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성(積屍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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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별자리인 28수(宿) 가운데 귀수(鬼宿)에 속한 별자리.

개설

적시성(積屍星)은 28수 가운데 귀수의 복판에 있으며 적시기(積尸氣), 적시(積尸), 질(質) 또는 부질(鈇鑕)이라고도 한다. 적시성은 죄인의 허리를 베어 죽이는 일을 담당하며, 귀수의 부좌(附座)이다. 적시기는 게자리 안에 있는 M44 프레세페성단인데, 백색의 구름처럼 보이는 것이 마치 겹겹이 쌓인 시체에서 나오는 요사스러운 기운처럼 보여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내용 및 특징

『조선왕조실록』에서 적시성과 관련된 기록은 29건 이상 찾아볼 수 있는데 적시(積屍), 적시성(積屍星), 적시기(積屍氣), 적시(積尸), 적시성(積尸星) 또는 적시기(積尸氣)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여귀(輿鬼)에 속하는 적시성이 약 2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명확하게 기록되지 않은 것이 7건 있는데 현대 천문학으로 검증해본 결과 모두 귀수의 적시성으로 확인되었다. 적시성 관련 천문 관측 기록은 대부분이 달과 오행성 관련 관측 기록이었다.

고천문에서 적시라는 이름을 가진 별자리는 두 개가 있다. 위수(胃宿)의 대릉(大陵) 성좌 안에 있는 적시(대릉-적시) 성좌와 여귀에 속하는 적시기(귀수-적시)가 바로 그것이다. 귀수-적시는 황도와 가깝게 있어서 달이나 오행성과 관련된 천문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그렇지만, 대릉-적시는 황도에서 멀리 떨어진 북쪽에 있기 때문에 단지 객성(客星), 혜성, 유성과 관련된 천문 현상만이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달이나 오행성과 관련된 적시성 기록은 모두가 귀수-적시기들인 것이다.

귀수의 적시성은 ‘적시’ 또는 ‘천시(天尸)’라고도 한다. 『관상완점(觀象玩占)』에 따르면, 귀수 중앙에 있는 흰색의 솜 같은 적시성이 구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며, 별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이것을 시체 더미에서 나오는 요사스러운 기운으로 보아 적시성이라고 불렀다. 적시성은 서양 별자리의 게자리 안에 있는,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프레세페성단이다.

고천문에서는 하늘을 31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서 별자리를 배속시켜 분류하였는데, 그 분류는 시대별로 달랐다. 『보천가(步天歌)』 이후 삼원(三垣)과 28수의 별자리 분류 체제가 확립되면서 적시성은 28수 가운데 남방 7수의 귀수에 속하였다. 그 이전인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서는 명칭이 ‘질’이었고 남궁(南宮)에 속해 있었으며, 『삼가성경(三家星經)』에서는 석씨(石氏) 28수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그리고 『진서(晉書)』「천문지(天文志)」에서는 적시성의 명칭이 ‘적시’ 또는 ‘부질’이었으며 28사(舍)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적시성은 시체 또는 시체의 기운을 본떠 하늘에 올려 별자리를 삼은 것으로, 죽음과 장례를 관장하고 사당에 제사 지내는 것을 담당하였다. 적시성은 질 또는 부질의 뜻으로 사용되어 베어 죽이는 일을 주관하기도 하였다. 적시성과 관련된 천문 현상도 이와 관련시켜 해석하였다. 귀수 안의 적시성이 밝고 크면 곡식이 익지 않고, 어두우면 백성들이 흩어진다고 보았다. 부질의 뜻으로 쓰일 때, 적시성이 밝으면 전쟁이 일어나고 대신이 살해당한다고 하였다. 적시성이 움직이고 또 빛나면 부역이 무겁게 부과되어 백성들이 한탄하고 원망하며, 적시성이 요동하면서 색을 잃으면 질병이 많아지고 귀곡성에 백성들이 황폐해진다고 해석하였다.

참고문헌

  •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
  • 『통지(通志)』 「천문략(天文略)」
  • 『진서(晉書)』 「천문지(天文志)」
  • 『송사(宋史)』 「천문지(天文志)」
  • 『삼가성경(三家星經)』
  • 『관상완점(觀象玩占)』
  • 『천문류초(天文類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