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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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종류의 타악기.

개설

북은 음악 연주, 춤 의물(儀物), 궁중 행사의 신호, 백성 구호(救護) 도구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었다. 활용도가 큰 만큼 종류도 다양했으며, 궁중과 민간에서 폭넓게 애용되었다.

연원 및 변천

북은 신화(神話)에도 나타날 정도로 연원이 오래되었다. 그러나 고구려 고분벽화에 북이 그려져 있으며, 중국의 수(隨)와 당(唐)에 파견된 고구려 악대에 요고(腰鼓)·제고(齊鼓)·담고(擔鼓) 같은 북 종류의 악기가 포함된 것으로 보아 구체적으로 음악 연주와 관련한 북의 등장을 논할 수 있는 시기는 삼국시대이다. 백제시대의 유물인 금동용봉봉래산향로(金銅龍鳳蓬萊山香爐)에서도 북을 연주하는 악인(樂人)이 등장한다.

통일신라의 대표 악기에도 가야금·거문고·비파·대금(大笒)·중금(中笒)·소금(小笒)으로 구성된 삼현삼죽(三絃三竹)과 함께 박판(拍板)·대고(大鼓)가 명시되어 있어, 대고라는 북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교방고(敎坊鼓)·진고(晉鼓)·입고(立鼓)·응고(應鼓)·강고(掆鼓) 등이 나타난다.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궁중 행사에서 여러 종류의 북이 활용되었다. 즉 제례, 조하(朝賀), 연향, 행차, 군대 사열 등에서 북이 쓰였다. 제례에 편성된 대표적인 북은 뇌고(雷鼓)·영고(靈鼓)·노고(路鼓)·뇌도(雷鼗)·영도(靈鼗)·노도(路鼗) 등이 있다. 뇌고와 뇌도는 하늘에 제사 지낼 때에만 사용되었다(『세종실록』 23년 1월 6일). 뇌고는 하늘을 상징하는 검은색 칠을 한 원뿔 모양 북통에 북면이 하나인 북 6개를 묶어 악기틀에 매달았는데, 채로 북면을 쳐서 소리를 낸다. 뇌도는 하늘을 상징하는 검은색 칠을 한 북통 3개를 긴 장대에 끼우듯 매달았는데, 장대를 흔들면 북통에 연결된 끈이 북면을 저절로 두드리면서 소리를 낸다. 영도와 노도 역시 소리를 내는 원리는 뇌도와 같다.

영고와 영도는 땅과 곡식 신에게 제사 지낼 때에 사용되었다. 영고는 땅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칠한 원뿔 모양 북통에 원추형 8개를 묶어 매달았다. 영도는 땅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칠한 북통 4개를 긴 장대에 끼우듯 교차시켰다. 노고와 노도는 사람을 대상으로 지내는 제사에 사용되었으며, 현재 전승되는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과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에서 사용되고 있다. 노고는 붉은색으로 칠한 북통 2개를 매달았으며 북면을 채로 치고, 노도는 붉은색을 칠한 북통 2개를 긴 장대에 꿰어 놓은 형태로 장대를 흔드는 방식으로 연주한다.

연향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북으로는 건고(建鼓)·삭고(朔鼓)·응고가 있다. 건고·삭고·응고는 궁중연향에 세트로 진설되곤 하였다. 연향에서 사용되는 특성상 장식이 많고 화려하고 규모가 큰 북이었다. 하례를 올릴 때에도 세 종류의 악기가 함께 쓰인 용례가 있다(『세종실록』 15년 7월 4일).

군대에서는 대고·소고(小鼓)·비(鞞)·용고(龍鼓) 등을 행진·신호 등의 용도로 활용하였다. 비는 조선전기에만 사용되었고(『세종실록』 3년 6월 1일), 임진왜란 이후 용고로 대치되었다. 또한 왕이 거둥할 때 북소리로 주위를 경계하곤 하였다.

이렇듯 북은 제례에서는 신(神)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였고, 연향에서는 웅장한 소리와 함께 장식의 기능도 하였다. 또한 군사를 움직이는 지휘용으로 쓰이기도 하였고, 왕의 행차에 위엄을 드러내주기도 하였다. 다양한 용도만큼 여러 종류의 북이 있었고 상황에 맞게 사용되었다.

형태

북 종류의 악기는 나무통에 가죽을 덧댄 모습이다. 북통 재료로는 소나무나 오동나무를 많이 썼고, 가죽 재료로는 소가죽을 선호하였다. 소가죽에 무두질을 하여 제련한 후 북통의 크기에 맞게 재단한 가죽을 북통에 메운다. 북의 종류에 따라 북통에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하기도 한다. 궁중에서 사용하는 북에는 용 문양을 많이 썼다.

생활·민속 관련 사항

민간에서도 북을 사용했는데, 농악에 쓰는 농악북, 판소리 반주에 쓰는 소리북, 굿에 쓰는 북, 불교 의식에서 쓰는 법고(法鼓) 등이 있었다.

참고문헌

  • 『삼국사기(三國史記)』
  • 『고려사(高麗史)』
  •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 『국조오례의서례(國朝五禮儀序例)』
  • 『종묘의궤(宗廟儀軌)』
  • 『춘관통고(春官通考)』
  • 『기사진표리진찬의궤(己巳進表裏進饌儀軌)』
  • 『자경전진작정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
  •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 『순조기축진찬의궤(純祖己丑進饌儀軌)』
  • 『헌종무신진찬의궤(憲宗戊申進饌儀軌)』
  • 『고종정축진작의궤(高宗丁丑進爵儀軌)』
  • 『고종정해진작의궤(高宗丁亥進爵儀軌)』
  • 『고종임진진찬의궤(高宗壬辰進饌儀軌)』
  • 『고종신축진연의궤(高宗辛丑進宴儀軌)』
  • 『고종신축진찬의궤(高宗辛丑進饌儀軌)』
  • 『고종임인진연의궤(高宗壬寅進宴儀軌)』
  • 『대한예전(大韓禮典)』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 궁중행사도 Ⅰ』, 그라픽네트, 2010.
  • 서인하 외, 『조선시대 진연 진찬 진하병풍』, 국립국악원, 2001.
  • 강우방·김승희, 『甘露幀』, 도서출판 예경, 1995.
  • 송방송, 『증보한국음악통사』, 민속원, 2007.
  • 송혜진 글, 강운구 사진, 『한국악기』, 열화당, 2001.
  • 이숙희, 『조선후기 군영악대』, 태학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