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용광로, 삼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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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용광로, 삼국시대

삼국의 등장

기원전 1세기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은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서 서로 경쟁을 벌였다. 이 시기부터 7세기 신라에 의해 통일되기까지를 삼국시대라고 한다. 6세기까지 한반도 남부에는 가야가 함께 경쟁하고 있었지만, 연맹체 단계에서 신라에게 정복당하였기 때문에 가야는 삼국에 포함되지 않는다.

연맹체란 고대국가가 출현하기 이전의 발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재 도시 정도 규모에 해당하는 성읍국가들이 느슨한 형태로 연결되어 형성된 정치체제를 말한다. 강력한 왕이 존재하여 중앙으로부터 모든 영역에 왕권이 행사되는 고대국가의 모습과는 달리 개별 성읍국가는 성읍의 권력자가 자치적인 정치력을 행사하였다. 동시에 전체 연맹을 대표하는 일에 대해서는 연맹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여 역량을 발휘하였다.

고구려백제, 그리고 신라는 연맹체 단계에서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가야는 연맹체 단계에서 그대로 멸망하고 말았다. 때문에 가야는 같은 시대에 활동하였지만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고 그대로 삼국시대로 지칭되고 있는 것이다.

연맹체에서 국가로

삼국시대 초기에는 한반도 남부에 수십 개의 성읍국가들이 지역별로 세 개의 연맹체를 이루고 있었다. 남서부의 마한과 남동부의 진한, 그리고 중남부의 변한이 그것으로, 이를 통칭하여 삼한(三韓)이라고 부른다. 고대 중국의 역사서에 기록되는 한반도 남부의 진(辰)은 바로 이 삼한을 지칭하는 것이다. 한편 한반도 북부와 만주일대에 걸친 지역에는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부여옥저, 동예를 위시하여 연맹체 단계의 고구려가 위치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기 4세기까지 각 지역의 성읍국가들과 연맹체들이 세력을 통합하는 경쟁을 거치면서 차츰 마한이 백제로, 진한이 신라로, 변한이 가야로 통합되어갔다. 그리고 북부의 여러 연맹체는 고구려를 중심으로 흡수되었다. 이로써 한반도는 고대국가 단계로 발전한 세 나라와 연맹체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야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이 무렵에 불교가 한반도에 전래되어 각 나라에서 사상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불교는 기존의 토착신앙과 종교를 대신해 왕권과 왕실의 권위를 설명하는 논리로 적극 활용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삼국시대 각 나라는 왕실이 앞장서 적극적으로 불교를 수용하고자 노력하였다. 그 결과 아래로 백성들에게까지 전파되어 삼국시대의 핵심적인 정신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었다.

삼국의 영토 확장 경쟁

4세기 후반, 5세기에 접어들어 삼국은 급격한 영토 확장의 시기를 맞이한다. 가장 먼저 백제가 마한의 전 지역을 정복한 뒤 계속해서 일본의 큐슈와 중국의 요서 및 진평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며 크게 번성하였다. 5세기 말에는 고구려가 북쪽으로 만주 전역을 장악하고, 남쪽으로는 백제가야, 신라를 한반도 남쪽으로 밀어 내며 최대의 영역을 구축하였다. 6세기 중엽에는 신라가 크게 성장해 가야를 정복한 뒤, 고구려가 차지했던 한강 유역과 강원도, 그리고 함경도 남부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였다.

국제전의 결과, 삼국통일

이에 6세기 후반부터 7세기 중반에 이르러 삼국간의 경쟁은 더욱 높은 긴장감을 조성하였다. 그간 이들의 영토 경쟁은 세 나라 가운데 강성해지는 나라가 출현했을 때, 나머지 두 나라가 힘을 합쳐 대항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6세기 중엽 이후 강성해진 신라에 대응해 고구려백제가 동맹을 맺고 북방의 돌궐과 바다 건너 일본까지 그 세력권에 끌어들이자 신라는 고립을 피하고자 과감하게 당나라와 연합하며 국제전의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당나라와 연합한 신라는 660년 백제를, 668년에는 고구려를 멸망시키며 드디어 삼국의 통일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어 676년에는 동맹 관계를 무시하고 한반도 전역을 장악하려는 당나라에 맞서 나당전쟁을 통해 승리를 거두면서 외세를 물리치고 진정한 민족의 통일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신라는 대동강과 원산만 이남에 해당하는 한반도의 2/3를 차지한 통일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삼국시대에 관한 사실은 각각 1145년과 1281년에 쓰인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부족연맹체 개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김정배, 『한국고대사입문 : 한국문화의 기원과 국가형성』, 신서원, 2010.
Li Liu; Xingcan Chen, 『중국 고대국가의 형성』, 학연문화사, 2006.
이종욱, 『한국의 초기국가』, 아르케, 1999.


『한국고대사 입문』은 한민족의 기원에서부터 초기단계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개설적인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있다. 따라서 깊이 있는 전문적인 내용 보다 쉽고 정리된 학계의 논의들을 습득하기에 적절한 문헌이다. 특히 단군과 고조선에서부터 부여와 삼한의 기원과 국가 형성을 다루고 있는 부분에선 이 시기에 대한 개념을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고대국가의 형성』은 중국 역사에서 출현한 초기 단계 국가의 형성과정과 그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역사에서 발생하는 중앙집권과정과 영역의 확장, 그리고 팽창의 내용들을 충실히 소개하고 있다. 국가의 출현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이해해야 할 개념은 바로 중앙집권화된 국가가 출현하기 전 단계의 국가 구조로 이것에 대해 저자는 초기국가로 설정한 뒤 그 이론적 모델과 적용, 초기국가의 정치와 경제적 환경 등을 제시하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중국의 초기국가란 대략 우리의 부족연맹체 단계 국가 구조라고 보아도 크게 무리는 없겠다.

『한국의 초기국가』는 부족연맹체 단계에 해당하는 초기국가의 개념과 그 성격과 관련한 다양한 논쟁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였다. 제1장에서는 초기국가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치체제와 그 성격을 이야기하며 부족연맹체 단계 국가를 소개하였다. 특히 진국, 즉 삼한에 대한 성격에 대해 진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우리가 이해해야 할 부족연맹체 단계에 대한 오류의 가능성과 여지를 경계하고 있다. 또 제2장부터 제5장까지 삼국으로 발전해 가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부족연맹체 단계에서의 구조와 실체를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고대 삼국시대에 대한 이해에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 고대국가의 개념과 형성 과정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김영하, 『한국고대사의 인식과 논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12.
한국고고학회, 『국가형성의 고고학적 접근』, 사회평론, 2008.
박대제, 『의식과 전쟁-고대국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책세상, 2003.


『한국고대사의 인식과 논리』는 이 시기 고대국가의 개념과 실체 및 세부적인 특징들을 망라해 매우 정밀하게 분석하고 정리하였다. 시작단계에서 ‘고대’의 개념에 대해 분석을 한 뒤 정치적인 측면에서 왕권의 변천 문제, 그 하부의 귀족과의 관계 문제 등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특히 제3편은 삼국시대 전반을 매우 거시적이면서도 세밀하게 조망하고 있다. 그 사회와 경제구조, 이념과 의식의 변모와 작용, 그리고 고대사회로 일컬어지는 삼국시대를 바라보는 기존 관점과 이해와 관련한 저자의 입장을 소개함으로써 삼국시대 전반에 대한 독자의 이해와 인식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국가형성의 고고학적 접근』은 백제와 신라가 고대국가로 발전해 가는 과정과 내용을 분석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특히 고고학적 접근을 부각하여 표방한 점은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당시의 역사상에 대하여 사료의 한계를 고고학적 근거로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에 도성 유적, 고분에서 출토되는 성과물, 토기와 위세품 등 다양한 고고학적 성과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면서, 끝내 고대국가 단계로 올라서게 되는 백제와 신라의 발전상을 규명하려고 하였다.

『의식과 전쟁』은 기존 고대국가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특히 제3장에서 의식과 의례가 고대국가 형성과정에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기존 인식과 비교해 참신한 의견으로 볼 수 있다. 또 제4장과 제5장에서 기존 학계가 고대국가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어 삼국시대에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한국의 철기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이종수, 『송화강 유역 초기철기문화와 부여의 문화기원』, 주류성, 2009.
최몽룡, 『한국 청동기·철기시대와 고대사회의 복원』, 주류성, 2008.


『송화강 유역 초기철기문화와 부여의 문화기원』은 중국 동북부에 위치한 부여의 철기문화를 분석하고 그 문화적 기원을 규명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부여는 고구려와 백제에 이르기까지 고대시기 여러 국가들의 계통적 원류로 다뤄지는 국가인만큼 부여의 철기문화의 성격과 정체성을 규명하는 것은 한국의 철기문화와 삼국시대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의 시원을 밝히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그 이해를 돕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청동기·철기시대와 고대사회의 복원』은 고대시기 한국의 국가 출현과 역사시대로의 진입에는 시베리아를 포함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입되는 문화 교류의 면면들이 크게 작용하였으며, 그 다원성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역사의 기원 문제에 있어 문화계통을 확인하고 그 다원성에 입각한 시야를 갖추는 것이 올바른 이해의 첫걸음이라고 보고 여기에 입각하여 한국의 철기문화와 국가의 형성 과정을 규명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