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告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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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봉영(命使奉迎) 혹은 친영(親迎)의 날짜를 알리는 의식.

개설

고기(告期)는 원래 정해진 날짜를 알린다는 의미이다. 왕실의 혼례인 국혼은 왕·왕세자의 혼례인 가례(嘉禮)와 일반 왕자녀의 혼례인 길례(吉禮)로 구분한다. 고기는 가례에만 있는 절차로, 사자(使者)를 보내 왕비를 맞이하는 명사봉영의 날짜나, 왕이나 왕세자자 직접 왕비나 왕세자빈을 맞이하러 가는 친영의 날짜를 정해 이를 알리는 것을 말한다. 근정전(勤政殿)에서 거행하는 의식은 납채(納采) 때와 같고, 고기정사(告期正使)는 정1품관, 고기부사(告期副使)는 정2품관, 교지를 전달하는 전교관(傳敎官)은 승지(承旨)가 맡는다.

연원 및 변천

『세종실록』「오례」나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기록된 납비의(納妃儀)에는 왕이 사자를 보내 왕비를 궁으로 맞이하는 명사봉영의 절차를 거행하였기 때문에 고기는 명사봉영의 날을 알리는 것이었다(『세종실록』 오례 가례 의식 납비의 고기).

1517년(중종 12)에 명사봉영은 왕이 왕비를 직접 맞이해 오는 친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중종실록』 12년 3월 19일) 납비의에서 고기는 친영하는 날을 알리는 것이 되었다.

절차 및 내용

사자를 명하는 의식은 납채 때와 같다. 의식에서 선포하는 교서의 내용은 “아무 관직의 아무개의 딸을 맞이하여 왕비를 삼으니, 경 등에게 명하여 고기의 예를 행하게 한다.”라고 되어 있다.

사자가 왕비나 왕세자빈의 집에 이르면 이 교지를 받는 수고기(受告期) 의식을 거행한다. 왕비 집에서 받는 교문은 “왕은 말하노라. 경상(卿相)에게 의논하고 복서(卜筮)에 상고하여도 좋지 않음이 없었다. 길일인 아무 달 아무 갑자(甲子)에 맞이하여 전례(典禮)를 따르겠다. 지금 아무관 아무개와 아무관 아무개로 하여금 예를 갖추어 혼기(婚期)를 알린다.”라고 되어 있다[『세종실록』 오례 가례 의식 납비의 고기].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서례(國朝五禮儀序例)』
  •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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