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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2:12 기준 최신판



소의 힘을 이용하여 논밭을 갈아 농사를 짓는 일.

개설

우경(牛耕)은 소의 힘을 농사에 이용하여 기경(起耕)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조선시대 농사짓기에서 기경이 우경(牛耕)으로 수행되었음은『농사직설(農事直說)』에서 분명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마(麻)의 경작법을 기록한 부분에 경지(耕地)작업을 천천히 수행해야 하는데, 천천히 경지해야 흙이 유연하게 되고 소가 피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경지 작업을 소의 힘을 이용하는 우경으로 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우경에 활용하는 농기구가 쟁기인데, 쟁기의 크기, 구조 등은 지역별로 독특한 특색이 있었다.

연원 및 변천

우경의 연원은 철제 농기구의 도입, 그리고 쟁기의 제작 등과 관련이 있다. 또한 문헌자료에 나오는 우경 관련 기사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우경은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한나라 때에 널리 보급되었다. 우리 역사에서 우경의 보급을 살펴보면, 『삼국사기』에 신라 지증왕대인 502년 우경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고구려가 차지하고 있던 요동 지역에서 출토되는 4세기경의 대형 보습이나 안악3호분 벽화에 코뚜레를 한 소가 그려진 것으로 보아 4세기 무렵에 이미 우경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경을 실제 수행한 계층이 소를 소유할 수 있었던 부호층에 한정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

조선시대의 우경은 『농사직설』에 보이는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논밭갈이 하는 기경작업에서 활용되었다. 소가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적당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소가 피곤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봄여름의 기경은 얕게 하고, 가을기경은 깊게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밭작물을 경작할 때 작물이 자라는 도중에 밭이랑 사이의 중경(中耕) 제초(除草) 작업에도 우경이 동원되었다. 이랑 사이에 잡초가 무성하면 소의 입에 망(網)을 씌우고 서서히 중경하면서 작물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우경은 산간지역과 평야지역이 차이가 있었다. 18세기 말 박지원이 지은 『과농소초』에 따르면 우경에 활용되는 쟁기 자체도 산간지역용 협려(峽犁)와 평야지역용 야려(野犁)로 구별되었다. 또한 우경에 동원하는 경우(耕牛)의 숫자에 따라 양우(兩牛) 즉 두 마리 소를 사용하는 지역과 단우(單牛) 즉 소 한 마리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나뉘었다. 양우를 사용할 때 쓰는 쟁기는 단우를 쓸 때 사용하는 쟁기에 비해 성에가 길고 두 마리의 소의 목에 걸어주는 장원(長轅)이라는 부속품이 달려 있었다.

18세기 말 우하영(禹夏永)이 각 지역의 우경 방식을 정리한 것에 따르면, 도성 서쪽과 남쪽, 화성부, 강화부 지역은 소 한 마리로 우경을 수행하였다. 이들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밀집된 경제적 활동의 중심지라는 특징이 있었다. 반면에 도성 동쪽과 북쪽 지역은 대부분 소 두 마리를 이용하여 우경하였다. 우경에 이용하는 소의 숫자에 차이가 있는 것은 우선 심경(深耕)의 여부 즉 지력(地力)의 최대한의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우경의 지역적 차이는 각 지역의 토질의 차이, 농사관행의 차이에서 연유한 것이기도 하였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우경을 수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경법이지만 축력, 즉 소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인력을 동원하여 기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우역(牛疫)으로 인하여 경우(耕牛)가 크게 부족할 때에는 또한 불가피하게 사람이 쟁기를 끄는 경우가 생겨났다. 사람이 쟁기를 끄는 것을 인만려(人挽犁)라 불렀는데, 강희맹의 『금양잡록』에 따르면 아홉 사람의 힘으로도 소 한 마리를 당해내지 못한다고 하였다. 축력으로 경우를 확보하기 위한 조정의 방안이 바로 우금(牛禁)이었다. 우금은 소의 도살을 막는 금령이었다.

참고문헌

  • 『삼국사기(三國史記)』
  • 『농사직설(農事直說)』
  • 강희맹, 『금양잡록(衿陽雜錄)』
  • 박지원, 『과농소초(課農小抄)』
  • 우하영, 『천일록(千日錄)』
  • 김광언, 『한국의 농기구』 민속자료 보고서 20호,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1969.
  • 김재홍, 『한국고대 농업기술사연구』, 考古, 2011.
  • 염정섭, 『조선시대 농법 발달 연구』, 태학사, 2002.
  • 정연학, 『한중 농기구 비교연구』, 민속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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