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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2:24 기준 최신판



오행법의 종류 가운데 하나로서 조선초기 계룡산 천도론(遷都論)을 부결시킨 결정적 근거.

개설

대오행은 종묘오행(宗廟五行) 혹은 홍범오행(洪範五行)이라고도 한다. 현재 한의학이나 사주학에서 활용하는 정오행(正五行)과는 다른 종류이다. 조선조 풍수 이론 가운데 좌향론(坐向論)은 바로 이 대오행을 근거로 하였다. 조선조 지관 선발 고시과목 가운데 『지리신법(地理新法)』과 『동림조담(洞林照膽)』이 바로 이 대오행을 바탕으로 한 풍수 이론서이다. 따라서 조선후기에 정오행을 바탕으로 하여 유행한 좌향론과는 전혀 다르다.

내용 및 특징

현재 풍수사들이 사용하는 오행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정오행, 대오행, 주마오행(走馬五行), 쌍산오행(雙山五行), 사대국오행(四大局五行), 진오행(眞五行) 등 다양하다. 풍수서적이나 풍수사들이 이들 개념을 명확한 정의나 구분 없이 혼용하고 있어 혼란스러움을 가중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전기 국가 및 왕실에서 사용한 풍수 이론의 오행설은 대오행이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언급된 지리학 고시과목 가운데 『지리신법』과 『동림조담』에서 사용된 오행의 종류가 대오행이었기 때문이다. 『지리신법』에서는 유일하게 지리가만이 대오행을 사용하는데, 그렇게 24글자를 대오행으로 분류하는 이치가 특이하나, 그 이유는 상고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이 대오행을 벗어나면 길흉을 맞추지 못하니 마땅히 대오행법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풍수 전문가, 사주 전문가들이나 한의학에서 활용하는 오행은 정오행임에 반해 조선전기 풍수 좌향론은 대오행을 바탕으로 하였다. 대오행과 정오행의 24방위 배속을 대조하면 다음과 같다.

대오행에 따른 분류

수(水): 자인갑진손신신술(子寅甲辰巽申辛戌)

화(火): 을병오임(乙丙午壬)

목(木): 간묘사(艮卯巳)

금(金): 정유건해(丁酉乾亥)

토(土): 미곤경계축(未坤庚癸丑)

정오행에 따른 분류

수(水): 자임해계(子壬亥癸)

화(火): 병오사정(丙午巳丁)

목(木): 묘인갑을손(卯寅甲乙巽)

금(金): 유신술경건(酉辛戌庚乾)

토(土): 진술미축간곤(辰戌未丑艮坤)

대오행을 근거로 한 풍수 이론이 조선에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바로 계룡산 도읍지 불가론에서였다. 1392년(태조 1) 태조 이성계(李成桂)가 도읍지를 계룡산으로 정하고 공사를 진행할 즈음, 하윤(河崙)이 장소를 올린다. 그 상소문의 핵심은 계룡산의 땅은 산은 건방(乾方)에서 오고 물은 손방(巽方)에서 흘러간다 하오니, 이것은 송(宋)나라호순신(胡純臣)이 이른바, 물이 장생(長生)을 파(破)하여 쇠패(衰敗)가 곧 닥치는 땅이라는 주장이었다(『태조실록』2년 12월 11일).

하윤이 말한 건방은 대오행에 따르면 금국(金局)이 된다. 금국일 경우 물의 빠져나가는 방향이 손방이 되면서 길방이 된다. 『지리신법』의 수론(水論)에 따르면 물은 오는 곳은 길방이어야 하고 나가는 곳은 흉방이어야 길지가 된다. 그런데 계룡산의 경우 물이 빠져나가는 쪽이 길방이 되어 오히려 반대가 된다. 결국 흉지가 된다는 셈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계룡산 도읍지는 철회된다. 이후 1445년(세종 27) 호순신의 대오행을 세간에서 오래전부터 쓰고 있다는 기사가 보인다(『세종실록』 27년 4월 4일). 조선에서는 임진왜란 이전까지 대오행을 바탕으로 한 『지리신법』 이론이 유행하게 된다.

이 밖에도 단종의 어머니 현덕왕후(顯德王后) 권씨(權氏) 무덤 소점뿐만 아니라 조선전기 왕실에서 풍수 이론을 거론할 때 대오행만이 활용되었다. 대오행을 바탕으로 마지막으로 조선왕실에서 터 잡기에 활용한 것이 동묘 소점이다. 1592년(선조 32) 흥인문 밖에 관우장군을 위한 사당을 지으려 할 때 대오행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당시 관왕묘의 입지 선정에 참여한 상지관박상의(朴尙義)는 이 터를 해좌사향으로 하면 수파는 을지(乙地)에 사록파(四祿破)가 매우 길하다는 발언을 한다(『선조실록』 32년 7월 14일). 이것을 『지리신법』의 대오행에 따르면 해(亥)는 금국이 된다. 금국의 경우 물이 빠져나가는 방향이 을(乙)방일 때 구성(九星)법상 녹존(祿存)이 된다. 사록(四祿)이라 한 것은 금국의 경우 인(寅), 갑(甲), 묘(卯), 을(乙) 방향으로 물이 빠져나갈 때는 모두 녹존이 된다. 을은 그 가운데 네 번째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록이라 한 것이다. 대오행론에 따라 녹존으로 물이 빠져나가면 최상의 길지가 된다고 『지리신법』은 적고 있다. 이와 같이 대오행은 임진왜란 전까지 조선전기 풍수 좌향론의 유일한 척도가 되었다.

변천

임진왜란 전까지 풍수 좌향론에서 대오행만이 유일하게 국가 공인 범주로서 채택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많은 풍수 서적의 소실과 명나라 군대를 따라 조선에 입국한 중국인 풍수학인들에 의한 새로운 풍수 이론 유입 등으로 대오행은 잊혀진다. 그 대신 중국의 새로운 좌향론과 수법이 수용되면서 정오행을 활용하게 된다. 정오행을 가지고 대오행을 근거로 하는 조선전기의 좌향론을 해석할 수 없게 된다. 좌향론의 단절과 충돌이 오게 된다.

조선시대 좌향론 내용은 『지리신법』에서 주로 다루고 있고, 위 책이 과시 과목이었음에 비추어 볼 때 조선시대 좌향은 『지리신법』에 근거하여 많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좌향론의 응용은 『지리신법』을 위주로 하기도 하고, 입지보다 시간 개념을 우선하여 방위를 결정하는 현공풍수(玄空風水)를 사용하기도 하며, 오행의 상생, 상극론이나 동서사택론(東西四宅論), 그리고 『지리오결』의 삼합파 이론을 사용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 『동림조담(洞林照膽)』
  • 『양택삼요(陽宅三要)』
  • 『지리오결(地理五訣)』
  • 김두규, 『조선 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 궁리출판사, 2000.
  • 서선계·서선술 저, 김동규 역, 『인자수지』, 불교출판사, 1989.
  • 최창조, 『한국의 풍수사상』, 민음사, 1984.
  • 호순신 저·김두규 역해, 『지리신법』, 비봉출판사, 2004.
  • 梁湘潤(編集), 『堪輿辭典』, 台北, 民國 85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