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미음(粟米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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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좁쌀에 물을 많이 붓고 푹 끓여서 체에 밭친 음식.

개설

몸이 약한 병약자, 노인, 어린이들의 소화 흡수를 돕기 위해 만든 음식으로 죽보다는 수분 함량이 많고 소화 흡수율이 훨씬 높다.

만드는 법

잘 씻은 메좁쌀을 냄비에 담아 물을 넉넉히 붓고 뭉근한 불에서 오랫동안 끓인다. 좁쌀알이 껍질만 남을 정도로 뭉그러져서 풀리면 체에 밭친다.

연원 및 용도

죽은 속미(粟米: 메조)·경미(粳米: 멥쌀)·나미(糯米: 찹쌀)·청량미(靑梁米: 생동찰)·서미(黍米: 기장)·녹두(綠豆)·교맥(蕎麥: 메밀)·대조(大棗: 대추) 등의 곡식을 불려 곡식의 6배 정도 되는 물을 합하여 맷돌에 곱게 갈아 끓이거나 그대로 끓이는 데 비하여, 미음은 불린 곡식에 곡식의 10배 정도 되는 물을 합하여 껍질만 남을 정도로 충분히 고아서 체에 밭친 것이다.

1795년(정조 19)은 사도세자(思悼世子)와 혜경궁홍씨(惠慶宮洪氏)가 환갑이 되고 정조 즉위 20년 등 경사가 겹치는 해였다. 정조는 화성(華成: 수원)의 사도세자의 능인 현륭원(顯隆園)에서 어머니에게 환갑연을 올려드릴 것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음력 2월 9일 왕궁을 출발하여 음력 2월 16일 환궁하기까지의 8일간 원행(園幸)하는 동안, 혜경궁 홍씨에게 올린 미음상의 구성은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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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 상차림이란 대체로 고음과 정과가 1조가 되어 올라가는 상차림이다. 고음이란 양(羘)·전복·진계(眞鷄)·홍합과 소의 우둔살·도가니로 만든 곰국이며, 정과란 산사·모과·유자·생강·동아·배·도라지·연근·감자에 꿀을 넣고 졸인 것이다. 정과에는 전약(煎藥)도 포함되었다.

열량이 별로 없는 당질식품인 미음에 단백질이 진하게 함유된 곰국을 곁들여 영양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였으며, 후식으로 입가심을 위하여 여러 종류의 정과를 한 접시에 올렸다. 그러나 정과는 단순한 입가심용이 아니며, 정과 자체도 약선(藥膳)의 성격이 강했다. 다시 말하면 메조미음(황량미음·속미음)을 포함하는 모든 미음은 소화기가 약해진 병약자나 노인들을 위하여 마련한 음료적 성격이 강한 음식이었다. 그러나 미음을 올릴 때에는 미음의 낮은 영양성분을 고려하여 곰국과 정과를 1조로 하여 올리는 것이 조선왕실 미음상의 정도였다.

1795년에는 원행길에 지친 몸을 보신하기 위하여 올린 것이 고음·미음·정과로 구성된 미음상을 올렸지만, 더욱더 지치고 병약해진 몸에는 소화 흡수를 고려하여 미음만 단독으로 올리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 김상보, 『조선왕조 궁중의궤 음식문화』, 수학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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