔전총통을 비롯해 사전총통·장총통(長銃筒)·세총통·중소신기전(中小神機箭) 등을 1년에 한 번씩, 나머지 도에서는 2년에 한 번씩 발사 훈련을 하도록 하였다(『세종실록』 30년 12월 6일). 그러나 팔전총통을 포함한 일부 총통은 그 실효성이 줄어들어 문종대에 이르러 발사 훈련이 폐지되었다(『문종실록』 1년 6월 5일).

그 뒤 성종대 이후에는 화포의 호칭 체계가 달라지고, 성능이 개량된 새로운 화포가 제작되면서 팔전총통은 점차 그 명칭이 쓰이지 않게 되었다. 1635년(인조 13)에 이서(李曙)가 편찬한 화기(火器) 교범서인 『화포식언해(火砲式諺解)』에는 팔전총통이라는 명칭이 보이지 않는다. 1986년에 경상남도 하동에서 발굴된 팔전총통에 ‘홍자이양총통(洪字二樣銃筒)’이라고 음각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세종대 이후에는 홍자총통으로도 불렸음을 알 수 있다.

형태

『세종실록』 「오례(五禮)」의 「군례서례(軍禮序例)」에는 팔전총통으로 짐작되는 총통의 그림만 실려 있다. 정확한 명칭 없이 세종대에 제작된 다른 화포와 함께 총통이라는 표제로 묶여 있지만, 포신(砲身)에 있는 마디의 개수 및 발사체의 개수로 보아 팔전총통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 등 연대기 기사에는 상세한 제원이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1474년(성종 5)에 편찬된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의 「병기도설(兵器圖說)」에는 팔전총통 및 발사체의 제원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실려 있어 그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팔전총통은 청동으로 주조하였다. 전체 길이는 1척 3리, 구경(口徑)은 9푼 4리, 전체 무게는 2근 3냥이다. 화살이 장전되는 취(觜), 격목(激木)이 들어가는 격목통(激木筒), 화약이 장전되는 약통(藥筒), 모병(冒柄)의 네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취는 포구(砲口)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격목은 약통 안의 화약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연소 가스의 압력을 발사체에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약통과 발사체 사이에 끼워 넣는 나무 조각을 말한다. 모병은 손잡이로 사용되는 긴 나무 막대를 꽂는 부분이다. 취의 길이는 5촌 1푼 7리, 격목통은 1촌 8리, 약통은 1촌 4푼 8리, 모병의 길이는 2촌 3푼이다.

발사체로는 세전은 여덟 발을, 차세전(次細箭)은 열두 발을 동시에 장전하여 발사하였다. 화살은 화살촉, 화살대, 화살 깃[翎]으로 구성되었다. 화살촉은 철로, 화살대는 대나무로 제작하였다. 화살 깃은 새털로 만들었는데, 화살대의 끝부분부터 120도 간격으로 세 개를 부착하였다. 장전을 하면 화살 깃 전체가 취 부분에 삽입되었다. 세전의 경우 화살촉의 무게는 3전, 화살대의 길이는 6촌 3푼, 깃의 길이는 2촌 1푼이었다. 그에 비해 차세전은 화살대와 깃의 길이는 같았으나, 화살촉의 무게는 1전 5푼으로 세전의 절반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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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국조오례서례(國朝五禮序例)』
  • 국방군사연구소 편, 『한국무기발달사』, 국방군사연구소,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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