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8대 국왕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安順王后) 한씨(韓氏)를 동원이강(同原異岡)의 형식으로 모신 합장릉으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서오릉 하나로, 사적 제198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물의 배치는 『국조오레의』를 따랐는데, 상석을 받치고 있는 고석에는 일반적인 귀면 대신 문고리를 조각하여 새겨 넣었고, 대석주(大石柱)의 주두(柱頭) 또한 둥그런 원수(圓首) 아래 환상(環狀) 받침을 마련하고 사각 석주 형식을 이루고 있다. 예종은 1469년(예종 1) 11월 28일 경복궁 자미당에서 승하하였고, 1470년(성종 1) 2월 5일에 능을 조성하여 장사지냈다. 그 뒤 1498년(연산군 4) 12월 23일에 안순왕후 한씨가 승하하자, 예종의 능 동쪽에 동원이강의 형식으로 능침을 조성하고 1499년 2월 14일에 안장하였다. 왕릉과 왕비릉의 두 봉분 주변에는 병풍석을 두르지 않고, 난간석 12칸을 배치하고 동·서·북 삼면을 두르는 곡장(曲墻)을 설치하였다. 봉분의 남쪽에는 혼유석, 장명등 1좌, 망주석 1쌍을 배치하였다. 석상은 문인석 1쌍, 무인석 1쌍, 마석 1쌍, 양석 1쌍, 호석 2쌍을 두었다. 능침 남쪽 약 67보 아래에 정자각을 세우고, 정자각의 남서쪽에 수라간 2칸, 남동쪽에 수복방 2칸을 조성하였다. 망료위와 홍살문 망배위도 건립하였다. 정자각은 1499년(연산군 5)에 안순왕후의 능침을 조성하면서, 왕과 왕후의 능침 중간지점으로 옮겨 지은 것이다. 정자각의 북동쪽에는 표석(表石)을 세웠는데, 1755년(영조 31)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비각을 한 칸 지었다. 정자각은 1756년(영조 32)에 화재로 소실되었는데, 그해 5월에 중건도감(重建都監)을 조직하여 정전은 정면 3칸 배위청 2칸으로 조성하였다. 오늘날에는 재실과 수라간, 수복방 등이 모두 소실되고, 정전 3칸 배위청 2칸의 정자각과 1칸의 비각이 자리하고 있다. 왕비릉의 문인석은 왕릉과는 달리 왼손에 지물을 쥐고 있으며, 투구가 길고 짧은 상모가 있다. 왕릉 앞의 장명등은 지붕돌이 없어진 상태이다. 정자각 앞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 언덕(서쪽)이 예종, 오른쪽 언덕(동쪽)이 안순왕후의 능이다. 1765년(영조 41)에 이덕용이 편찬한 『창릉등록(昌陵謄錄)』에는 정자각의 규모에 관한 기록과 재실 간가도(間架圖) 형식의 그림이 수록되어 당시 창릉 내에 조성된 건축 규모를 상세히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