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선교사와 미션계 학교가 한국 근대교육에 미친 영향
목차
초기 선교사와 미션계 학교가 한국 근대교육에 미친 영향
간접 선교 방식으로 설립된 학교
한국은 오랜 기간 유교 경전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강화도조약(1876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서구의 문화와 접촉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전통교육은 서양학문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서양학문과의 접촉은 주로 선교사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초기 선교사들이 아시아에 진출한 목적은 궁극적으로 선교에 있었지만 조선정부가 이를 금지함에 따라 의료와 교육을 기반으로 기독교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교회를 세우는 곳에 미션계 학교를 대신 세우는 간접 선교방식을 택했다. 그들이 학교를 통해 펼친 교육은 한국이 전통교육에서 근대교육으로 전환하는 데 교량역할을 하였다. 한글의 대중화를 비롯해 근대사상의 확산, 신분제도 타파, 남녀평등, 민족의식 고취 등 현대식 교육의 보급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글을 통해 확산된 근대 사상
특히 성서의 한글번역은 한글이 한국 문자로 정착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초기 선교사들의 선교대상은 주로 서민층들이었고, 이들 서민층들은 양반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교육에서 소외되었던 계층이었다. 그런데 선교사들이 선교를 위해 성경을 한글로 번역해 읽고 쓰기를 가르치면서 한글은 여성을 포함한 서민계층으로 확산되었다. 한글이 대중화되고 한글 서적이 다량으로 출판 보급되면서 기독교의 평등사상과 인도주의적 정신 또한 널리 전파되었다. 이는 한국의 봉건적인 사상을 변화시키고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대표적인 미션계 학교로는 배재학당, 이화학당, 경신학교, 정신여학교 등이 있다. 1886년 감리교 선교사인 아펜젤러(Appenzeller)는 한국 최초의 선교학교(mission school)인 배재학당을 설립하였다. 이어서 이화학당(1886년), 경신학교(1886년), 정신여학교(1887년) 등 900여 선교학교들이 일제에 의한 한반도 강점 전인 1909년까지 설립되었다.
그 중 선교사 스크랜튼은 열악한 한국의 여성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1886년 200평 정도의 교사를 마련해 고아와 가난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했다. 이것이 지금의 이화여자대학교의 효시이다. 이렇게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미션계 여학교인 이화학당, 정신여학교, 영화학당 등은 당시 전통적인 교육에서 제외되었던 여성에 대한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한국 여성 교육 근대화에 기여했다.
민간 사학 설립으로 이어진 기독교계 교육
이외에도 한글의 보급과 미션계 학교를 통한 서양학문의 소개와 교육은 개화파 지식인들의 사상에도 큰 영향을 미쳐 근대적 주체 형성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 예로 기독교계의 학교설립에 자극을 받은 민간인 선각자들이 교육구국운동의 일환으로 사립학교들을 설립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근대교육의 보급과 확산을 교육구국운동의 중요한 영역으로 인식하고, 대한자강회, 교남학회 등 각종 학회를 조직하거나 지방자치를 표방하는 단체를 조직하여 근대교육의 보급·확산에 주력했다. 심지어 일부 지식인들은 국민교육론에 근거하여 의무교육을 주장하기도 하고, 사립학교·야학·강습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들이 설립한 학교들은 현재까지도 한국의 대표적인 민간사학으로 남아있다. 도산 안창호(安昌浩, 1878~1938)가 세운 대성학교(1907)와 남강 이승훈(李昇薰, 1864~1930)이 설립한 오산학교(1907)가 대표적이다. 또 양정의숙과 보성학교(1905), 1906년에 설립한 휘문의숙, 보성중학교, 중동학교 등이 있다.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미션계 학교의 한국 근대교육에 미친 영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션계 학교는 교육을 통한 근대교육의 확산은 물론 서양의 고등교육을 받은 사회 지도층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미션계 학교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조선인 강사들은 선교사들보다 학생들에게 서양의 교과를 가르치는 데에 더욱 효과적이었다. 배재학당에서 강의한 서재필(徐載弼, 1864~1951), 대성학교를 세운 안창호 등이 대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미션계 학교 출신 한국인들은 후학을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족주의 정신에 토대를 두고 인재 양성을 통한 교육구국을 위해 노력했다.
한국 사회의 근대화로 연결
이와 같이 초기 선교사들은 기독교 선교를 목적으로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성경을 번역, 출판하고, 미션계 학교를 설립했지만, 한국 근대교육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그들은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한글을 보급하고, 교육을 통해 여성교육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초기 선교사들의 노력과 함께 우리민족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수용 노력은 교육의 대중화와 한국 근대교육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 결과 오랜 기간 사회 엘리트 계층에 한정되었던 유교 경전 중심의 전통교육은 서민과 여성을 포함한 일반 국민 전체로 확산되었다.
더불어 이를 통해 한국에 도입된 근대사상과 서양사상이 확산됨에 따라 신분제 붕괴도 가속화되었다. 교육을 통해 대물림되던 지위를 뛰어넘는 지도자도 배출되었으며, 이런 성공 경험은 한국의 교육열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개화기 선교사들의 활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안종철, 『미국 선교사와 한미관계, 1931-1948 : 교육철수, 전시협력 그리고 미군정』,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10. |
• 김승태, 『한말·일제강점기 선교사 연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06. |
•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개화기 한국과 세계의 상호교류』, 국학자료원, 2004. |
『미국 선교사와 한미관계』는 선교사 가운데 미국 출신 선교사들의 활약상을 집중적으로 규명하고자 한 책이다. 시기적으로는 만주사변 이후부터의 활동을 범위로 하였는데, 이때는 일본의 식민정책이 민족말살 혹은 전쟁을 위한 병참의 성격으로 조선을 통치하고자 했던 상황이었으므로, 한민족의 위기에 대한 미국 출신 선교사들의 활동 내용과 그 면면들을 상세히 살피고자 하였다. 특히 미군정이 실시되고 난 이후 다시 돌아온 그들이 해방정국의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까지도 살피고 있어 근현대사 속의 선교사들의 활동 양상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한말·일제강점기 선교사 연구』는 개화기 선교사들의 유입과 활동, 그들이 조선사회에 미친 영향을 망라하여 상세하게 정리한 책이다. 특히 서양으로부터 유입되어 온 선교사를 통해 조선이 근대적 문물과 자극을 받게 되면서 오는 영향을 두려워한 일본이 그들을 어떻게 견제 및 회유하고자 했는지, 또 선교사들의 반응과 교육을 통해 조선에 미친 결과들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이었는지를 상세히 분석하였다. 당시 선교사들이 서양사회와 조선을 연결 짓는 일종의 메신져 역할을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개화기 한국과 세계의 상호교류』는 근대 일본과 서양의 제국주의 국가들과의 교류를 위해 문호를 열고 세계로 나섰던 한국의 교류 양상을 다각도로 접근하여 분석을 시도한 책이다. 우선적인 접촉과 교류의 대상은 일본과 중국이었지만, 당시 조선은 기독교를 매개로 서양과 직접적인 교류를 시도하면서 그 접촉의 양상은 더욱 다양해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주로 선교사들을 통해 기독교적 교리와 삶의 양식들을 수용하는가 하면, 반대로 서양인들은 자신들의 눈에 비친 조선과 조선인의 모습들을 기록으로 남겨 서양에 알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호교류를 통해 한국은 국제질서 속에 합류할 수 있었고, 전근대 시대로부터 근대사회로 진입할 수 있었다. 개화기 세계를 향한 한국인들의 관심과 교류를 위한 열망들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 근대적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학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최재건 외 공저, 『한국 근대의학의 기원, 연세』, 역사공간, 2016. |
• 부산근대역사관, 『근대의 기억 학교에 가다 : 2011 부산근대역사관 특별기획전』, 부산근대역사관, 2011. |
• 古川 昭, 『구한말 근대학교의 형성』, 경인문화사, 2006. |
『한국 근대의학의 기원, 연세』는 근대 대표적인 교육기관인 연희전문학교, 즉 지금의 연세대학교의 역사와 활동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연희전문학교는 단순한 근대 교육기관의 의미를 넘어 근대적 의학교로서 설립되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개화기 의학과 의료체계의 확립은 전근대 조선의 껍질을 벗고 국민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한 국민 보건과 의료가 가능해지기 위한 선결 조건이었다. 그리고 그 전문성과 첨단 기술의 필요조건은 근대국가를 지향하던 개화기 한국이 넘어야할 필수적인 한계였다. 그 한계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이 책은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제중원에서부터 출발해 연희·세브란스로 확장되는 내용들을 잘 서술하고 있다.
『근대의 기억 학교에 가다 : 2011 부산근대역사관 특별기획전』은 2011년 부산근대역사관에서 열린 사진전시회의 모습을 담은 도록이다. 사진도록인 만큼 개화기 당시의 근대적 교육기관으로서 학교와 학생들, 혹은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담고 있다. 특히나 당시 학교에서 진행되었던 다양한 행사의 종류와 내용, 면면들, 제국주의 일본이 강요했던 조선교육령의 변천에 따라 실제 학교에서의 교육 내용이 어떻게 변모해가는지, 학도지원병들이나 학교근로보국대의 모습들, 일반 학생들의 일상생활까지 당시 현실을 21세기 우리들에게 그대로 옮겨와 전해주고 있다. 근대 교육기관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실체와 모습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담아내는 것 역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사진전의 도록은 일반 대중들이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구한말 근대학교의 형성』은 개화기 설립되기 시작한 근대적 학교의 형성과정과 그 특징들을 종합해서 정리한 책이다. 근대적 교육개혁이 이뤄지기 시작한 갑오개혁에서부터 지방 소학교들이 설립되었고, 이후 사범학교로서 한성사범이 설립되는 과정, 그 교원조직의 양상 등을 소개하였다. 또 중등·고등 교육으로 확산되면서 한성고등학교, 외국어학교 등이 설립되는 과정도 살폈다. 특히 이 때 학교의 재정과 졸업생들의 진로 등 실질적인 문제까지도 접근하여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한제국시기에는 농상공학교의 설립이 두드러지는데, 이 역시 구성은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일본인 저자의 시각으로 식민지 조선의 근대적 교육기관의 설립 과정을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근대 교육의 체제와 내용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 김대식, 『한국 교육의 역사적 전개』, 학지사, 2017. |
• 이건상 외 공저, 『일본의 근대화와 조선의 근대 : 서구 근대사상의 수용과 근대교육의 성립을 중심으로』, 모시는사람들, 2013. |
• 한용진, 『근대 한국 고등교육 연구』,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
『한국 교육의 역사적 전개』는 전통적 교육제도에서 근대적 교육체제로 변모해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변화 양상과 그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주로 제7장에서 근대 교육의 태동과 성장을 다루면서 근대교육의 주도세력을 선교사와 정부, 그리고 조선의 민간인으로 나눠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교육이 탄압 받으면서 그것이 조선인의 교육에 미친 영향 등을 함께 분석해 봄으로써 한국의 근대적 교육의 형성과 전개 내용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한국의 근대교육기관과 관련한 개설적 지식과 정보를 얻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일본의 근대화와 조선의 근대』는 근대적 교육제도와 체제의 수립과정을 두고 조선과 일본의 사례를 비교 검토함으로써 그 내용을 분석하고자 한 책이다. 근대적 교육 체제가 모두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것이라는 측면에서 조선과 일본이 전통적인 교육체계를 어떻게 개편해 가는지에 큰 주안점을 두고 서술하였다. 특히 그 수용과 안착의 과정에서 조선과 일본의 차이점이 무엇인지에 주목하면서 그 차이가 결국 양국의 근대화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었음을 간접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근대 한국 고등교육 연구』는 근대 개화기 한국에 뿌리내린 근대교육 제도와 체제를 포함하여 교육기관을 망라한 종합적인 연구 성과를 담고 있다. 저자는 근대시기 한국의 고등교육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면서 성균관에 대한 개혁을 그 출발점으로 보았다. 이후 등장한 근대 교육기관인 동문학과 육영공원의 설립과 운영 등을 소개하고, 기독교계열의 학교와 교육기관들이 집중적으로 세워진 과정과 대한제국기 관립학교들의 설립, 사관양성 교육의 등장, 사범교육과 의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근대 교육기관에 관련한 종합적인 사실들을 꼼꼼하게 나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