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시(律詩)

sillok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근체시 중 하나로, 4운 8구로 정형화된 한시체(漢詩體).

개설

율시(律詩)는 절구(絶句)와 더불어 근체시(近體詩)의 가장 대표적인 양식이다. 한 편이 8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가 두 구씩 짝을 이루어 4연으로 짜여 있다. 각 구의 글자 수에 따라 오언 율시와 칠언 율시로 나누는데, 더러는 한 구가 여섯 글자로 이루어진 육언 율시도 있다.

내용 및 특징

율시는 전체가 두 구씩 짝을 이루어 4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1·2구를 수련(首聯), 3·4구를 함련(頷聯), 5·6구를 경련(頸聯), 7·8구를 미련(尾聯)이라 부른다. 절구의 기승전결(起承轉結) 구도와 비슷하고, 시상의 전개 역시 동일한 경우가 많다.

율시의 압운은 짝수 구 끝 글자에 구사하는 우구각운(偶句脚韻)이 원칙이었다. 그런데 칠언 율시의 경우, 구마다 압운을 한 칠언 고시(古詩)의 영향으로 1구 끝 글자에도 압운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경향이 문단에 널리 퍼져 마침내 1구에 압운하는 수구용운(首句用韻)이 정착되었다. 또한 압운 글자는 반드시 평성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한평성운(限平聲韻)의 원칙도 있었다. 그리고 모든 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운목(韻目)의 글자를 중복 없이 일관되게 사용하는 일운도저(一韻到底)의 원칙을 준수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근체시다운 가락의 정제미를 구현했다.

대우(對偶)는 율시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형식 요소 중 하나로, 함련과 경련에서는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였다. 대우는 한 연 중 앞 구인 출구(出句)와 뒤 구인 대구(對句)의 상응하는 글자가 문법적인 기능은 물론이고 어휘의 성질까지 같도록 구사하는 데 큰 비중을 두었다.

또한 율시는 제목 글자를 본문에 쓰지 않았으며, 함련과 경련에서는 동일한 글자의 중복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서도 가능하면 동일한 글자의 반복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율시는 대우나 성조 등 형식적인 측면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통해 형성된 한시의 결정체였다. 그에 따라 평측이나 대우뿐 아니라 압운도 엄격해서 지켜야 할 원칙이 유난히 많았다.

조선시대에는 이처럼 엄격한 형식적 제약을 지닌 율시를 신하들의 재능을 시험하는 데 종종 활용하였다. 태종대에는 성균관의 생도에게 율시로 시험을 보게 했으며(『태종실록』 17년 9월 9일), 성종대에는 왕이 신하들에게 율시를 지어 바치도록 하였다(『성종실록』 10년 2월 17일).

참고문헌

  • 민병수, 『韓國漢文學槪論』, 태학사, 1996.
  • 오가와 다마키 지음, 심경호 옮김, 『당시개설』, 이회문화사, 1998.
  • 왕력 지음, 송용준 옮김, 『중국시율학』, 소명출판, 2005.
  • 천 뽀하이 지음, 이종진 옮김, 『당시학의 이해』, 사람과책, 2001.
  • 진갑곤, 「두보 율시의 형식 연구(Ⅰ)」, 『어문론총』31집, 한국문학언어학회, 1997.
  • 황위주, 「율시의 개념과 양식적 특징」, 『선비문화』16호, 남명학연구원, 2009.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