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欄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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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탑, 정자, 누마루, 툇마루, 다리 등의 외곽에 둘러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한 마감 시설.

개설

목조 건축물에는 주로 목재를 이용해 난간(欄干)을 만들지만, 궁궐 정전의 월대나 돌다리 등 석조물에는 나무가 아닌 돌로 난간을 만들어 이를 돌난간이라고 하였다.

연원 및 변천

난간은 원시 움집이 지상화 또는 고층화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상식(高床式) 건축이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성곽 건축이며 성곽의 망루 등에는 난간이 채용되었을 것이다. 고조선에서는 수도에 왕검성이 있었고 진나라의 수도인 직산의 성거산에는 위례성 토성이 있었다. 이외에도 낙랑 토성과 어을동 토성 등 많은 성곽들이 청동기시대에 접어들면서 지어졌는데, 이러한 성곽 건축에 고상 건축이 있고 여기에 난간이 사용되었을 것이므로 난간의 탄생은 기원전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눈에 띄는 것은 고구려 벽화고분 중에 약수리 고분의 성곽도와 요동성총도 등에서 망루와 같은 중층 건물들이 눈에 띄는데, 이러한 건물들에는 난간이 쓰였을 것이다. 중국의 한나라 때 많은 가형토기(家形土器)에서도 고상식 건물에 난간이 묘사되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의 고대 유적인 요시노가리[吉野ヶ里] 유적이나 나라의 당고(唐古, [가라코]) 유적 등에서도 고상식 건물에 난간이 사용된 사례를 볼 수 있다.

역사시대에 접어들면 도교 건축의 고상식 건축이나 불교의 탑 등에서 난간이 사용된 사례를 볼 수 있다. 역사시대가 되면서 난간의 유형과 쓰임은 보다 다양해졌다. 목조건축의 난간 유물로 가장 오래된 것으로는 임해전지에서 발굴된 통일신라시대 파만자난간(破卍字欄干)이 있다. 파만자난간은 만(卍) 자를 흩어놓은 것과 같은 모양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같은 유형의 난간은 실상사 백장암 삼층 석탑에도 있고, 일본 법륭사 오중탑 및 금당, 중국 운강석굴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대개 시기적으로 5세기에서 9세기 정도에 걸친 유적들이다. 동양 건축에서 시대적 동질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파만자난간은 동북 지방에서 한국, 일본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었다. 기원전에 만들어진 인도 산치대탑의 난간은 돌난간인데 난간 기둥을 세우고 횡으로는 단면 형태가 타원형인 난간대를 만들었다. 이러한 형태의 난간은 아잔타나 엘로라 등 인도의 많은 석굴조각에도 나타난다. 이로 미루어볼 때 난간도 지역적·시대적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한국에서는 조선시대를 대표하여 계자각(鷄子脚)을 사용한 계자난간과 창살의 여러 문양을 응용한 교란(交欄) 형태의 평난간이 주로 쓰였다. 다리나 월대 등의 외곽에는 난간동자를 연잎 형태로 만든 돌난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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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계자난간(鷄子欄干)

조선시대에 널리 쓰이던 난간 형식으로 계자다리(鷄子多里)라고 하는 난간동자가 난간대[欄干竹]를 지지하는 난간을 말한다. 계자다리는 측면에서 보면 선반 까치발처럼 생겼는데, 판재에 당초 문양을 조각해 만든다. 위로 올라갈수록 밖으로 튀어나오도록 만들기 때문에 난간대가 밖에 설치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건물 안쪽에서는 난간대가 손에 스치지 않는 여유가 있는 난간이다. 교란의 단점을 보완한 조선시대 특징적인 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난간은 마치 머름을 만들듯이 먼저 마루귀틀 위에 난간 하방을 놓고 일정 간격으로 난간동자 즉, 계자다리를 세운 다음, 난간동자 사이에 난간청판(欄干廳板)을 끼운다. 그리고 난간동자 위에 난간 상방을 건다. 즉 난간동자가 서는 위치에 하방과 상방에 의지해 계자다리를 세우고, 계자다리 위에 난간대를 보낸 것이다. 난간대와 계자다리가 만나는 부분에는 기둥 위에 주두를 얹듯 연잎 모양의 조각 부재를 끼우는데, 이를 하엽(荷葉)이라고 부른다. 난간청판에는 연화두형의 바람구멍을 뚫는데, 이를 풍혈(風穴) 또는 허혈(虛穴)이라고 한다. 풍혈의 작은 구멍을 통과하는 바람은 풍속이 빨라지기 때문에 난간에 기대앉은 사람에게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는 선풍기 효과가 있다. 머름 하방이 놓이는 마루귀틀에는 귀틀 밑으로 폭이 넓은 판재를 붙이기도 하는데 이를 치마널이라고 한다. 넓은 치마널을 붙이면 난간 하방을 두껍게 보이도록 하여 난간이 안정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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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난간(平欄干)

계자다리가 없는 난간으로 난간 상방 위에 바로 하엽을 올리고, 하엽 위에 난간대를 설치하는 난간 형식을 말한다. 이렇게 계자다리 없이 구성된 난간을 평난간이라고 통칭하며 평난간은 살의 구성과 모양에 따라 다시 여러 종류로 나뉜다. 평난간 난간동자 사이를 청판 대신에 창처럼 살대로 엮은 난간을 특별히 교란이라고 한다. 교란은 살대의 모양에 따라 창호를 분류하듯이 아자교란, 완자교란, 빗살교란, 파만자교란(破卍字交欄) 등으로 나뉜다. 교란은 주로 궁궐 건축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교란 중에는 하회 남촌댁처럼 ‘X’ 모양의 교란도 있으며 창덕궁 승화루에서는 ‘X’교란의 교차점에 원형 살대를 넣어 복잡하게 장식한 것도 있다. 이러한 교란은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것들이다. 또 파만자교란은 한국의 임해전지 및 실상사 백장암 석탑, 중국 운강석굴, 일본의 법기사와 법륭사에서도 나타난다.

계단에 통로를 내고자 할 때는 통로 양쪽에 난간동자보다 굵은 기둥을 세워 대는데 이를 법수(法首)라고 한다. 법수는 돌장승을 뜻하는 벅수에서부터 기인된 명칭이다.

의성김씨 종택이나 의성김씨 서지재사의 난간은 평난간인데 머름과 같다. 다만 풍혈이 있는 청판을 끼웠다는 것이 머름과 다른 점이며, 하엽이나 난간대 없이 난간 상방이 난간대 역할을 하는 등 머름과 모양이 같다. 상주 양진당은 난간청판에 풍혈이 없으며 난간동자가 난간 상방 위로 높이 올라와 하엽 없이 난간대를 직접 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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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난간[石欄干]

궁궐 월대나 격식을 갖춘 돌다리[石橋]에는 돌난간을 설치한다. 돌난간은 지대석을 놓고 일정 간격으로 동자기둥[童子柱石]을 세우며, 동자기둥 사이에는 하엽석(荷葉石)을 놓고, 하엽석 위에는 동자기둥 사이를 건너지르는 난간석(欄干石)을 올린다. 난간석은 대개 팔각으로 만들어지며 이를 돌란대라고 부른다. 그리고 다리가 시작되는 양쪽에는 동자석보다 굵고 높은 기둥석을 세우고 서수상을 올리기도 하는데 이를 법수석(法首石)이라고 한다. 동자기둥 위에는 연봉을 조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수원 화성 화홍문의 다리 양쪽과 창경궁 옥천교 다리 양쪽에는 법수석에 동물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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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김왕직, 『알기 쉬운 한국건축용어사전』, 동녘, 2007.
  • 신영훈, 『한옥의 조영』, 광우당, 1987.
  • 장경호, 『한국의 전통건축』, 문예출판사,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