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법(筆法)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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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필법 |
한글표제 | 필법 |
한자표제 | 筆法 |
분야 | 문화/예술/미술 |
유형 | 개념용어 |
집필자 | 김희정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필법(筆法)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영조실록』 17년 3월 27일 |
서예의 점과 획을 쓰는 방법.
개설
서예의 구성 형식 가운데 하나로 필획을 표현하는 기법을 말한다. 손으로 붓을 잡고 손목과 팔을 움직여 점과 획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많은 서예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방법이 축적되었다. 넓은 의미의 필법(筆法)은 집필법(執筆法)과 용필법(用筆法), 운필법(運筆法)을 포함하고, 좁은 의미의 필법은 용필법만을 가리킨다.
내용 및 특징
필법은 서예에서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서예의 형식 언어인 필획을 긋는 기법이다. 그래서 서예의 3요소인 필법과 필세(筆勢), 필의(筆意)에도 포함되고, 서예 형식의 3요소인 필법과 결구법(結構法), 장법(章法)에도 포함된다. 필법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집필법·운필법·용필법이 있고, 후자는 용필법만을 가리킨다.
집필법이란 붓을 잡는 방법이다. 예로부터 여러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한 단구법(單鉤法), 쌍구법(雙鉤法), 발등법(撥鐙法), 오지제력법(五指齊力法), 회완법(回腕法), 아두법(鵝頭法), 봉안법(鳳眼法), 용안법(龍眼法) 등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소동파(蘇東坡)가 “글씨를 아는 것은 붓을 잡는 데 있지 않고, 붓이 가는 바를 알아 법도를 잃지 않는 데 있다.”라고 하였듯이, 집필법은 붓을 잡는 방법 자체보다 붓을 원활하게 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으로 당나라육희성(陸希聲)은 엽(擫)·압(押)·구(鉤)·격(格)·저(低)의 오자집필법(五字執筆法)을 제시하였는데, 다섯 손가락의 힘을 적당히 배분하고 손목을 편안히 움직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엽은 엄지 끝으로 붓대의 왼쪽 아래를 긴밀하게 붙이고 위로 약간 민다. 압은 검지를 붓대 바깥에 붙이고 엄지와 대항해 누른다. 구는 중지를 갈고리처럼 구부려 검지와 붙여 붓대를 잡아당긴다. 격은 약지의 손톱과 살이 접하는 곳을 붓대의 오른쪽 아래에 대고 중지와 대항해 밀친다. 저는 약지에 겹쳐 대어 약지에 힘을 보탠다. 이렇듯 손가락의 역할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등석여(鄧石如)가 말했던 “손가락은 긴밀히 하고 손바닥은 비운다.”는 ‘실지허장(實指虛掌)’으로 개괄할 수 있다.
용필법은 점과 획을 쓸 때 실지로 붓을 다루는 여러 방법을 말하며, 운필법은 손목과 팔목 그리고 팔 전체를 써서 붓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운완법(運腕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필획의 자태와 표정은 손가락의 미묘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손목과 팔 전체와 조화가 잘 되어야 생동감이 생긴다. 운필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팔꿈치를 들고 쓰는 현완(縣腕)이 중요하다. 팔을 들어야 붓을 편안하게 다룰 수 있어 필획이 활달하고 글자가 생기 있게 써지기 때문이다.
필법은 서예의 대명사로도 쓰인다. 예컨대, 영조대에 평안감사를 지낸 윤순이 죽자 그를 평하기를, “윤순은 마음이 깨끗하고 단아하여 문사에 능하였으며, 필법으로 이름이 나서 그의 필법을 본받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였다(『영조실록』 17년 3월 27일). 『조선왕조실록』에서 필법은 대부분 춘추필법과 같은 문장 기술 방법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고, 오늘날의 서예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 경우는 비교적 적다. 서예를 의미할 때는 서법(書法)이라는 용어를 주로 썼고, 서예라는 용어는 서사시예의 의미로 썼다.
변천
필법은 초기에는 갑골문(甲骨文)이나 맹서(盟書) 등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의 필획에서 방향 전환이 거의 없이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파동법(擺動法)으로 쓰이다가, 백서(帛書)·금문(金文)·대전(大篆)·소전(小篆) 등에서처럼 붓의 상하 운동이 없는 평동법(平動法)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팔분(八分)·장초서(章草書)·금초서(今草書) 등에서는 손목을 돌려 쓰는 사전(使轉), 붓털이 꼬여 도는 교전(絞轉)의 방법이 많이 쓰였다. 마지막으로 해서와 행서에서는 붓을 들거나 눌러 쓰는 제안법(提按法)이 쓰였으며, 필법은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서체도 나오지 않게 되었다.
참고문헌
- 김희정 역, 『필법과 장법』, 도서출판 다운샘, 2008.
- 陶君明, 『중국서론사전』, 호남미술출판사, 2001.
- 梁披雲 외, 『중국서법대사전』, 서보출판사, 1985.
- 周俊杰 외, 『서법지식1000제』, 하남미술출판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