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살(戲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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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치다가 타인을 살해한 것.

내용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대명률』 「형률(刑律)」 인명편(人命編)의 희살오살과실살상인조(戱殺誤殺過失殺傷人條)에서는 장난치다가 사람을 살해한 경우에 타인을 때려서 죽인 것[鬪毆殺人]으로 처벌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명률』의 투구급고살인조(鬪毆及故殺人條)에서는 사람을 때려서 죽인 경우에는 교형(絞刑), 고의(故意)로 살해한 경우에는 참형(斬刑)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희살(戱殺)을 범한 자는 교형(絞刑)에 해당했다. 이처럼 사람을 살해한 경우에 과실(過失)과 고의(故意)에 따라 방법을 달리하기는 했지만, 결국 모두 사형(死刑)에 처해지는 것은 죽은 자에게 목숨으로 보상한다는 전근대의 법사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429년(세종 11)에는 색장노(色掌奴) 3인이 종을 희살한 사안에서, 실행(實行)한 자는 교형에 처해져야 했으나 그의 아버지가 늙고 폐질(癈疾)이 있다는 것이 고려되어 1등을 감경(減輕)해 주었다. 이 사안이 계기가 되어 1431년(세종 13)에 세종은 희살·투살(鬪殺)과 같이 고의로 살해하지 않은 경우에 부모를 봉양할 수 있도록 감등(減等)하여 살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 율문을 상고(詳考)할 것을 지시하였다. 처음에는 형조(刑曹)의 『대명률』 해석에 따라 감면할 수 없는 것으로 하였으나, 1449년(세종 31)에 다시 변경하여 투구살(鬪毆殺)·희살 등을 범하였으나 조부모나 부모가 늙고 병들어 집안에서 모실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서장(書狀)을 갖추어 왕에게 올려 재결(裁決)을 받게 했다.

조선후기에는 희살과 관련된 감경(減輕) 규정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법전에 수록되었다. 『속대전』에는 이웃 아이들끼리 장난치다가 살해한 경우에 10세 미만은 처벌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전통편』에서는 10세 이상 15세 미만의 경우 유형(流刑)으로 감경하여 처벌하도록 규정하였다.

용례

刑曹啓 各色掌奴周奉石榴犬本等 戱殺奴德生 按律 周奉下手當絞 石榴以元謀杖一百流三千里 犬本以餘人杖一百 然周奉 其父老且癈疾 情法可矜 命依所啓 奉減一等(『세종실록』 11년 4월 29일)

참고문헌

  • 『속대전(續大典)』
  •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
  • 『대전통편(大典通編)』
  • 『대명률강해(大明律講解)』
  • 나까무라 시게오, 임대희·박춘택 옮김, 『판례를 통해서 본 청대 형법』, 서경, 2004.
  • 니시다 다이이찌로, 천진호·임대희·전영섭 옮김, 『중국형법사 연구』, 신서원,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