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驚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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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로, 만물이 소생하는 날.

개설

우수와 춘분 사이에 든 절기이다. 대개 양력으로 3월 5일쯤이다. 음력으로는 2월 중에 있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뜻의 경칩은 날씨가 풀려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날이기도 하다. 경칩에는 중앙과 지방의 무관을 중심으로 독제(纛祭)를 지냈으며, 경칩 이후 해일(亥日)에는 선농제(先農祭)를 지냈다. 농사력으로는 씨를 뿌리는 파종기이다.

연원 및 변천

경칩은 그 전후로 국가가 주관하는 여러 제의가 행해졌다. 경칩에는 독제를 지냈다. 경칩 이후의 해일(亥日)에는 길일로 알려져 선농(先農)에 제향(祭享)하였다. 그중 독제는 서운관(書雲觀)에서 봄에는 경칩에, 그리고 가을에는 상강(霜降)에 지내게 하였다. 독제는 군과 관련된 일을 관장하는 무(武)의 신을 위한 제사이다. 이를 위해 독소(纛所)에 기독묘(旗纛廟)라 불리는 사당을 세우고 제를 지냈다. 선농제는 인간에게 처음으로 농사를 가르쳐준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后稷氏)에게 한 해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올리는 제사이며, 동대문 밖에 위치한 선농단(先農壇)에서 행해졌다.

농사력과 관련하여 경칩 무렵이면 농민들이 논과 밭에 불을 놓아 산과 들로 번져서 피해가 컸고, 또한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는 시기에 불을 피워 갓 나온 벌레와 풀 등을 없애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하여 1415년(태종 15)에는 경칩 이후로 산과 들에 불 놓는 것을 금하는 금령을 내리기도 하였다(『태종실록』 15년 1월 4일). 또한 경칩은 농기구를 정비하는 날로 여겨졌다(『정조실록』 22년 11월 3일).

절차 및 내용

독제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모든 지방의 수어관(守禦官)의 주재하에 경칩에 지냈다. 독제는 군의 대장기(大將旗)인 독기를 세워 놓고 제사하는 것으로, 무관만이 참석하였다. 독신(纛神)을 위한 제는 관청의 청사 뒤에 대를 쌓고 군중의 대장기라 할 수 있는 기독묘를 세우고 군아(軍牙)와 여섯 독신의 신위(神位)를 설치하여 그 앞에서 지냈다. 기독은 꿩의 꽁지를 장식한 군기로, 이 독기에 방울을 단 것은 둑령[纛鈴]이라 하여 신독(神纛)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선농단의 제사를 위해 왕은 몸소 축문과 향을 전달하고, 친히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선농단 남쪽에 마련된 적전에서 왕이 직접 친경(親耕)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는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함과 동시에 농사의 소중함을 백성들에게 몸소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생활·민속적 관련 사항

경칩에는 농기구를 손질하고 보리 파종을 행하였다. 또한 속신의 하나로 보리 싹의 형태를 보고 그해의 풍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경도잡지(京都雜誌)』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삼국·고려시대편』, 2003.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조선전기 문집편』, 2004.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조선후기 문집편』, 2005.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신문·잡지편(1876~1945)』, 2003.
  • 임동권, 『한국 세시풍속 연구』, 집문당, 1984.
  • 김명자, 「한국 세시풍속 연구」,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9.
  • 조지훈, 「서낭간고-주곡의 서낭 신앙에 대하여」, 『신라가야문화』제1집,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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