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적(硯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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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루에 물을 따르는 문구.

개설

붓글씨는 벼루에 물을 적당히 따르고 먹을 갈아 만든 먹물을 붓에 적셔 종이에 쓴다. 먹을 갈 때 먹물이 모이도록 움푹 파인 연지(硯池)에 물을 한꺼번에 많이 붓고 먹을 가는 방법보다는 벼루의 평평한 부분인 연당(硯堂)에 물을 조금 따라 먹을 갈고, 다 간 먹물은 연지에 밀어 담고 다시 물을 조금 따라 갈기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갈아야 먹이 맑고 발묵(潑墨)이 잘된다. 이렇게 벼루에 먹을 따를 때 나오는 물의 양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고안된 것이 바로 연적(硯滴)이다.

폐쇄된 그릇에 든 물은 물이 나오는 만큼 반드시 공기가 들어가야 계속 물이 나오는 원리를 이용하여 물이 나오는 구멍과 공기가 들어가는 구멍을 내어 물 흐름을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대개 연적의 윗부분과 옆 부분에 구멍을 내어 빈 연적을 물에 담그면 한쪽으로는 물이 들어가고 다른 쪽으로는 물방울이 뽀글뽀글 소리를 내며 공기가 나오면서 물이 채워진다. 이렇게 채워진 물을 벼루에 따를 때는 위에 있는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고 연적을 기울인 다음 손가락을 떼면 물이 나온다. 벼루에 물이 적당량 따라지면 윗부분의 구멍을 다시 막아 나오던 물을 그치게 한다. 연적은 다양한 모양과 격조가 있어 문방(文房)의 품위를 높여준다.

연원 및 변천

언제부터 만들어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로는 고구려의 도기로 된 거북 모양 연적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귀족들의 취향과 청자의 발달로 다양한 형태의 청자연적이 많으며, 조선시대에는 소박한 선비의 취향과 백자의 발달로 대부분 백자연적이 전해진다. 조선전기에는 유구국 사신에게 선물로 내려주기도 하였다(『세조실록』 13년 8월 14일).

형태

동물이나 과일·집·곤충·산 ·부채 모양 등 구체적인 물체를 모방하기도 하고, 원형·또아리형·육면체·팔면체·십육면체 등 기하면체로 만들기도 한다. 대개는 자기로 만들어 백자, 청자, 청화백자, 철화자기 등이 있다. 멋과 의미를 담기 위해 사군자, 길상 그림 등을 비롯하여 상징성을 내포하는 갖가지 동식물, 민속과 관련된 그림 등 다양한 그림과 조각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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