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성(天樞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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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별자리 체계에서 삼원(三垣)의 하나인 자미원(紫微垣)의 북극 별자리에 속한 별.

개설

천추성(天樞星)은 옛날에 북극성을 가리키는 별의 이름이었다. 천추성은 자미원의 중앙에 있는 북극(北極) 별자리의 다섯 번째 별인데, 자미원이란 하늘의 천자가 사는 궁전을 의미한다. 천추성을 뉴성(紐星)이라고도 하는데, 북극성을 구진대성(鉤陳大星)이라고 부르기 전까지 서한(西漢) 이래로 사용된 북극성이었다. 서양 별자리에서 기린자리의 ‘HD 112028’이 천추성이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천추성과 관련된 기사를 3건 찾을 수 있다. 천추성과 관련된 유성 관측 기사가 2건, 그리고 시계의 일종인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와 관련된 천추성 기사가 1건 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일성정시의의 제작 기사를 분석해보면 몇 가지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먼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천추성은 북극 별자리의 천추성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둘째, 구진(句陳) 성좌 곧 구진대성(句陳大星)과 천추성을 동시에 정극환(定極環)으로 살펴보아 적도를 바로잡은 것은, 북극점이 천추성과 구진대성 사이에 있었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셋째, “제좌(帝座)가 붉고 밝아 북극에 가까우니”에서 ‘제좌(帝座)’는 북극 오성의 두 번째 별인 제성(帝星)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자미원 안에는 오제좌(五帝坐) 성좌가 있지만, 오제좌에는 특별히 밝은 별이 없기 때문에 기사에서 말하는 ‘붉고 밝아’ 하는 표현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제성은 자미원 담장 안에 있는 별 중에서 2.02등급인 구진대성보다 약간 어두운, 두 번째로 밝은 별이다. 제성을 사용하여 시각을 측정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현대 천문학에서 제성은 주황색 거성(巨星)인데, 온도는 약 4,000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것에서 별의 색깔이 『조선왕조실록』의 기록과 잘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고천문에서 ‘추(樞)’ 자가 들어가는 별의 이름은 몇 개가 있는데, 북극 별자리의 천추성과 함께, 북두칠성의 천추성, 자미원 동쪽 담장의 좌추성(左樞星), 서쪽 담장의 우추성(右樞星)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천추성은 모두 북극 별자리에 속하는 천추성이고, 북두칠성의 천추성은 찾아볼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좌추성과 우추성 관련 기록도 각각 하나씩 확인할 수 있다.

천문에서 북극성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서는 천극성(天極星)에 태일(太一)이 항상 거처한다고 하였다. 북극성은 상고시대에 태을(太乙) 또는 제(帝)로 쓰였는데, 하늘에서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어서 뭇별들이 둘러싸고 있다는 뜻을 가져, 모든 별들의 왕이 되었다. 이것이 다시 사람들의 왕 곧 천자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아(爾雅)』「석천(釋天)」에서는 “북극을 북신(北辰)이라 한다.” 하였는데, 『논어』「위정(爲政)」에서는 “덕으로 정치를 행하는 것은 북신과 비교될 수 있다. 북신은 그 자리에 머물면서 움직이지 않고 뭇별이 그 주위를 둘러싼다.” 하였다. 여기서 북극 곧 북신은 천자를 의미하였다. 이러한 관념은 『조선왕조실록』 안에 널리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제왕의 지위는 북신과 같아서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뭇별들이 그 자리를 둘러싼다.” 한 데서 찾아볼 수 있다(『세종실록』 25년 4월 23일).

북극성은 지구 자전축의 북극이 가리키는 곳에 위치한 별을 말한다. 지구의 자전축은 세차운동(歲差運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전축의 북극이 가리키는 방향은 시간에 따라 바뀐다. 그러므로 옛 사서와 전적에서 기술하는 것과 같이 북극 곧 북신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움직인다. 그 결과 북신 또는 북극성은 언제나 그 이름을 쓰고 있지만, 북극이 가리키는 곳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그래서 북극성이 되는 별의 이름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기원전 2,700년경의 북극성은 자미원 서쪽 담장에 있는 우추성 곧 서양 별자리의 용자리 알파별이었다. 기원전 1,000년경이 되면, 북극 별자리의 두 번째 별인 제성(帝星) 곧 작은곰자리 베타별 근처로 북극점이 이동하게 되어 이 별을 북극성으로 삼았다. 춘추전국시대 이전의 북극성이었는데 북신으로 불렸다. 기원후 800년경이 되면, 북극점은 북극 별자리의 다섯 번째 별 곧 천추성 근처로 옮겨 오게 된다. 이로 인하여 동양에서는 기원 전후에, 그 전까지 북극성이었던 제성 대신, 뉴성 곧 천추성을 새로운 북극성으로 정하였다. 이때 제성은 북극점에서 약 8° 반 정도 떨어져 있었고, 천추성은 약 4° 반 떨어져 있었다. 『중국항성관측사(中國恒星觀測史)』에 따르면, 동한(東漢)말에 천추성이 제성을 대신하여 완전하게 새로운 북극성이 되었고, 현재 쓰이고 있는 구진대성이 새로운 북극성으로 정해지기 전까지 천추성이 북극성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고천문에서 북극 별자리의 별 5개는 자미원 안에 있는데, 북신으로 가장 존귀한 별이고, 천자의 지위를 상징하였다. 뉴성은 하늘의 지도리 곧 천추(天樞)라 하였다. 하늘은 쉬지 않고 돌아가고, 해·달·별인 삼광(三光)은 번갈아 빛을 내지만 북극성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북신이 그곳에 머물고, 뭇별들이 그곳을 둘러싼다고 하였다.

북극의 다섯 별은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그 맡은 바 임무가 있다. 첫 번째 별은 태자(太子)인데 달을 맡아 다스리고, 두 번째 별은 가장 밝아 하늘의 제왕[天帝]이며 또 태을인데 해를 맡아 다스린다. 세 번째 별은 서자(庶子)인데 오행성을 주관한다. 네 번째 별은 후궁(後宮)이고, 다섯 번째 별은 하늘의 지도리 별[紐星]인데 천추성이라 부른다.

천추성은 북극 별자리를 구성하는 북극성이며, 북극성은 북신으로 하늘에서 가장 귀한 존재이다. 또한 북극성은 천제를 상징하고, 천자의 가족들이 거주하는 후궁의 궁전을 나타내고 있어서, 북극성과 관련된 천문 현상도 이와 관련하여 해석하였다. 북극성이 밝고 크면서 움직이면 천자가 유람하는 것을 좋아하고, 색이 푸르고 희미하면 흉하다고 보았다. 객성(客星)이 북극성에 들어오면 전쟁이 일어나 사람이 죽는다고 하였다. 혜성이 들어오면 왕위가 바뀌고, 유성이 들어오면 전쟁이 일어나며 지진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참고문헌

  •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
  • 『진서(晉書)』 「천문지(天文志)」
  • 『수서(隋書)』 「천문지(天文志)」
  • 『송사(宋史)』 「천문지(天文志)」
  • 『논어(論語)』 「위정(爲政)」
  • 『이아(爾雅)』 「석천(釋天)」
  • 『천문류초(天文類抄)』
  • 潘鼐, 『中國恒星觀測史』, 學林出版社,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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