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초장(苦椒醬)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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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고초장 |
한글표제 | 고초장 |
한자표제 | 苦椒醬 |
대역어 | 고추장 |
동의어 | 고쵸장, 고초장(苦草醬), 고초장(枯椒醬), 만초장(蠻椒醬), |
관련어 | 고초(苦草), 고초(苦椒), 남만초(南蠻椒), 남초(南椒), 당고초(唐苦草), 당초(唐椒), 만초(蠻椒), 번초(番椒), 왜개자(倭芥子), 왜초(倭椒) |
분야 | 생활·풍속/식생활/음식 |
유형 | 음식 |
지역 | 대한민국 |
시대 | 조선 |
집필자 | 주영하 |
재료 | 고춧가루, 꿀[蜜], 메주[豉], 조청(造淸), 찹쌀[粘米] |
계절 | 가을[秋]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고초장(苦椒醬)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영조실록』 44년 7월 28일 |
콩가루, 멥쌀가루, 찹쌀가루, 고춧가루, 엿기름, 간장, 꿀, 전복, 새우, 홍합, 생강 등을 넣고 잘 버무린 다음에 보름 동안 항아리에 넣어 삭힌 음식.
개설
고초장은 영조가 입맛을 잃었을 때 즐겨 먹은 음식이다. 한자의 표기는 고초장(苦椒醬), 고초장(苦草醬), 고초장(枯椒醬) 등으로 쓰였고, 다른 말로는 만초장(蠻椒醬)이라고도 불렀다. 오늘날의 고추장과 기본적으로 만드는 법은 비슷하지만, 메줏가루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꿀·전복·새우·홍합·생강 등이 들어간 점이 다르다.
만드는 법
조선후기의 고초장 만드는 법은 숙종의 어의를 맡았던 이시필(李時弼)이 지은 책으로 알려진 『소문사설(謏聞事說)』에 나온다. 제목은 ‘순창고초장조법(淳昌苦草醬造法)’이다. “쑤어 놓은 콩 2말과 흰 쌀가루 5되를 섞고, 고운 가루가 되도록 마구 찧어서 빈 섬 속에 넣는다. 1~2월에 이레 동안 햇볕에 말린 뒤 좋은 고춧가루 6되를 섞고, 엿기름 1되와 찹쌀 1되를 모두 가루로 만들어 진하게 쑤어 빨리 식힌 뒤, 단간장을 적당히 넣는다. 또 좋은 전복 5개를 비스듬히 저미고, 대하와 홍합을 적당히 넣고 생강을 조각내어 보름 동안 항아리에 넣어 삭힌 뒤, 시원한 곳에 두고 꺼내 먹는다.”고 했다. 『소문사설』의 ‘순창고초장’은 당시 고초장을 맛있게 담근다고 알려진 경화사족(京華士族) 조종부(趙宗溥)의 본관이 순창이었기 때문에 생겨난 별명일 가능성이 높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고초장 만드는 법이 나온다. “콩 1말을 메주 쑤려면 쌀 2되를 가루로 만들라. 흰 무리떡 쪄 삶은 콩 찧을 때 한데 넣어 곱게 찧어 메주를 줌 안에 들게 작게 쥐어 띄우기를 법대로 하여 바싹 말리어 곱게 가루 내어 체에 쳐 메줏가루 1말이면 소금 4되를 좋은 물에 타 버무리되 질고 되기는 ‘의이’처럼 하고 고초가루를 곱게 빻아 5~7홉을 식성대로 섞고 찹쌀 2되로 밥을 질게 지어 고루 버무리고 대추 두드린 것과 포육가루와 화합하고 꿀을 한 보시기만 쳐 하는 이도 있다. 소금과 고초가루는 식성대로 요량한다.”
『규합총서』의 만드는 법을 통해서 『소문사설』의 처음 내용이 고초장에 쓸 메주를 만드는 법임을 알 수 있다. 요즘과는 약간 다르지만, 쌀과 콩으로 메줏가루를 만들어서 누룩곰팡이가 붙도록 했기 때문에 만드는 법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엿기름과 찹쌀과 함께 꿀을 넣는 것이 특이하다. 여기에 대하와 홍합 혹은 쇠고기로 만든 육포 가루를 넣는다고 했으니, 동물성 단백질의 아미노산 맛까지 보태져서 맛이 매우 좋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연원 및 용도
임진왜란 전후에 전래된 아메리카 대륙 원산지의 칠리페퍼(chilli pepper)가 여러 가지 말로 불리다가 18세기 이후 그 이전에 후추와 천초 등을 두루 가리키던 ‘고초’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었다. 이 고초를 주재료로 하여 만든 장(醬)의 하나가 고초장이다. 조선후기의 기록에 나오는 고초장 만드는 방법은 지금의 것과 약간 다르다. 본래 된장에 천초를 박았던 천초장(川椒醬)이 진화하여 개발된 음식으로 추정된다.
고초장은 영조가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영조는 56세가 된 해에 송이(松茸)·생복(生鰒)·아치(兒雉: 어린 꿩)·고초장(苦椒醬)의 4가지 음식이 있으면 밥을 잘 먹는다고 했다(『영조실록』 44년 7월 28일). 영조는 여름에 더위를 먹고 입맛을 자주 잃었는데, 콩으로 지은 밥[豆飯]은 싱거워서 좋지 않고 보리밥[麥飯]은 싱겁지는 않지만 매번 몇 숟가락 먹지 못하였다. 하지만 천초(川椒)가 들어간 음식이나 고초장을 자주 먹었다고 한다. 특히 조종부(趙宗溥)의 집에서 올라온 고초장의 맛이 매우 좋다고 하였다. 당시에는 궁궐 밖 여염집에서 고초장 담그기가 성행하였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규합총서(閨閤叢書)』
- 『소문사설(謏聞事說)』
- 이시필 저, 백승호·부유섭·장유승 역, 『소문사설, 조선의 실용지식 연구노트』, 휴머니스트, 2011.
- 주영하, 『장수한 영조의 식생활』,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14.
- 정병설, 「입맛을 돋우는 매콤달콤한 맛: 영조의 식성과 고추장 사랑」, 『18세기의 맛 : 취향의 탄생과 혀끝의 인문학』, 문학동네,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