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점산(天文占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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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서운관(書雲觀)에서 인재를 선발할 때 시험하는 과목을 포괄하여 일컬으며, 관상감(觀象監)의 주요 업무를 일컫는 말로도 사용됨.

개설

천문점산(天文占算)은 천문(天文) 관측과 점산(占算)을 합하여 칭하는 말로 이해되는데, 조선조 관상감의 역사를 정리한 성주덕(成周悳)의 『서운관지(書雲觀志)』 「관직」 편에 보면 관상감의 주요 업무를 천문, 지리(地理), 역수(曆數), 점주(占籌), 측후(測候), 각루(刻漏)의 6가지로 언급하고 있다. 이 중 점산은 점주와 통하는 말로 보인다. 역수와 점산을 분리하여 표현하고 있으므로, 여기서의 점산은 역법의 역산(曆算) 측면보다는, 물론 분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시간이나 방위를 추택(推擇)하는 택일(擇日)과 택방(擇方) 등의 점복 행위 측면에 관련된 산법을 일컫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조선조 최초 법전인 『경제육전(經濟六典)』에서 서운관의 관원 취재(取才)는 천문점산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서운관의 두 분과를 천문과 점산으로 대략 갈라서 본다는 의미이다. 서운관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지칭할 때 천문 관측과 점산으로 말하게 되므로 대개는 이런 측면에서 일컫는 용어라 정리된다.

내용 및 특징

『경국대전(經國大典)』 등을 참조하면, 음양과의 과시 과목에 천문학은 『경국대전』 등의 강서 외에 『보천가(步天歌)』의 송(頌)과 도(圖), 『대명력(大明曆)』의 일월식, 『칠정산내외편』의 일월식, 오성, 태양역일, ‘교식추보가령(交食推步假令)’, 사여성(四餘星), 중성(中星)의 추보, 태음 등의 천문 역산 추보 분야가 있으며, 지리학 시험은 『청오(靑烏)』, 『금낭(錦囊)』, 『호순신(胡舜申)』, 『명산론(明山論)』, 『지리문정(地理門庭)』, 『감룡(撼龍)』, 『착맥부(捉脈賦)』, 『의룡(疑龍)』, 『동림조담(洞林照膽)』과 『경국대전』 등의 강서이며, 명과학 시험은 『원천강(袁天綱)』, 『서자평(徐子平)』, 『응천가(應天歌)』, 『범위수(範圍數)』, 『극택통서(剋擇通書)』 및 『경국대전』 등의 강서로 제시하고 있다. 천문점산은 이런 분야를 거의 포괄하는 분과라 하겠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천문점산을 직접 언급한 것은 다음 기록에서이다. 예조가 서운관에서 천문점산으로 시험하여 인재를 뽑는 법이 『원전(元典)』에 기재되어 있으나, 근래에 시험을 보지 않음에 따라 천문학 형세가 쇠락할까 염려된다면서, 이제 사맹월(四孟月) 취재와 식년과거(式年科擧)는 『원전』에 의거하여 시험해 뽑기를 요청하고 있다(『세종실록』 9년 3월 3일). 1397년(태조 6)에 조선 최초의 법전인 『경제육전』이 공포 시행되었고, 이를 수정·보완한 『경제육전원집(經濟六典元集)』이 1413년(태종 13) 공포되었는데 이를 『원육전(元六典)』 혹은 『원전』이라 이른다. 따라서 조선 개국과 동시에 서운관의 취재 분야를 천문점산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425년(세종 7)에 천문의 비밀을 금루인(禁漏人)이 함께 익힐 수 없다 하여 정원을 천문 20명, 금루 40명으로 조정하고, 천문에 속한 자는 취재하지 못하게 하였다. 또 1427년(세종 9)에 본조에서 수교(受敎)하여 천문점산을 다시 시재(試才)하게 하였으나, 구례에 따라 합속하지 못하게 하였다면서 그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천문은 역상(曆象)을 맡아 임무는 중하고 인원은 적은 반면에 금루는 단지 경점(更點)만 맡아 일은 적은데 인원수는 많으니 곤란하다면서, 명나라흠천감(欽天監)의 설호정(挈壺正)이 금루와 천문을 별치하지 않은 예와 태종의 구례에 따라 천문과 금루를 다시 합속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세종실록』 15년 2월 2일).

참고문헌

  • 『사기(史記)』
  • 『한서(漢書)』
  • 『여씨춘추(呂氏春秋)』
  • 『회남자(淮南子)』
  • 『천문류초(天文類抄)』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김일권, 『동양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김일권, 『고구려 별자리와 신화』, 사계절, 2008.
  •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고즈윈, 2008.
  • 김일권, 『임원경제지 위선지 역주』, 소와당,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