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서(竝書)"의 두 판 사이의 차이
(XML 가져오기) |
(차이 없음)
|
2017년 12월 10일 (일) 02:27 기준 최신판
주요 정보 | |
---|---|
대표표제 | 병서 |
한글표제 | 병서 |
한자표제 | 竝書 |
상위어 | 표기방식(表記方式) |
하위어 | 각자병서(各自竝書), 합용병서(合用竝書) |
동의어 | 쓰기, 나란히쓰기 |
관련어 | 부서(附書), 연서(連書), 종성(終聲), 중성(中聲), 초성(初聲), 한글, 훈민정음(訓民正音) |
분야 | 문화/인문학/어문학 |
유형 | 개념용어 |
지역 | 대한민국 |
시대 | 조선 |
집필자 | 박진호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병서(竝書) |
한글의 초성이나 종성에서 자음 글자를 2개 이상 가로로 나란히 쓰는 표기 방식.
개설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한글의 낱글자를 2개 이상 결합해서 쓰는 방식에는 부서(附書), 연서(連書), 병서(竝書) 등이 있었는데, 그 중 병서는 자음 글자를 2개 이상 가로로 나란히 쓰는 방식을 말한다. 병서에는 같은 글자를 반복하는 각자병서(各自竝書)와 서로 다른 글자를 결합하는 합용병서(合用竝書)가 있다. 합용병서는 다시 초성 합용병서와 종성 합용병서로 나뉘는데, 초성 합용병서는 본래 자음군을 나타내었으나 우리말의 음운 체계에서 자음군이 사라짐에 따라 각자병서처럼 경음(硬音) 즉 된소리를 나타내게 되었다. 현대에 와서는 각자병서로 경음을 나타내기로 맞춤법을 정함에 따라, 합용병서는 표기 체계에서 사라졌다.
내용 및 특징
병서는 자음 글자를 2개 이상 가로로 나란히 쓰는 방식을 말하는데, 같은 글자를 반복하는 각자병서(各自竝書)와 서로 다른 글자를 결합하는 합용병서(合用竝書)로 분류된다. 각자병서는 ‘ㄲ, ㄸ, ㅃ, ㅆ, ㅉ’처럼 쓰는 것으로, 현대국어 표기법에서는 각자병서를 통해서 경음을 나타낸다. 합용병서는 ‘ㅲ, ㅳ, ㅄ; ㅺ, ㅼ, ㅽ; ㅴ, ㅵ’처럼 쓰는 것으로, 15세기의 중세 국어에서는 현대 국어와 달리 초성이나 종성 위치에 자음군, 즉 두 개 이상의 자음이 올 수 있었는데, 합용병서를 통해서 이들을 나타내었다.
합용병서는 초성 합용병서와 종성 합용병서로 구분된다. 초성 합용병서는 첫 글자가 무엇인지에 따라 ‘ㅂ’계, ‘ㅅ’계, ‘ㅄ’계로 나뉜다. ‘ㅂ’계 및 ‘ㅄ’계 초성 합용병서에서 ‘ㅂ’은 독립된 자음 말음으로서의 ‘ㅂ’과 거의 같은 음가로 발음되었다. ‘좁쌀’, ‘햅쌀’, ‘입때’ 등의 ‘ㅂ’은 초성 합용병서에 사용된 ‘ㅂ’의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ㅅ’계 초성 합용병서의 ‘ㅅ’은 독립된 자음으로서의 ‘ㅅ’과 거의 같은 음가로 발음되었다는 설과 경음을 나타내는 표지에 불과했다는 설이 대립하고 있다. 현대어의 ‘또’가 과거에는 ‘’와 같이 ‘ㅅ’계 초성 합용병서로 표기되었는데, 18세기에 우리말을 가나로 표기한 일본 자료에 이 단어가 ‘スト’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전자의 주장이 더 유력하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초성 합용병서는 초성의 자음군을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15세기의 종성 합용병서는 자음군의 표기로서 사용되기도 하였다. ‘ㄴ, ㄹ’ 등의 공명음 글자로 시작되는 종성 합용병서는 후자의 예에 해당한다. 즉 ‘고’, ‘닑더라’ 등에서는 종성의 ‘ㄴ’과 ‘ㅅ’, ‘ㄹ’과 ‘ㄱ’이 각각 발음되었다. 그러나 ‘ㄱ, ㅂ’ 등의 장애음 글자로 시작되는 종성 합용병서는 현대국어처럼 표기상의 현상에 불과하여 하나만 발음되었다.
변천
초성 합용병서의 경우, 이것이 나타내던 초성 자음군이 사라지고 초성 위치에서 하나의 자음만 발음하게 되었다. 이 변화는 17~18세기경에 일어났는데, ‘ㅂ’으로 시작되는 자음군에서 ‘ㅂ’의 탈락이 먼저 일어났고, ‘ㅅ’의 탈락은 그보다 뒤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자음군에서 ‘ㅂ’과 ‘ㅅ’이 탈락한 대신, 그 뒤의 자음은 대개 경음으로 변하였다. ‘’ > ‘뜻’, ‘다’ > ‘쓰다’, ‘다’ > ‘짜다’; ‘다’ > ‘깎다’, ‘’ > ‘딸’, ‘다’ > ‘뽑다’; ‘’ > ‘때’ 등에서 그러한 변화의 패턴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제주도 방언에서는 ‘ㅂ’계 초성 자음군이 격음으로 변한 경우가 많다.
발음이 자음군에서 경음으로 바뀐 뒤에도 표기 현상으로서의 초성 합용병서는 20세기 초까지 사용되었다. 이 시기에는 경음을 나타내는 표기 방식으로서 각자병서와 합용병서가 공존하였다. 합용병서에도 ‘ㅂ’계, ‘ㅅ’계 등이 있으므로, 하나의 자음을 나타내는 표기 수단이 세 가지 이상 공존한 셈이다. 이러한 표기상의 혼란은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경음을 각자병서로 표기하기로 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
종성 합용병서의 경우는 16세기 이후 자음군 단순화가 일어나면서 그것을 표기에 반영하여 하나의 자음만 표기하는 쪽으로 변화하였다.
참고문헌
- 강신항, 『훈민정음 연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87.
- 이기문, 『국어 음운사 연구』, 탑출판사, 1972.
- 이희승·안병희, 『한글 맞춤법 강의』, 신구문화사, 1989.
- 안병희, 「훈민정음 사용에 관한 역사적 연구: 창제로부터 19세기까지」, 『동방학지』46·47·48, 1985.
- 이기문, 「훈민정음 창제에 관련된 몇 문제」, 『국어학』2, 1974.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