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師)

조선시대 왕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세자시강원 소속의 정1품 겸임 관직.

개설

동양에서 사(師)의 원형은, 주나라의 성왕(成王)이 어렸을 때 무왕(武王)이 강태공(姜太公)을 태사(太師)로 삼아 태자의 교훈을 이끌었다고 하는 『대대례(大戴禮)』의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중국의 태자 교육은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예컨대 신라 경덕왕 때 동궁아관(東宮衙官)을 두었다는 기록은 신라 때부터 중국의 영향을 받아 태자 교육을 실시했음을 알려준다. 이런 전통이 고려시대의 동궁관(東宮官)으로 이어져, 태자의 교육과 관련한 각종 관직명이 등장하게 되었다. 사의 경우 『고려사』 「백관지」 ‘동궁관’에 따르면 1068년(고려 문종 22)에 종1품의 태사(太師) 1명과 종2품의 소사(少師) 1명을 두었다. 또한 1116년(고려 예종 11)에도 태자의 관속으로 종1품 태사와 종2품 소사를 두었다.

조선 건국 직후인 1392년(태조 1) 7월에 새로운 관제가 반포되었다. 당시 세자의 강학(講學)과 시위(侍衛)를 위해 세자관속(世子官屬)이 설치되었다. 세자관속으로 정2품의 좌사(左師)와 우사(右師)가 각 1명 배치되었다. 세자관속은 세자시강원으로 개편 시에도 계속 존속되다가 『경국대전』에 규정되었다. 그런데 『경국대전』의 규정에는 좌사와 우사 대신에 영의정이 겸임하는 정1품의 사만 등장한다. 정1품이라는 데에서 조선시대의 사가 고려시대의 태사나 소사는 물론 조선 건국 직후의 좌사나 우사에 비해 훨씬 격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조선시대에 왕세자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 결과였다.

담당 직무

사는 ‘스승’이라는 의미이다. 조선시대의 사는 정1품의 영의정이 겸임하였는데, 조선시대의 영의정은 양반 관료를 대표하는 최고 관료였다. 따라서 사는 세자의 선생님 중에서도 대표적인 선생님이었다.

사는 부(傅)와 함께 세자시강원의 최고 관직으로, 서연에 참석하였다. 단, 사·부는 조강(朝講)의 경우만 참석하고 나머지 주강과 석강은 하위직인 빈객과 궁관들이 참석하였다. 또, 매월 두 차례 시행되는 회강(會講)에도 참석하여 세자의 교육 정도를 확인하고, 서연에서 진강할 책자를 선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조선시대의 세자는 장차 왕이 될 신분이므로 세자의 제왕학 교육 목표 역시 세자 개인의 선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백성들의 선까지도 개발·육성하는 데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정1품의 영의정을 사로 임명하여 세자의 품성과 학문을 인도하게 함으로써 세자의 선에 대한 학문적 기초와 실천적 토대를 확립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변천

1894년(고종 31) 7월 관제 개정 때 시강원이 궁내부에 합속되었는데, 이때 사는 계속 존속하면서 의정부(議政府) 대신(大臣)이 겸임하도록 하였다. 대한제국이 선포되고 황제 체제가 성립되면서 세자시강원 역시 황제 체제에 맞추어 황태자시강원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조선시대의 세자익위사 역시 황태자익위사로 바뀌었다. 하지만 황태자시강원에 소속된 관원의 명칭이나 지위는 이전과 같았다. 대한제국 멸망 후 황태자시강원은 이왕직(李王職) 서무계(庶務係)에 흡수·통합됨으로써 황태자시강원에 소속된 사 역시 사라지게 되었다.

참고문헌

• 『삼국사기(三國史記)』
• 『고려사(高麗史)』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대례(大戴禮)』
• 『강학청일기(講學廳日記)』
• 『시강원지(侍講院志)』
• 김문식·김정호, 『조선의 왕세자 교육』, 김영사, 2003.
• 육수화, 『조선시대 왕실교육』, 민속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