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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0:10 기준 최신판



전통 별자리 체계에서 삼원(三垣)의 하나인 자미원(紫微垣)태미원(太微垣)에 속한 별자리.

개설

고천문에서 오제(五帝)가 들어가는 이름을 가진 별자리는 2개가 있다. 하나는 자미원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태미원에 속한다. 자미원은 하늘의 천자가 사는 궁전이고, 태미원은 하늘의 천자와 대신들이 정무를 보는 관서이다. 오제좌(五帝座)는 다섯 방위를 주재하는 신들의 별자리이고 태일신(太一神)을 보좌한다. 천황대제(天皇大帝)를 도와 만물을 관리한다. 자미원에 속하는 오제좌는 화개성(華蓋星)의 밑에 있는데, 서양 별자리의 케페우스자리와 카시오페이아자리에 속한다. 태미원에 속하는 오제좌는 태미원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데, 서양 별자리의 사자자리에 속한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오제좌와 관련된 관측 기록을 8건 찾아볼 수 있는데, ‘오제성’, ‘오제좌(五帝座)’, ‘오제좌(五帝坐)’, ‘오제내좌(五帝內座)’로 기록되어 있다. 기록 중에서 자미원 오제좌로 볼 수 있는 것이 4건, 태미원 오제좌로 볼 수 있는 것이 1건 그리고 소속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3건 있다. 대부분이 유성 관측 관련 기록이며 혜성 관측 관련 기록도 하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오제와 관련된 기사가 상당히 많은데, 이러한 기사는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상고시대 중국의 전설에 있었던 삼황(三皇)·오제(五帝)의 ‘오제’, 다른 하나는 다섯 방위를 주재하는 제왕들인 ‘오제’,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오방 천제의 상을 본떠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삼은 ‘오제좌’이다. 이 중에서 삼황·오제는 나라를 다스리는 본보기로 숭배하였다(『문종실록』 즉위년 7월 5일). 또한 다섯 방위를 주재하는 신으로서의 오제는 풍년을 기원하고 비를 기원하는 제사의 대상으로 숭배하였다. 오제를 하늘에서 천황(天皇)을 보좌하고 천하의 사방을 주관하며 복과 화를 내리는 신으로 여기기도 했다(『세종실록』 9년 6월 14일). 그리고 이러한 오제에 대한 인식이 오제좌로 이어졌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볼 수 있는 삼황·오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사서와 전적을 살펴보면, 전설상의 삼황은 팔괘를 만든 복희(伏羲), 농사를 만든 신농(神農)은 모두 같으나 나머지 황(皇)은 하나로 정해지지 않고 있다. 그 이름들을 살펴보면, 불을 만들었다는 수인(燧人),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을 한 여와(女媧), 불을 맡은 축융(祝融), 중국인의 시조로 받들어지는 황제(黃帝)가 있다. 후대에는 대체적으로 복희·신농·수인을 삼황으로 보았다.

고천문에서 오제좌는 ‘오제좌(五帝坐)’, ‘오제’, ‘오제내좌’, ‘내오제좌(內五帝座)’ 등으로 쓰고 있는데 모두 같은 이름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에는 같은 뜻을 가진 오제좌가 2개 있다. 하나는 5개의 별로 이루어진 자미원의 오제좌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5개의 별로 이루어진 태미원의 오제좌이다. 차이는 없지만, 자미원의 오제좌는 보통 오제좌 또는 오제내좌로 쓰고 있는데 비해, 태미원의 오제좌는 황제좌(黃帝坐) 1성과 사제좌(四帝坐) 4성으로 나누어 쓰기도 하고, 또 어떤 전적에서는 오제내좌 또는 내오제좌로 쓰고 있다.

『보천가(步天歌)』 이후 삼원과 28수의 별자리 분류 체제가 확립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자미원에 속하는 오제좌의 경우 『삼가성경(三家星經)』에서는 감씨중관(甘氏中官)에 속하는 것으로, 『진서(晉書)』「천문지(天文志)」에서는 중궁(中宮)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태미원에 속하는 오제좌의 경우에는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는 남궁(南宮)에 속하는 것으로, 『삼가성경』에는 석씨중관(石氏中官)에 속하는 것으로, 그리고 『진서』「천문지」에는 중궁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천문분야론에 따르면, 태미원의 오제좌는 하늘을 열두 구역으로 나눈 십이성차(十二星次) 가운데의 순미(鶉尾)의 차에 속하는데, 이것은 서양 황도십이궁의 처녀자리[室女宮]와 상응한다. 해가 하늘에서 순미의 차에 있을 때는 십이진(十二辰)의 사(巳)의 방향에 해당되는데, 시절은 음력 7월이 된다. 하늘의 분야에 대응하는 땅의 분야는 12주국(州國)의 초(楚)나라와 형주(荊州)이다.

오제좌의 별 5개가 하늘에서 엮어내는 모양은 중앙의 한 별에서 4개의 팔이 사방으로 뻗어 나온 방사형인데, 이는 중앙과 사방을 주재하는 오방의 천제들을 상징하고 있다. 하늘에서 오제좌의 위치는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자미원의 오제좌는 화개성과 강성(杠星)의 왼쪽, 천주성(天廚星)의 오른쪽, 자미원 동쪽 담장의 끝 곧 자미원 북문에 자리 잡고 있는데, 서양 별자리의 용자리와 케페우스자리에 속한다.

태미원의 오제좌는 태미원 서쪽 담장의 동쪽, 병성(屛星)의 북쪽, 상진성(常陳星)의 서남쪽에 있는데, 서양 별자리의 사자자리에 속한다. 중앙의 밝은 한 별은 천황대제이고, 사방에 있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별 넷은 각각 동방·북방·서방·남방의 제성(帝星)들이다.

고천문에서 오제좌는 천황대제를 보좌하는 다섯 방위의 황제를 본떠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삼은 것이다. 이것은 한나라 때 오행사상의 성립과 함께 최고신인 천제를 중앙과 사방의 다섯 방위에 배치한 것으로 동방의 태호(大皞)는 목성인 세성(歲星)을 맡고, 남방의 염제(炎帝)는 화성인 형혹(熒惑)을 맡고, 중앙 황제는 토성인 전성(塡星)을 맡고, 서방의 소호(少皞)는 금성인 태백(太白)을 맡고, 북방의 전욱(顓頊)은 수성인 진성(辰星)을 맡아 다스리면서 사람들에게 화와 복을 내려주는 일을 담당하고, 천제를 도와 만물을 관리하였다.

참고문헌

  •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
  •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
  • 『통지(通志)』 「천문략(天文略)」
  • 『진서(晉書)』 「천문지(天文志)」
  • 『송사(宋史)』 「천문지(天文志)」
  • 『삼가성경(三家星經)』
  • 『보천가(步天歌)』
  • 『천문류초(天文類抄)』
  • 안상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우리 별자리』, 현암사,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