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靑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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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主山)을 등지고 왼쪽에서 혈을 감싸주는 산.

개설

사신사(四神砂)의 하나로서 혈과 명당을 감싸주는 왼쪽 산 능선을 말한다. 흔히 좌청룡(左靑龍)으로 불리기도 한다. 혈처가 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 까닭은 풍수에서 가장 꺼리는 것이 바람이 치고 물이 때리는 것[風吹水劫]이기 때문이다. 청룡은 혈처를 공격하는 바람과 물을 막아 주는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풍수에서 청룡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명예를 주관하고 남자, 특히 장남, 장손의 길흉을 주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용 및 특징

풍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용어 가운데 하나이나 실제 조선조 지관 선발 고시과목에서 청룡이란 용어가 언급되는 것은 『장서(葬書)』와 『동림조담(洞林照膽)』 말고는 거의 없다.

『장서』는 청룡을 혈의 왼쪽 산으로 규정하고 그 모양은 마치 용이 살아 꿈틀 거리는 모습이어야 이상적이라고 하였다. 『동림조담』에서도 청룡은 온화하고 점잖되 감싸는 모습을 이상적이라고 하였다. 반면 청룡 산세가 마치 달려올 자세를 취하는 짐승처럼 주산을 향하여 잔뜩 웅크리는 모습은 주산을 시기하는 것이라고 하여 좋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청룡은 주산의 방위와 상관없이 혈의 좌측 산을 뜻한다. 여러 겹으로 겹쳐 있는 경우에는 혈 가까운 곳에 있는 청룡을 내청룡이라 하고, 내청룡 뒤에서 다시 혈을 감싸는 청룡을 외청룡이라고 한다. 주산에서부터 지맥이 연결된 청룡은 본신청룡(本身靑龍)이라고 하며, 다른 산으로부터 맥이 연결된 청룡은 외산청룡(外山靑龍)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 청룡의 형국을 통해 산세를 설명한 것은 지관이용(李庸)과 판청주목사이진(李蓁)의 설명이다. 1421년(세종 3) 이용은 헌릉(獻陵)의 청룡이 상하고 헤쳐져서 청룡이 구불구불한 형상이 못 되므로 밖으로 향한 줄기를 손질하도록 하되, 산 안쪽으로 향한 곳에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어 길기(吉氣)를 배양하게 하라는 상소문을 올린다(『세종실록』 3년 1월 5일). 1433년(세종 15) 판청주목사이진은 북악산의 청룡이 등지고 기운이 없다고 하였다(『세종실록』 15년 7월 19일). 또 1445년(세종 27) 하연(河演)과 김종서(金宗瑞) 등은 수릉(壽陵)을 살피고 올린 상소문에서 헌릉의 주산에서 청룡까지의 거리를 1,873척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표기함으로써 청룡의 중요성을 드러내 보였다(『세종실록』 27년 4월 4일).

청룡은 흔히 내청룡과 외청룡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세조대에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1464년(세조 10) 풍수학 훈도최연원(崔演元)은 최양선(崔揚善)을 반박하여 경복궁이 명당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청룡과 외청룡을 각각 거론하였다. 그는 북악산의 왼쪽으로 내청룡과 외청룡이 있으니 비록 백호가 청룡보다 높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설명으로서 경복궁을 옹호한다(『세조실록』 10년 9월 7일).

그리고 1469년(성종 즉위) 정인지(鄭麟趾)는 청룡이 높고 백호가 낮으면 별로 좋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하였고[『성종실록』 즉위 12월 12일 1번째기사], 1600년(선조 33)에는 청룡은 등지고 달아나는 배주(背走)의 형국이면 곤란하다는 논의가 일기도 하였다(『선조실록』 33년 9월 2일). 이것은 청룡과 백호는 서로 정감이 있어야 하고 등지고 달아나는 형국이면 곤란하다는 인식인데, 1900년(광무 4) 고종대에도 역시 동일한 맥락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종실록』 37년 10월 18일).

청룡이 어떤 역할이나 술수적 기능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동림조담』이 가장 잘 소개하였는데, 청룡 자리가 분명하면 자손이 재주와 지혜가 있고, 반면에 청룡이 꺼져서 구덩이가 파였거나 이어가는 지맥이 없으면, 탐욕스럽고 완고하고 악하고 졸렬한 인물이 나온다고 하였다. 대체로 후대의 다른 풍수서에도 이와 비슷한 술수적 해석을 하고 있다.

변천

청룡은 조선초기부터 일관되게 청룡, 좌청룡, 혹은 용호로 쓰이면서 특별한 변천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의장(儀仗)에서 청룡기(靑龍旗)란 용어가 나오는데, 동쪽 방위를 수호한다는 관념에서 풍수와 그 형식 논리가 비슷하다.

참고문헌

  • 『동림조담(洞林照膽)』
  • 김혜정, 『풍수지리학의 천문사상』, (주)한국학술정보, 2008.
  • 채성우 저·김두규 역해, 『명산론』, 비봉출판사, 2002.
  • 최창조 역주, 『청오경·금낭경』, 민음사, 1993.
  • 최창조, 『한국의 풍수사상』, 민음사, 1984.
  • 호순신 저·김두규 역해, 『지리신법』, 비봉출판사, 2004.
  • 박시익, 「풍수지리설 발생배경에 관한 분석 연구」,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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