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절(反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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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의 한 음절을 성모와 운모로 나누어 두 글자로 표기하는 방법, 또는 훈민정음을 달리 이르는 말.

개설

전통적으로 중국의 음절 분석 방식은 이분법을 따른다. 즉 한 음절을 우리말 음절의 초성에 해당하는 성모(聲母)와, 중성과 종성에 해당하는 운모(韻母)로 각각 나누어 표기하였는데, 이러한 표기 방식을 반절(反切)이라 부른다. 반절법은 후한(後漢) 때 불교와 함께 전래된 범자(梵字) 곧 브라흐미 문자의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손염(孫炎)에 이르러 체계적인 표기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중국어 한자음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한어병음(漢語倂音)을 발음 표기로 채택한 오늘날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내용 및 특징

반절은 서로 다른 두 글자의 음을 결합하여 중국어의 한 음절을 표기하는 방법이다. 우리말에서는 한 음절을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는 삼분법을 취하는 데 비해, 중국어의 경우 전통적인 이분법적 음절 분석 방법에 따라 성모와 운모로 나눈다. 이때 성모는 우리말의 초성에, 운모는 중성과 종성을 합친 부분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동’이라는 음절의 경우 ‘ㄷ/ㅗ/ㅇ’으로 분석하는 것이 우리식의 삼분법이고, ‘ㄷ/’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국식의 이분법이다. 이러한 이분법이 반절법이다.

반절법 표기의 예를 들면, ‘東[dong]’의 경우 중국의 반절법에 따라 ‘德紅[덕홍]’으로 표기한다. 성모인 ‘德[덕]’에서는 [d]만을, 운모인 ‘紅[홍]’에서는 [ong]만을 각각 취하여 [dong]이라는 발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음소적 표기와 음절식 표기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 해당한다. 완전한 음절 표기도 아니고, 음소 표기도 아닌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절의 바탕이 되는 중국의 전통적인 음운 이론인 성운학(聲韻學)은 조선시대의 중국어 학습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동국정운(東國正韻)』「서문」에서 신숙주(申叔舟)가 언급한 것처럼, 당시의 한자 학습자들에게 반절의 올바른 이해는 곧 올바른 중국어 발음을 익히는 기초였기 때문이다(『세종실록』 29년 9월 29일). 또 반절과 관련된 중국의 음절 분석 방식은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과정에서 자음과 모음을 분리하고, 한 글자를 음절 단위와 일치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편, 1527년(중종 22)에 최세진이 한자 학습서인 『훈몽자회』에서 훈민정음을 반절이라고 일컬은 이후 반절은 훈민정음의 또 다른 이름으로 통용되기도 하였다. 이는 음절식 표기와 반절의 유사성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 『훈몽자회(訓蒙字會)』
  • 『동국정운(東國正韻)』
  • 최영애, 『중국어란 무엇인가』, 통나무, 1998.
  • 임동석, 「表音 機能 漢字에 대한 硏究」, 『中國學報』35,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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