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호의(投壺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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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달린 청동항아리를 마당이나 뜰에 놓고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화살을 항아리 속에 던져 넣으면서 하는 놀이의식.

내용

투호의(投壺儀)는 중국당나라 때부터 행해진 놀이의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때부터 행하였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는 예조(禮曹)에서 기영연(耆英宴) 때 행할 투호의의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아뢰는 내용이 나온다.

“기영연에 참석할 재상들이 모여 예를 행한 후 사사(司射)는 호(壺)를 당중(堂中)에 설치한다. 다음에는 중(中), 즉 산가지[算]를 담는 그릇을 호의 서쪽에 동향(東向)으로 설치한다. 집사자(執事者) 2인이 살[矢]을 받들고 던진 것을 줍는 자[拾投者]의 왼쪽에 선다. 사사가 살을 갖추었음을 고하고 습투수(拾投手)하기를 청하여 8산(算)을 잡고서 일어나면 음악이 시작된다. 좌우에서 각각 4시(矢)를 잡아 다시 번갈아 던지고 들어간 자가 있으면 사사는 앉아서 산(算) 하나를 땅에 세운다. 사사가 산을 잡고 말하기를, ‘좌우가 던지기를 마치었으니 청컨대 세어 보시오.’ 하여 세는 것을 마치면 기산(奇算)으로 고하기를, ‘아무는 아무보다 약간 나아 순(純)이다.’라고 한다. 사사가 집사자에게 벌작(罰爵)을 행하라고 하면 집사자가 잔[鱓]을 씻어 술잔을 올리고, 진 자는 꿇어앉아 잔을 받들고 이긴 자도 또한 꿇어앉는다. 초우(初耦)가 1성(成)을 마치면, 중우(衆耦)가 차례로 던지기를 아울러 위의 의식과 같이 하는데, 이와 같이 세 번을 하고서 그친다. 산(算)을 취하여 말[馬]을 세우는 것을 1성(成)이라 이르니, 매번 산을 세우고 말을 세우는 것도 같다). 세 번 하기를 마치면, 사사가 1마(馬)를 2마에 보태어 승리를 축하한다. 또 집사자에게 작주(酌酒)하도록 명하여 말이 많은 자에게 청하기를, ‘세 말을 이미 갖추었으니, 다마(多馬)를 경축하기를 청합니다.’ 하여 마시기를 마치면 사사가 청하여 말을 거두고 좌정하여 산이 없는 이에게 작을 돌린다.”(『성종실록』 10년 7월 29일)

용례

禮曹啓 耆英宴時 投壺儀 其日 耆英諸宰 行相會禮畢執事者 設豐於堂內 在西近南 司射置壺於堂中又設中於壺之西東 向盛算於中執事者二人 奉矢 立於拾投者之左 司射告矢具 又請拾投手 執八算而起 樂作左右各執四矢 更迭而投 有入者 司射 坐而釋一算卒投司射 執算曰 左右卒投 請數 數訖 以奇算告曰 某賢於某若干 純 又司射 命執事者 行罰爵 執事者 洗觶陞酌 坐而置於豐上 不勝者跪取觶 勝者亦跪 不勝者飮訖 司射 請立馬初耦一成訖 衆耦以次卒投 竝如上儀 如是至三番而止三番訖 司射 以一馬從二馬 又命執事者酌酒 請多馬者曰 三馬旣備 請慶多馬 飮訖司射 請徹馬 坐定 行無算爵(『성종실록』 10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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