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변(星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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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나 행성에 변고가 생기는 여러 현상을 총칭한 말.

개설

성변(星變)은 별이 낮에 나타나는 현상이나 보여야 할 항성이 안 보이는 것 등 별 자체의 이변 현상을 일컫는다. 행성이 같은 자리에 보여 투쟁하는 듯 보이는 현상과 같이 오행성의 변화를 지칭하는 경우도 포괄한다. 또는 운석이 땅에 떨어지거나 성변이 지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여러 현상들도 일컫는다.

내용 및 특징

『천문류초(天文類抄)』에는 성잡변(星雜變) 항목으로 성변을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별이 낮에 나타나는 주현(晝見) 현상을 꼽았다. 별이 해와 동시에 뜨는 것을 딸을 시집을 보낸다는 뜻의 가녀(嫁女)라 칭한다 하였고, 별이 낮에 떠서 해와 밝기를 다투면 무인(武人)이 약해지고 문인(文人)은 강해지며, 여자가 왕이 된다고 보았다.

둘째는 별이 보이지 않은 항성불현(亢星不見) 현상인데, 항성은 왕과 같은 지위라서 이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제후가 배반하는 상이며, 왕을 보좌하지도 않고 법도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셋째는 별이 다툰다는 의미의 성투(星鬪) 현상을 꼽았다. 이것은 현대 천문학에서는 별이 다른 항성을 가리는 성식(星蝕)을 말하는 것인데, 별이 다투면 천하에 큰 난리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넷째는 별빛이 흔들리는 성요(星搖) 현상인데,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별빛의 간섭 현상이나 대기로 인해 별빛이 산란되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 또는 항성의 크기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맥동 현상 따위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는 별이 떨어지는 성운(星隕)인데, 성운은 유성(流星) 중 타다 남은 잔해가 땅에까지 떨어진 것을 이른다. 별이 떨어지면 그 지역에 전쟁이 일어나고 천하의 큰 난리가 3년 안에 일어난다고 보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250건가량의 성변 기사가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금성이 낮에 나타났다는 태백주현(太白晝見) 현상 등의 성변 관측 기사류와 별의 변고를 액막이하기 위해 성변 소재도량(消災道場) 의식을 베풀었다는 소재도량류, 그리고 성변이 나타나 왕이 반찬 수를 줄여 근신하고 정사를 삼갔다는 구변의식(求變儀式)류, 당시의 정치사회 사건을 성변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성변 천견재이(天譴災異)류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성변 소재도량은 별의 변고를 없애기 위해 소재도량을 베풀어 왕과 왕비가 예불하고 분향하였다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조선초기에 빈번히 등장한다(『태조실록』 2년 10월 29일). 세자를 자운사(慈雲寺)에 보내 사대(四大) 연성법석(緣成法席)을 열고 왕이 친히 관람하였다고도 하였다(『태조실록』 3년 1월 4일).

이 외에도 구변의식류와 성변 천견재이류 기사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지난밤에 혜성이 나타나는 성변이 있었으니 정전을 다른 곳으로 옮겨 정사를 보는 피전(避殿)과 반찬 수를 줄이는 감선(減膳) 의식을 행하여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뜻을 간직하라고 하였다. 또한 상하 모두가 수성(修省)하여 하늘의 꾸지람에 응답하라 하였다(『명종실록』 13년 7월 27일). 이는 일종의 유교적 구변 의식에 해당한다. 또한 잇단 성변으로 인해 한명회(韓明澮) 등에게 군사를 거느리고 도성을 계엄토록 하는 대목도 보인다(『성종실록』 2년 12월 7일).

성변을 전문적으로 관측하여 기록한 기록물로는 조선시대 관상감에서 편찬한 『성변측후단자(星變測候單子)』가 주목할 만하다. 이 책에는 천문 현상 12종과 기상 현상 20종, 그 외 지진 현상까지 합친 총 33종의 천변(天變)과 지이(地異) 현상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
  •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
  • 『한서(漢書)』 「천문지(天文志)」
  • 『여씨춘추(呂氏春秋)』
  • 『회남자(淮南子)』
  • 『천문류초(天文類抄)』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김일권, 『(동양 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김일권, 『고구려 별자리와 신화: 고구려 하늘에 새긴 천공의 유토피아』, 사계절, 2008.
  •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고대부터 조선까지 한국 별자리와 천문 문화사』, 고즈윈,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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