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과 함께 해온 민간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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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과 함께 해온 민간신앙

민간신앙은 종교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민간에서 전승되는 여러 가지 신앙을 말한다. 종교적 신념인 신화(柛話), 실생활에서 행해지던 주술과 의례, 세시풍속과 통과의례(通過儀禮)처럼 시간에 따라 반복되는 것도 있고, 장제(葬祭)나 조상숭배(祖上崇拜), 동제(洞祭)와 같이 혈연이나 지연으로 행해지는 민간신앙도 있다.

민간신앙 중 가정신앙은 집이나 가족의 안녕을 빌기 위해 가장이나 주부 등 가족 구성원이 여러 가신(家神)을 섬기는 것이고, 동제와 같은 지역 공동체의 민간신앙은 마을 수호 차원에서 공동의 마을신을 섬기는 것이다.

집과 불을 지키는 가정신앙

한국의 가정은 자기들만의 신앙을 지니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집터를 지켜주는 지신인 터주와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을 섬겼다. 집안의 액운을 막아주고 재복을 주며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비는 마음의 표시이다.

터주는 주로 집의 뒤뜰에 모셨는데 이 신에게는 가을 농사가 끝나면 붉은 팥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고사를 지냈다.

전통적으로 집안에서 난방과 취사에 쓰이는 아궁이를 관리하는 것은 여성의 의무였다. 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불을 의미하는 조왕신을 섬기는 신앙이 있었다. 조왕신은 부엌에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부엌에서의 청결과 정숙이 요구되었다. 가정의 주부들은 날마다 새벽에 깨끗한 물을 떠다 부뚜막에 올려놓고 소원을 빌기도 했다.

집 전체를 보호하며 가장을 지키는 신을 성주신이라고 한다. 성주신은 집 안의 중심인 대청 중심에 놓인 뒤주나 대들보 위에 작은 쌀 항아리를 놓아 모시기도 했다.

이밖에도 자손을 돌본다는 삼신, 재물을 관장하는 등이 있어 이 신들에게 가족과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고 빌었다.

지역 공동체를 위한 신앙

마을 신앙은 지역 공동체의 신앙이다. 지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이 같은 지역에서 상호부조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기원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동제이다. 동제는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제사로 온 마을사람들을 질병과 재앙으로부터 지켜주고, 농사가 잘되거나 고기가 잘 잡히게 해 달라고 비는 것이다. 산신제, 서낭제, 당산제, 용왕제[1] 등 지역과 마을의 위치에 따라 행하는 종류가 다르다.

동제는 정월 초나 대보름 무렵에 마을에서 제관을 선출하여 제관이 지낸다. 동제를 지낼 때에는 마을 사람 모두가 부정한 일을 하지 않으며 금기를 지킨다. 동제를 지내는 장소에는 황토를 뿌리고 금줄을 쳐 잡인의 출입을 금한다.

현대 사회에서 동제의 신앙적 측면은 약화되어 가고 있지만,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단합하는 마을 축제로서의 측면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지역에서 축제로 치러지는 민속 행사들이 이전에는 지역 공동체의 민간 신앙이었다.

전국의 수많은 마을 신앙 중 천년의 역사를 가진 강릉단오제와, 제주 칠머리당영등굿은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2].

국가차원의 민간신앙

한국의 대표적인 국가 차원의 민간신앙은 단군신화에서 비롯된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단군을 낳은 환웅은 하늘을 상징하는 환인의 아들로 되어 있다. 단군은 아버지로부터 초인적인 능력을 이어받아 비·바람·구름을 마음대로 거느렸으며, 죽어서 아사달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신화에 근거하여 단군을 모시는 대종교가 탄생했다. 무속에서는 단군을 신으로 모시는 경우가 많다.

기우제도 국가신앙의 하나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는 기우제에 관한 기록이 1,000회도 넘게 등장한다. 가뭄이 심해지면 왕은 자신의 부덕으로 비가 오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러면서 왕은 목욕재계하고 직접 제단에 나아가 비가 오게 해달라고 하늘에 빌었다. 관리들 역시 왕의 명령을 받고 효험이 있다는 산천을 찾아가 기우제를 지냈다.

조선에는 왕실 주도의 행사 중 산신제도 있었다. 산신제는 서울의 북악산, 개성 송악산, 파주 감악산, 경기도 삼각산 등 도성 주변의 큰 산에서 치뤄졌다. 전국의 주요 산들에서도 지방의 관리와 고을 주민들이 산신제를 거행했다.

한국의 민간신앙은 20세기에 들어 근대화를 위한 미신타파 정책에 밀려 위축되었지만, [3] 근년에는 다시 전통문화와 민속의 이름으로 회복되는 추세이다. 종교라기보다는 민속행사와 놀이로 각 지역의 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시행한다. 동지 팥죽, 장승, 솟대가 문화적 상징으로 다시 성행하고, 신비한 힘으로 불행이나 재해를 막아 준다는 부적도 재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관련항목

참고문헌

  • 한국의 민간신앙에 대해 알고 싶다면...
최준식, 『한국의 풍속 민간신앙』,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5.
한국어읽기연구회, 『한국의 전통 민간신앙』, 학이시습, 2013.
한국민속학회, 『민간신앙 1』, 민속원, 2008.


무교와 더불어 한국 민간 신앙의 대종을 이루는 다른 신앙에는 제사로 대표되는 가정 신앙과 동제로 대표되는 마을 신앙이 있다. 『한국의 풍속 민간신앙』에서는 무교와 가정 신앙, 마을 신앙을 살펴보며 설명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민간 신앙들이 현재에 어떻게 변형되어 있는지 함께 다루고 있다.

한국에는 교회와 성당, 절이 많다. 이처럼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잘 어우러져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나라이다. 이러한 종교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민간 신앙이 있었다. 지금은 종교적인 면은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미신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한국의 전통 민간신앙』은 여전히 한국인의 삶 속에 전해지는 풍습인 민간신앙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민간신앙 1』은 『한국민속학』에 실린 논문들을 각 장르에 맞춰 출간한 것으로 총 158편의 논문이 수록되었다. 21호(1988년)부터 40호(2004년)까지 실린 논문들과 '한국민속학보' 3호(1994년)부터 11호(2000년 폐간)까지 발표된 논문들 중 편집위원회가 주제별로 구분하여 엮었다.


  • 가정신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김명자, 『한국의 가정신앙(상)』, 민속원, 2005.
김명자, 『한국의 가정신앙(하)』, 민속원, 2005.
서해숙, 『호남의 가정신앙』, 민속원, 2012.
강화문화원 가정신앙 조사단, 『강화의 가정신앙 1』, 민속원, 2010.
강화문화원 가정신앙 조사단, 『강화의 가정신앙 2』, 민속원, 2010.


『한국의 가정신앙』은 가정신앙을 주제로 한 논총집이다. 가정신앙 연구사, 가정신앙의 역사와 전통, 가정신앙과 무속, 주변 민족의 가정신앙, 그리고 각 지역 가정신앙의 형태 등을 다양하게 다룬 총 28편의 논문을 두 권으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가정신앙 연구의 중요한 주제들을 다양하고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호남의 가정신앙』은 할머니에서 어머니, 어머니에서 며느리에게로 계승되어온 신앙인 가정신앙에 대해 정리한 책이다.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저자가 조사한 가정신앙에 대한 내용을 모아 엮은 것으로 가정신앙의 의미와 변화, 각 행정 시군별로 조사한 내용 등을 정리하였다.

『강화의 가정신앙』은 강화문화원 가정신앙 조사단 연구이다. 민속의 보고인 강화도의 무속신앙과 가정신앙을 소개한다. 강화군 서북부 4개면인 교동면, 하점면, 양서면, 내가면의 가정신앙을 조사한 자료를 총 정리하였다. 다양한 사진자료와 개별 사례를 통해 강화군 가정신앙의 실상을 알 수 있게 하였다.


  • 마을신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박호원, 『한국 마을신앙의 탄생』, 민속원, 2013.
김종대, 『한반도 중부지방의 민간신앙』, 민속원, 2004.
장주근, 『한국의 향토신앙』, 을유문화사, 1998.
강성복, 『마을신앙과 생활문화사로 엮는 충청민속문화론』, 민속원, 2005.


『한국 마을신앙의 탄생』은 한국 마을신앙의 형성과 전승에 대한 신앙사적 이해를 돕는 책이다. 이 책은 한국 마을신앙의 역사적 전개 과정에 관심을 두되, 이를 주도해 온 국가와 민간의 대응 과정에서 천신, 산신, 성황신 등이 시대에 따라 그에 상응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면서 마을 신앙의 주요 신으로 전승되어 온 양상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관련 문헌자료와 당시의 정치ㆍ사상ㆍ사회적 동향과 관련을 지으면서 한국 마을신앙의 형성과 전승, 즉 한국 마을신앙의 탄생에 대하여 살펴본다.

『한반도 중부지방의 민간신앙』은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민간신앙의 양상을 분석한 책이다. 경기도의 마을신앙과 가신신앙, 한강을 둘러싼 민속신앙, 충청남도의 어촌신앙 등을 다루고 있다. 마을신앙의 전승과 의미를 여러 지방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며 우리의 문화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

『한국의 향토신앙』은 동해안의 해랑당, 서울의 동제당, 영남의 골맥이 동제당, 장승과 솟대, 제주도의 본향당, 조상단지와 조왕 중발, 배서낭과 도깨비, 동해안의 별신굿, 제주도 심방의 3명두, 단골과 광대 등 향토신앙 연구글 15편을 수록한 전문서이다.

『마을신앙과 생활문화사로 엮는 충청민속문화론』은 저자가 직접 전승현장을 다니면서 얻은 자료를 기초로 충청지역의 마을신앙과 생활문화사의 일면을 살펴보고 있다. 제1부에서는 조선 후기 촌락조직과 마을신앙을, 제2부에서는 충청지역의 민속문화를, 제3부에서는 동제의 전승현장과 그 갈래를 탐구하였다.


  • 국가적 차원의 민간신앙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채미하, 『신라 국가제사와 왕권』, 혜안, 2008.
한형주 외, 『조선의 국가제사』, 한국학중앙연구원, 2009.


『신라 국가제사와 왕권』에서는 신라의 국가제사 또는 왕실제사에 대해 종합적으로 서술한 『삼국사기』 제사지 신라조를 분석하여 그 구성과 작성에서 저본이 되었던 자료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또한 신라 종묘제의 실체와 그 변동을 정치사적 관점으로 고찰하였고 3성 집단의 연맹을 토대로 전개된 신라 상고기의 혁거세왕이 시조묘의 시조로 모셔질 수 있었던 정치적 이유를 소개한다.

국왕을 주재자로 하는 제사 의례는 만백성의 위에 있는 국왕의 권위를 내세울 수 있는 행사 의식을 동반하고 있는 점, 그리고 제단의 설립 등을 통해 지방 군현에까지 통치 철학을 상징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중요한 의례로 간주되었다. 『조선의 국가 제사』는 국가 제사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크고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제천례, 종묘·사직 제례 등 대사에 한정하여 조선시대 국가 제례의 내용과 성격을 해명하고자 하였다.

주석

  1. 김도현, 「동해안지역의 민간신앙 전통과 이사부」, 『이사부와 동해』 제11호, 한국이사부학회, 2016, 5-59쪽.
  2. 문화재청 인류무형문화유산
  3. 정구영, 『새마을운동이 민간신앙에 미친 영향』, 목원대학교 신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3.