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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3일 (수) 01:00 기준 최신판



습지에서 잘 자라는 갈대가 무성하게 무리지어 난 갈대밭.

개설

노전(蘆田)은 갈대가 무리지어 자라는 곳으로 크고 작은 하천 연안 지역에 발달해 있었다. 노전이 특히 유명한 곳은 황해도 연안, 낙동강 하구 지역이었다. 노전은 주변에 거주하는 백성들이 갈대를 베어내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경제적인 역할을 했다. 조정에서는 노전을 활용하여 생계를 꾸려나가는 농민들에게 노전세(蘆田稅)를 수취하였다. 내수사와 권세가, 궁방 등은 노전에서 생산되는 갈대의 경제적 가치에 눈독을 들여 노전을 절수(折受)하였다. 노전 절수는 갈대의 경제적 효용성뿐만 아니라 노전을 개간하여 작답(作畓)할 경우 커다란 농지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정 경위 및 목적

내용

노전, 갈대밭은 습지에서도 잘 자라나는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었다. 바닷가나 해안가의 어느 곳에서나 노전이 잘 발달하였다. 노전은 그 자체로 경제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재원이었다. 노전에서 채취한 갈대의 여러 부분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이용되었다. 갈대 이삭은 빗자루를 만드는 데 쓸모가 있었고, 성숙한 줄기는 갈대발, 갈삿갓, 삿자리 등을 엮는 데 요긴하였다. 또한 갈대는 한약재로도 쓰였는데, 뿌리, 줄기, 잎, 꽃 등이 소염진통, 이뇨, 해열, 해독에 효능이 있었다.

노전 주변의 농민들은 노전을 공유하면서 노전의 경제적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협력하였다. 물론 농민들은 노전에서 베어낸 갈대로 거둔 수익의 일부를 공물(貢物)이나 노전세로 조정에 바쳐야 했다. 내수사, 권세가, 궁방 등은 노전이 갖고 있는 경제적인 수익성에 주목하여 절수하려 하였다. 절수(折受)는 해당 노전의 일부를 떼어 받거나 그와 관련하여 세금을 수취하는 것을 말한다.

노전은 하천 연안 지역의 개간 과정에 유의미한 존재였다. 하천물에 의한 퇴적작용에 의해 생겨난 니생지(泥生地)가 개간 가능한 토지로 바뀌는 것은 바로 노전 덕분이었다. 노전으로 변한 니생지에서는 주변 지역의 농민들이 갈대를 베어내어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노전은 주위에 물이 침범하는 것을 막는 방천(防川)을 축조함으로써 작답(作畓) 또는 작전(作田) 과정을 거쳐 논밭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궁방 소유의 노전일 경우 특히 이러한 작답 과정을 거쳐 수전으로 바꾸어나갔다.

변천

노전의 절수, 개간을 둘러싼 경제적·사회적 갈등은 농민반란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16세기 중반 황해도 지역에서 노전을 둘러싼 경제적·사회적 갈등이 첨예하게 나타났다. 노전에서 비롯된 갈등과 이에 따른 백성들에 대한 침학이 바로 임꺽정의 난이 일어난 배경의 하나였다. 당시 내수사가 왕실 재원 마련을 위해 갈대밭 확보에 나섰고 왕실은 내수사를 적극 후원하였다. 그러자 내수사의 침학에 시달린 황해도 지역 백성들은 임꺽정 집단의 일원이 되기도 하였고, 임꺽정 집단의 행적을 은밀히 후원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17세기 중반 이후 낙동강 하구 김해·양산 지역의 노전은 궁방(宮房)들의 집중적인 절수 표적이 되었다. 용동궁, 의열궁 등에서 김해양산 지역의 노전을 절수하여 토지를 집적하였다. 궁방은 노전을 절수한 뒤에 토지대장인 양안(量案)을 작성하였고, 개별적으로 민인에게 매득한 경우 토지문기를 만들어 보관하였다. 이와 같이 조선 후기에 낙동강 하구 지역에 자리한 노전을 둘러싸고 궁방, 권세가들이 보이는 토지집적 노력은 노전이 개간 과정을 거쳐 논밭으로 바꾸어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고문헌

  • 박준성, 「17·18세기 궁방전의 확대와 소유형태의 변화」, 『한국사론』11 , 서울대 국사학과, 1984.
  • 박준성, 「조선후기 김해·양산 노전지대의 노전소유와 경영」, 『국사관논총』63 , 국사편찬위원회, 1995.
  • 송찬섭, 「17·18세기 신전개간의 확대와 경영형태」, 『한국사론』12 , 서울대 국사학과, 1985.
  • 염정섭, 「조선후기 대동강 하류 하중도의 개간과 궁방전의 성립 및 변천」, 『규장각』37 ,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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