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돈(河豚)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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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하돈 |
한글표제 | 하돈 |
한자표제 | 河豚 |
대역어 | 복어 |
동의어 | 규어(䲅魚), 기포어(氣泡魚), 호이(餬鮧), 후이(鯸鮧) |
분야 | 생활·풍속/식생활/음식 |
유형 | 식재료 |
지역 | 대한민국 |
시대 | 조선 |
집필자 | 양미경 |
생산지 | 한강 하류, 서해안 |
수확시기 | 2월~3월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하돈(河豚)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세종실록』 6년 12월 6일, 『성종실록』 24년 4월 28일 |
복어목에 속한 바닷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
개설
독이 있는 생선으로 복 또는 복생선이라고도 한다. 오늘날은 복어라는 명칭으로 더 많이 불리지만, 조선시대에 복어는 전복을 의미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독이 있는 복어는 모두 하돈(河豚)이라는 명칭으로 기록되었다. 복어는 봄 생선으로, 복사꽃이 필 때 먹어야 가장 맛이 좋다. 그 맛은 진미(珍味)이나 잘못 조리해 먹으면 사람이 죽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복어는 회로 먹거나 국을 끓여 먹고, 잘 삶은 뒤 기름을 쳐 먹는다.
원산지 및 유통
복어의 주서식지는 서해안으로 금강, 한강, 대동강, 심지어 압록강 하류에서 잘 잡히며, 일부는 낙동강에도 서식한다. 허균(許筠)은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한강에서 나는 것이 맛이 좋지만 독이 있어 사람이 많이 죽고, 영동 지방에서 나는 것은 맛이 좀 떨어지지만 독이 없다고 하였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약 120여 종이 서식하는데, 한국에서는 까치복·졸복·밀복·황복·자주복(참복)·검복 등이 많이 잡힌다. 그중에서도 황복은 ‘복 중의 복’이라 불릴 만큼 가장 맛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주로 한강 유역이나 서해안에서 잡힌다.
연원 및 용도
복어는 생김새와 울음소리, 습성이 매우 특이한 생선이다. 복어의 이러한 독특한 특징과 관련하여 다양한 이름이 있다. 우선 배를 부풀리는 습성 때문에 배 복(腹) 자와 관련 있는 글자를 써서 복어·복 혹은 복생선으로 불렸고, 기포어(氣泡魚)라는 이름을 얻기도 하였다. 그리고 생김새와 울음소리가 마치 돼지를 닮았다 하여 하돈(河豚)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밖에 후이(鯸鮧), 호이(餬鮧), 규어(䲅魚)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복어는 맛이 좋지만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을 가지고 있어서, 조리할 때 잘못 손질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이와 관련한 기사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필부(匹夫)들이 복어를 잘못 먹고 죽음에 이르거나 고의적으로 복어의 독을 음식물에 타서 독살하는 경우도 있었다(『세종실록』 6년 12월 6일)(『성종실록』 24년 4월 28일).
복어를 먹는 것은 생명을 걸어야 할 만큼 매우 위험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봄철이 되면 많은 사람이 복어를 즐겼다. 복어를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서 회로 먹거나 미나리를 같이 넣고 끓여서 국을 만들어 먹었다. 조선시대에 복어는 2월에서 3월에 이르는 이른 봄철에만 잠깐 먹을 수 있는 별미로 인식되어서 복사꽃 피고 고사리 움 트는 시절이 돌아오면 많은 시인 묵객이 이를 그리는 시를 지었다. 특히 조선후기의 문신 서영보(徐榮輔)는 『죽석관유집(竹石館遺集)』에서 복어의 계절이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뒤이어 찾아올 위어(葦魚) 철을 기다리는 심정을 잘 표현했다.
한편으로는 복어 먹는 것을 몹시 경계하기도 하였다. 이덕무(李德懋)는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먹는 일로 생명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하돈탕을 먹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또한 『산림경제(山林經濟)』나 『농정회요(農政會要)』에는 복어를 먹고 위험에 처했을 때 독을 제거하는 방법을 자세히 기술해 놓았다.
유중림(柳重臨)은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서 복어 손질하는 법과 복국 끓이는 법을 자세히 기록하였다. 그에 따르면, 복어는 배를 가른 후 얼기설기 보이는 핏줄을 날카로운 칼로 모두 떼어 낸 다음 아가미를 벌려 생선살이 하나도 상하지 않게 주의하여 피를 모두 빼 내야 독을 없앨 수 있다고 하였다. 복국 끓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백반 한 덩어리를 솥에 넣고 기름을 많이 부어 미나리와 소루쟁이 잎을 넣는다. 그러고는 복어 알을 고기 배 속에 고이 넣고 실로 묶은 다음 약한 불에서 한두 시간 끓여서 먹는다. 혹은 복어의 하얀 살코기만 납작하게 썰어 참기름에 볶아 익히고 꺼내서 탕을 만들면 만에 하나 잘못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복어 알에도 독이 들어 있으므로, 유중림이 소개한 방법대로 복국을 끓여 먹을 경우, 자칫 복어 중독에 처할 위험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복어를 먹게 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이 무렵부터 복어를 특수식품으로 지정하여 취급 증명서를 가진 사람만이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에 비교적 안심하고 복어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복어를 이용한 음식으로는 복어회를 비롯하여 복국, 복매운탕, 복껍칠무침(복초회), 복찜, 복불고기, 복수육 등 다양한 음식이 있다.
참고문헌
- 『농정회요(農政會要)』
- 『산림경제(山林經濟)』
-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 『자산어보(玆山魚譜)』
- 『죽석관유집(竹石館遺集)』
-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 정문기, 『어류박물지』, 일지사, 1989(1974 초판).
- 주영하, 「복엇국이 시민권을 얻기까지」, 『식탁 위의 한국사』, 휴머니스트,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