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松子)

sillok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잣나무의 열매.

개설

잣나무의 열매는 솔방울처럼 생긴 구과(毬果)에 들어 있으며, 열매 안의 배젖[胚乳]은 향기와 맛이 좋다. 잣, 해송자(海松子), 송실(松實), 백자(柏子), 실백(實柏), 실백자(實柏子)로도 불린다. 피송자(皮松子)는 껍질을 까지 않은 잣이고, 실송자(實松子)는 껍질을 깐 잣이다.

원산지 및 유통

잣나무는 겉씨식물인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침엽수로 키는 20m에 이르며 줄기의 지름은 50㎝에 달한다. 수피(樹皮)는 암갈색이며 갈라진다. 잎은 5장씩 모여 달리는데, 뒷면에 하얀 기공선이 있어 연한 초록색을 띠며,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란다. 양지바른 곳에서도 잘 자라나 약간 그늘진 곳에서 특히 잘 자란다. 심재(心材)가 연한 홍색을 띠기 때문에 홍송(紅松), 구과가 특이하여 과송(果松), 잎이 5장씩 달려 오엽송(五葉松)이라고도 부른다.

잣은 우리나라의 특산으로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져서 당(唐)대의 『해약본초(海藥本草)』에는 생산지를 신라라 하였고, 명대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신라송자(新羅松子)라 칭하기도 하였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좋은 잣이 생산되지 않아서 중국에 공물로 보내거나 일본에 보냈다. 중국에서는 바다를 건너온 소나무라는 뜻으로 해송(海松), 신라가 잣을 중국에 수출했기 때문에 신라송(新羅松)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여러 문헌에서 신라의 잣을 특히 칭찬하였으며, 명산물로 진공품에 많이 쓰였다. 중국의 『패사(稗史)』에 신라 사신들이 올 때마다 송자를 많이 가져왔는데, 이를 옥각향(玉角香) 또는 용아자(龍牙子)라고 하며, 공향(公鄕)들의 집에 선사한다고 하였다. 일본의 정창원문서(正倉院文書)에도 신라의 잣을 구입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연원 및 용도

우리나라 잣은 품질이 우수하여 중국의 진헌물이나 일본에 선물로 쓰였다. 중국에는 매해 동지사나 중국 사신이 오갈 때 진헌물로 보냈다(『태종실록』 6년 7월 19일)(『세종실록』 1년 12월 15일). 일본에 보내는 물품으로는 인삼, 오미자(五味子), 쌀, 콩, 잣 등이 있었다(『성종실록』 4년 10월 17일).

궁중의 연회에 올리는 실과의 종류는 40여 가지인데, 모든 연회상에 송자를 올렸고 송백자가 1두 2승에서 4두가 소요되었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잣나무는 결이 고운 목재와 잣씨를 얻기 위해 흔히 심는다. 한의약에서는 약성이 온화하고 맛이 달며 자양강장의 효과가 있어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거나 신경통·현기증이 날 때 치료제로 쓰였다.

잣은 향기로운 향과 고소한 맛이 있어 날로 먹거나, 병과의 부재료 혹은 음식의 고명으로 많이 쓰인다. 잣죽은 잣을 곱게 갈아 밭치고 불린 쌀을 갈아서 합하여 쑨 죽이다. 잣강정은 강정의 고물로 잣을 묻힌 것이고, 잣박산은 잣을 엿으로 뭉쳐서 반대기를 지어 굳혀서 썬 잣엿강정이고, 잣엿은 잣을 섞어 만든 엿이다. 정월 보름날에는 잣을 12개 준비하여 불을 붙여 한 해의 운수를 점치기도 했다.

참고문헌

  • 『공선정례(貢膳定例)』
  • 『규합총서(閨閤叢書)』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만기요람(萬機要覽)』
  • 『본초강목(本草綱目)』
  • 『시의전서(是議全書)』
  •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 윤서석, 『한국의 음식용어』, 민음사, 1991.
  • 이성우, 『동아시아 속의 고대 한국식생활사연구』, 향문사, 1992.
  • 황혜성 외, 『이조궁정요리통고』, 학총사, 1957.
  • 황혜성 외, 「궁중의 식생활」, 『한국음식대관』6권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