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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2:42 기준 최신판



병세가 위독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넓적다리 살을 베어서 먹이는 일.

개설

할고(割股)는 부모가 병이 들어 위독한 지경이 되었을 때 넓적다리 살을 베어 내 먹이는 일을 말한다. 드물게는 형제나 남편을 위해 할고하는 경우도 있었다. 할고는 조선시대에 지극한 효행이나 열행으로 인식되었으며, 그에 따라 조정에서는 할고를 행한 사람에게 정려(旌閭)를 세워 주거나 상을 내려 표창하였다.

내용 및 특징

할고는 지극한 효성이나 충성, 또는 정렬(貞烈)을 위해 행하는 신체 훼손의 전형적인 예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효성 등의 지표로 인식된 단지(斷指)상분(嘗糞)에 비해서는 문헌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적은 편이다. 이는 할고가 손가락을 베어 피를 내어 먹이는 단지나, 병세를 살피기 위해 대변을 맛보는 상분에 비해 행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할고에 관한 기사는 조선 성종 때 예조에서 올린 보고에서 처음 나타난다. 그에 따르면 만경(萬傾)에 사는 유학(幼學)김호인(金好仁)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약에 타서 올리자 어머니의 병이 나았는데, 그의 아버지 김맹방(金孟倣)도 일찍이 자신의 다리 살을 베어 아버지의 병을 고쳤다 한다. 이에 정문을 내리고 세금을 면해 줄 것을 청하자 왕이 허락하였다(『성종실록』 2년 6월 23일).

이처럼 할고에 관한 기사는 부모의 병세가 위독할 때 다리 살을 베어 약에 타서 올리거나, 구워 먹여 병을 고쳤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명종 때는 종실 단천령(端川令)의 부인 유씨(柳氏)가 다리 살을 베어 남편의 악질을 고쳤다는 기사가 나온다(『명종실록』 3년 10월 10일). 이후 정조대에는 순천부(順天府)에 사는 안씨(安氏) 성을 가진 무녀가 할고하여 남편을 살렸다. 남편의 병이 위급해지자 허벅지 아래위를 묶고는 살을 베어 낸 뒤, 그 삶은 물을 먹이고 하늘에 빌었더니 남편이 살아났다고 한다. 이에 조정에서는 부역을 면제해 주었다(『정조실록』 11년 4월 2일). 몇 년 뒤인 1790년(정조 29)에는 충청도관찰사가 장계를 올려, 회인(懷仁)에 사는 세 아이가 각각 다리 살을 베어 먹여 부모의 병을 고쳤다며, 미풍양속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포상하는 것이 좋겠다고 아뢰었다. 이에 대해 정조는 효자와 열녀에 대한 보고가 대부분 비슷해서 가려내기가 어렵지만 세 효동(孝童)의 탁월한 행실은 사실임을 알겠다며, 먹을 것을 넉넉히 지급하라고 관찰사에게 명하였다(『정조실록』 14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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