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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6일 (수) 14:33 판



녹사(錄事)서리(書吏)가 단령에 착용하는 관모.

개설

녹사와 서리가 단령을 입고 조대를 두른 후 머리에 쓰는 관모이다. 녹사는 유각평정건(有角平頂巾)을 쓰고 서리는 무각평정건(無角平頂巾)을 썼으나, 녹사의 평정건은 사모(紗帽)로 바뀌고 서리의 무각평정건은 그대로 남아 직령과 함께 썼다.

연원 및 변천

평정건은 녹사와 각 사의 아전들이 사용하던 관모로 상중(喪中)에는 포로 싼 평정건을 썼다(『태종실록』 8년 5월 25일). 이는 세종대까지도 이어졌으며(『세종실록』 4년 5월 13일), 영조초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영조후반에 이르러 모든 녹사의 관모가 모대(帽帶)로 바뀌었는데, 모대는 사모와 각대(角帶)를 일컫는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영조의 하교를 보면, “옛날에는 녹사가 모대를 쓰는 사람도 있고 유각평정건에 조대(絛帶)를 띠기도 하였으나, 근년에는 반열에 있는 녹사 중 평정건을 쓴 자는 한 명도 없다”고 한 것으로 보아 녹사의 관모가 사모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영조실록』 33년 8월 21일). 『대전통편(大全通編)』의 기록에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속대전(續大典)』에 이미 녹사의 관모가 오사모(烏紗帽)로 바뀐 내용이 있다.

이처럼 녹사가 평정건을 쓴 모습은 찾을 수 없게 되었지만 춘방(春坊)의 서리는 대대로 평정건을 쓰고 직령을 입고 궐내를 출입하였다고 한 것으로 보아 서리는 편복에 평정건을 쓰고 단령에 사모를 썼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각 관사의 서리들이 쓰던 평정건을 속되게 파리머리로 부르기도 했다.

형태

평정건은 탕건과 비슷하면서 모정이 네모나고 평평한 형태이다. 검정 무명 두 겹 사이에 심을 넣어 빳빳하며, 모정은 평평하고 앞쪽으로 약간 비스듬한 형태이다. 이훈종의 『국학도감』에서 녹사가 착용한 유각평정건과 단령, 조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서리의 무각평정건도 탕건의 모양을 하고 있으나 두건에 각이 없다.

용도

녹사와 서리가 관복인 단령을 착용할 때 썼던 관모이다.

참고문헌

  • 『일성록(日省錄)』
  • 『경국대전(經國大典)』
  • 『속대전(續大典)』
  • 권오창, 『조선시대 우리옷』, 현암사, 1998.
  • 이훈종, 『국학도감』, 일조각, 1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