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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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만드는 뼈대의 얽기.

개설

가(架)는 가구(架構)를 말한다. 간가(間架)는 집의 정면과 측면을 의미하며 간가도(間架圖)는 평면도를 부르는 명칭이다. 따라서 정면 5칸, 측면 3칸 건물이라면 ‘오가삼간(五架三間)’으로 표현한다. 또 기둥 및 도리로 구성된 건물의 단면 구조를 표현할 때는 ‘○가○영(○架○楹)’이라고 표현한다. 또 기둥, 보, 도리 등 구조를 형성하는 주요 부재의 가구 얽기를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량가(○樑架)’가 있다. 이러한 가구의 얽기는 일반적으로 가구법(架構法)이라고 할 수 있다.

가구를 구성하는 주요 구조 부재는 기둥과 보와 도리이다. 이 세 부재의 구성 방식에 따라 가구법을 세분한다. 즉 목조 건축을 구성하는 주요 구조 부재가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지느냐 하는 것이 가구 종류 또는 가구법이다. 가구법은 평면 규모와 형식에 의해 결정되며, 현대 건축으로 치자면 단면 형식을 말한다. 평면 형식은 생활 방식이나 기후 등 자연 여건에 따라 지역적으로 다를 수 있으므로, 가구법도 이러한 구분이 가능하다. 즉 평면 형식에 따라 일정한 가구법이 사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구법의 가구 숫자는 단면상 도리 숫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주심에서 외출목과 내출목이 여러 개 있어도 가구법을 산정할 때는 하나로 계산한다. 즉 출목도리는 가구법 산정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가구 종류는 도리의 숫자에 따라 크게는 삼량가(三樑架), 평사량가(平四樑架), 반오량가(半五樑架), 오량가(五樑架), 칠량가(七樑架), 구량가(九樑架), 십일량가(十一樑架) 등으로 구분한다. 평사량가와 반오량가는 도리가 4개이다. 한국 건축에서 십일량가는 극히 드물다.

내용 및 특징

양쪽으로 경사진 지붕을 만들려면 최소한 도리가 세 줄로 걸려야 한다. 이를 삼량가라고 한다. 삼량가는 앞뒤 기둥에 대들보를 건너지른 다음 양쪽 처마에 각각 도리 하나씩과 대들보 중앙에 대공을 세우고 종도리를 얹은 다음, 세 도리에 의지해 서까래를 양쪽으로 거는 구조이다. 삼량가는 규모가 작은 건물이나 살림집 중에서도 홑집 형태의 문간채나 행랑채, 광채 등 부속채에 많이 사용되는 가구 방식이다. 또 삼량가는 맞배지붕이 대부분이며, 포가 없는 민도리집이나 익공 형식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평사량가는 단면상 도리를 네 줄로 건 가구 구조이다. 오량가구와 비교하면 종도리가 없고 처마도리와 중도리만 있는 가구 형식이다. 즉 대들보 위에 동자주를 세우고 종보를 건 다음, 종보 중앙에 대공을 두지 않고 중도리 사이에 서까래를 수평으로 건 가구 형식을 말한다. 종도리가 없는 구조 형식으로 격식 있는 권위건축보다는 일반 서민들의 살림집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종도리가 없으므로 용마루 부분이 수평인데, 여기에는 잡목 등을 쌓아 뾰족하게 만든 다음 지붕마루를 만든다. 건물 측면에서는 한쪽은 중보에 걸고 다른 한쪽은 측면 처마도리에 올려놓는 두 개의 충량을 건다. 이 충량들은 양쪽에 높이 차가 있기 때문에 대개 굽은 보를 사용한다. 그리고 충량 중간 정도에서는 보 방향으로 멍에보를 건너지른 다음 여기에 의지해 측면 서까래를 건다. 그리고 충량과 멍에보의 교차점에는 추녀 뒤뿌리가 놓이는 것이 평사량의 일반적인 구성법이다.

오량가는 종단면 상에 도리가 다섯 줄로 걸리는 가구 형식을 말한다. 건물 측면 폭이 커지면 삼량가구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량가로 한다. 오량가의 구성은 앞뒤의 기둥에 대들보를 건너지른 다음, 대들보 양쪽에 동자주를 세워 종보를 건너지르고 종보 중앙에는 대공을 세워 대공과 동자주, 평주 위에 도리를 건다. 처마도리와 중도리에는 장연을 걸고 중도리와 종도리에는 단연을 건다. 이처럼 오량집은 서까래도 두 단으로 걸린다. 내부에 고주 없이 앞뒤 두 개의 평주에 대들보를 길게 건너질러 구성한 오량가를 오량가 또는 이평주오량가라고 부른다. 오량가는 살림집 안채와 일반 건물, 작은 대웅전 등에서 사용하며 한국 건축에서 가장 많은 가구법이다. 살림집 대청은 공간이 개방적이고 큰 공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평주오량가가 많다. 그러나 같은 집이라 할지라도 방이 있는 부분은 전퇴가 있고 퇴와 방 사이에는 고주를 세우는 경우가 있다. 즉 전면은 동자주 대신에 고주를 세우고 뒷면은 대들보 위에 동자주를 세워 고주와 동자주에 종보를 거는 경우인데, 이를 이평주오량가와 구분하여 일고주오량가라고 한다. 일고주오량가는 조선시대 살림집 안채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한옥에서 전퇴가 있는 평면 구성이 가장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사찰에서는 불단을 뒤에 꾸미기 때문에 뒤퇴 부분에 고주가 있는 일고주오량집이 일반적이다. 봉정사 대웅전, 여주 신륵사 극락보전, 칠장사 대웅전 등이 이에 속한다.

때에 따라서는 고주 없이 중앙에 평주를 하나 더 놓고 앞뒤로 길이가 같은 보를 중앙 기둥에 연결하여 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맞보라고 한다. 그리고 앞뒤 맞보 중간에 동자주를 세우고 종보를 거는 구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 경우 고주 없이 평주만 세 개 있는 오량 구조이기 때문에 삼평주오량가라고 부른다. 또 흔하지는 않지만 전후 퇴칸이 있는 평면 구조에서 고주가 두 개 있는 오량집이 있는데, 이를 이고주오량가라고 한다. 그러한 사례는 은해사 거조암 영산전과 강화 정수사 법당에서 볼 수 있다. 정수사 법당은 현재 전퇴가 한 칸 더 붙어 있지만, 이는 임진왜란 이후에 덧붙인 것으로 원래 구조는 이고주오량가이다.

특수한 오량가 중에서는 삼량가에 전퇴를 붙여 후면은 삼량가인데 전면은 오량가인 가구가 있다.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이러한 반쪽만 오량가인 것을 반오량가라고 한다. 해남윤두서(尹斗緖) 가옥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다.

칠량가 이상은 일반 살림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고, 사찰이나 궁궐 등 큰 건물에서 주로 사용되었다. 칠량 정도면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앞뒤 평주를 하나의 대들보로 연결하는 이평주칠량집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앞뒤에 툇간이 있는 이고주칠량가가 대부분이다. 지림사 대적광전, 금산사 대적광전, 봉정사 극락전의 정칸 가구, 무위사 극락전 등이 여기에 속한다. 봉정사 극락전은 정칸과 협칸의 가구가 다른데, 측면 가구는 가운데 어미기둥이 종도리까지 올라가 있는 심고주칠량가로, 매우 보기 드문 사례이다.

구량가 이상은 매우 보기 어렵다. 부석사 무량수전과 수덕사 대웅전은 이고주구량가인데 가구법이 조선시대와는 다르다. 기둥이 아닌 퇴보 위에도 도리가 걸려 있는데 이러한 가구 방식은 조선시대 건물에서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다른 도리와 차이가 없으므로 가구의 숫자를 셀 때는 포함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다.

참고문헌

  • 김왕직, 『알기 쉬운 한국건축용어사전』, 동녘,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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