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다시 한국인의 생활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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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다시 한국인의 생활속으로

한복에 깃든 유구한 역사

한복은 한국의 전통 복식이다. 고대 동북아시아의 스키타이-시베리아 문화에서 건너온 것으로 유목민의 다양한 의상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1] 실제 한반도에서 입었던 한복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모습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한복은 각 나라가 처한 환경이나 산업에 따라, 혹은 교역 국가들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를 계속해 왔다.

고구려가 잦은 영토 전쟁 때문에 활동성을 중시한 전투복 용도로 복장이 발전한 반면 백제는 화려한 색감과 머리 장식 등 미적인 요소들이 두드러졌다. 당나라와 활발히 교역하던 신라는 귀족층에서 당의 영향을 받은 복식을 선호하였다. 또 원나라의 간섭이 있던 시기에는 고려 귀족층의 복식에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교사회이면서 신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에는 의관을 제대로 갖추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의복과 모자는 사농공상의 사회적 신분과 관혼상제 등 의례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승려, 기생, 역졸, 보부상 등 특수 계층에 따라 그 종류가 수 백 가지가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통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입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 전부 사라졌다. 오늘날의 한복은 조선 후기와 가장 비슷한 양식을 띤다.

개화기 이후 한복은 점차 양복에 밀려나게 되었다. 농경사회에서 벗어나 점차 공업화된 도시에서 직업을 갖게 되면서 양복의 실용적 간편함을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산업혁명 이후 섬유산업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옷감이 싸고 흔해진 것도 한 이유이다. 한복은 점차 예복으로서만 찾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색이나 문양이 더욱 화려해지는 경향을 띠기도 하였다.

현대 사회에서 한복은 패션의 한 종류로 활용되고 있다. 한복의 기본선이나 형태를 활용한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하고, 소재 면에서도 레이스나 모직, 심지어 한지나 가죽을 활용하기도 한다. 또 고름을 단추로 대체하고, 원피스나 정장 재킷 형태로 변화를 주어 입기도 한다.

한복의 종류

전통적인 한복에는 곤룡포, 구군복, 혼례복, 상복 등이 있었다. 곤룡포는 임금의 업무복으로 금실로 용을 수놓은 흉배, 머리에 쓰는 사모와 같이 입었다. 조선시대에는 붉은 색 비단으로 지어 입었으나 대한제국 이후에는 황실을 뜻하는 황금색으로 바뀌었다.

구군복은 무관이나 지방 수령이 입는 관복이다. 오늘 날 궁궐 앞 수문장 교대식에서 볼 수 있는 복장이다. 장교와 병사는 색깔과 겹쳐 입는 옷가지 수에서 차이를 두었다.

혼례복은 결혼식 때 입는 한복이다. 남자는 벼슬을 하지 않았더라도 사모관대를 착용했으며 일반 한복 위에 문관 벼슬아치들이 입는 관복을 겹쳐 입었다. 여자는 화려하게 장식된 족두리와 붉은 댕기를 둘렀고, 왕비의 대례복과 비슷한 예식용 겉옷을 덧입었다.

상복은 원래 흰색 한복을 주로 입었으나 근래에는 서구 장례식 문화의 영향으로 검은색도 많이 입는다. 아직 여자는 한복을 많이 입지만 남자는 양복 위에 건이나 완장 정도를 부착하는 것으로 상제임을 나타낸다. 상복으로서의 한복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고 하겠다.

한복의 구성

한복의 장점은 옷 안에 여유 공간을 많이 두어 활동성을 높인 점이다. 또 한반도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여러 벌의 옷을 껴입어서 보온성을 높일 수도 있다. 풍성한 품은 몸매를 감싸주므로 그 결점을 덮어주기도 한다. 작은 사람도 크게 보이게 입을 수 있으며, 마른 사람도 풍신하게 보이게 입을 수 있다. 그런 넉넉함이 있으면서도 한복이 주는 우아한 맵시를 유지할 수 있다.

남자 한복은 바지와 저고리 위에 마고자를 입고, 외출할 때 두루마기를 입었다. 조끼와 마고자는 개화기에 양복의 영향으로 입게 되었는데, 특히 조끼는 주머니가 있는 편리함 때문에 금방 보급되었다. 바지는 기마민족의 전통에서 비롯된 듯 통이 넓고 밑위가 넓어 헐렁헐렁하다. 이 때문에 좌식생활에도 잘 맞는다. 바지는 발목 부분에서 대님이라는 끈으로 졸라맨다.

여성용 한복 정장은 치마와 저고리, 두루마기로 되어 있다. 치마는 땅에 닿을 정도로 길게 입으며, 저고리는 기장이 짧고 소매는 넓게 만들어져 있다. 저고리의 소매 끝부분과 겨드랑이 부분에 색깔이 다른 천을 대어 멋을 내기도 한다. 이를 끝동과 회장이라고 부른다. 옷을 여미는 데는 단추를 쓰지 않고 장식을 겸한 옷고름을 단다. 여자 한복의 저고리 길이와 품, 치마허리의 높낮이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며 유행을 탔다. 저고리두루마기의 목이 닿는 부분은 하얀색 천으로 동정을 단다. 동정이 더럽혀지면 새것으로 갈아서 입는다. 외출할 때는 두루마기를 입는 것이 예의였다. 멋을 내기 위해 머리에 조바위를 쓰고 저고리 위에 모피로 안을 댄 조끼를 입기도 한다. 발에는 버선을 신고 굽이 없는 고무신을 신는다.

어린 아이는 남녀 모두 색동저고리를 많이 입혔다. 아시아 전역에서 다섯 가지 색을 옷이나 장식에 많이 썼는데 주역에서 오방색은 우주를 상징하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첫돌 때는 색동 한복을 입혀서 돌잡이를 하며 축하해주는 풍습이 많이 남아 있다.

생활한복이라고도 하는 개량한복은 근래에 많이 보급되고 있다. 옷고름을 단추로 대체하고 대님을 없애고 통치마로 만들어 부피를 줄이는 등 편리성을 높였다. 소재도 손질이 까다로운 명주나 모시 대신 면과 합성섬유 등을 많이 사용한다.

새로운 유행, 한복 입기

최근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한복도 새로이 조명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고궁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왕과 왕비의 옷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던 것에서 시작해 점차 다양한 한복을 빌려주는 곳이 늘어났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하루 동안 한복을 입고 체험하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한옥이 모여 있는 한옥마을이나, 고궁,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한복과 갖가지 장신구를 대여하는 한복 전문점들이 늘어가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의 한복 구매율도 올라가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10월 21일을 ‘한복의 날’로 지정해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 지자체별로 한복에 관련된 축제를 기획하거나 유치원, 각급 학교, 대학동아리 등에서 한복 입기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한복을 입고 예절을 배우고 전통 놀이를 체험하며 한복에 익숙해지고 즐기는 것이 새로운 유행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한 예로 종로구청이 매년 열고 있는 한복축제에서 많은 시민들이 패션쇼와 퍼레이드 등에 참가해 한복문화를 즐기고 있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한복의 역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최정, 『한복을 입은 역사와 미디어』, 경춘사, 2017.
김용문, 『전통한복』, 경춘사, 2017.


『한복을 입은 역사와 미디어』에서는 과거의 복식유물과 한복 사이의 차이점 및 그 이유, 두 분야의 조화 방식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한복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전통한복』의 1장에서는 한국복식의 원류와 기본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어 2장에서는 한복의 변천을 다루고 있고 3장 이하에서는 각각의 한복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 한복의 구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주원 외, 『이론을 체계화한 한복 구성학』, 경춘사, 2013.
황의숙 외, 『아름다운 한복 구성』, 수학사, 2012.


『이론을 체계화한 한복 구성학』은 우리 민족이 고대로부터 착용해 온 고유한 옷인 '한복'에 관한 이론과 실제를 정리한 책이다. 한복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복의 구성과 바느질법, 한복의 제작 과정, 한복을 바르게 입는 방법과 관리 방법 등을 자세하게 다루었다.

『아름다운 한복 구성』은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방법을 접목시킨 한복 지침서이다. 오랜 기간 한복을 제작한 저자들의 경험과 실기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복제작 과정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최소화하였고, 한복을 예쁘게 만들 수 있는 디테일한 기술적 방법 등을 제시했다. 또한 실물을 제작하면서 각 단계별 제작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한복의 활용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신선미, 『신선미의 한복유희』, 한림출판사, 2017.
채금석, 『세계화를 위한 전통한복과 한스타일』, 지구문화사, 2012.


『신선미의 한복유희』는 한복과 여인을 주요 소재로 해학이 넘치는 작품을 그려온 작가 신선미의 작품 모음집이다. 저자는 화사하고 섬세한 여성 한복의 아름다움을 일상 속 실제 모습과 함께 보여주며 한복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해왔다.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모아 선별한 후, 작품 세계에 흐르는 일관된 주제와 소재의 변천 과정을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한 화집이다. 한복을 입은 인물들을 통해 방바닥에 엎드린 채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모습, 책을 읽다 잠든 모습, 세수를 하거나 걸레질을 하는 모습, 아이에게 예쁜 옷을 뽐내는 엄마의 모습처럼 우리네 일상, 그 솔직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들에서 한국의 규방문화를 엿보고, 재미와 웃음을 넘어 현대 문명의 소통 부재를 비틀어 보여주는 비판의식까지 엿볼 수 있다. 부록으로 작품의 배경이었던 한국의 전통 장신구와 전통악기, 문방사우와 전통가구 등 일부 전통 소품들을 확대해서 보여주며, 각각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세계화를 위한 전통한복과 한스타일』은 숙명여자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채금석 교수가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토대로 저고리의 깃, 섶, 길, 소매, 동정, 고름 등의 탄생 배경과 바지 치마의 세부구조의 변화과정을 객관성 있는 자료와 함께 제시한 책이다. 본문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까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사진자료를 활용하여 이해를 도왔다.

주석

  1. 김문자, 『한국복식문화의 원류』, 1994, 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